앨버타주, 19일 분리독립 투표 추진 여부 결정할 주민투표 실시

카니 총리, 미국 겨냥 "국경 밖 세력, 우리 분열시켜 차지하려 해"

 
 
 

15일 캘거리서 연설하는 카니 캐나다 총리   [로이터=연합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석유 자원이 풍부한 캐나다 앨버타주의 분리독립 시도에 마크 카니 총리가 미국의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국가적 단결을 촉구했다.

 

카니 총리는 15일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열린 집회에서 오는 19일 예정된 앨버타주 주민투표가 "최악의 시기에 열린다"며 "국경 밖 일부 세력이 우리를 분열시켜 자신들이 차지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P, AFP 통신이 전했다.

 

캐나다의 주요 석유 생산지인 앨버타주는 19일 캐나다의 주로 남을지, 아니면 분리독립 여부를 묻는 구속력 있는 주민투표를 추진할지 선택하는 주민투표에 나선다. 13∼17일 사전투표도 치러진다.

 

앨버타 주민들 사이엔 연방정부가 추진해 온 탄소세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 등이 앨버타의 핵심 주력 산업을 사장시키고 지역 경제를 위협한다는 분노가 팽배하다. 연방정부가 주정부의 고유 권한인 자원 개발, 이민, 사법 및 복지 정책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불만도 분리독립 움직임에 일조했다.

 

카니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앨버타주 분리독립 움직임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은 캐나다에서 집중 조명을 받아 왔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앨버타주를 미국의 "자연스러운 파트너"라고 불렀고,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주요 단체인 '앨버타 번영 프로젝트' 지도부는 미국을 방문해 국무부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회의하기도 했다.

 

캐나다의 한 매체는 이달 초 '앨버타 번영 프로젝트'를 이끄는 미치 실베스트르와 그의 측근, 미국 공화당 관계자들 간 접촉을 상세히 보도하기도 했다.

 
 

13일 사전 투표하는 앨버타 주민들   [로이터=연합 자료사진]

 

이날 외세의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은 카니 총리는 "미국을 포함한 외국 정부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분명하다"며 "우리는 그들의 선거에 개입하지 않고 그들도 우리의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리가 미국의 선거 개입 의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양국 간 관계가 급격히 악화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고 반복적으로 위협해 캐나다의 반발을 샀다. 양국 간 갈등은 무역 분야로도 번졌다. 미국은 지난 8월 약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했고, 캐나다 역시 같은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 이후 캐나다산 일부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추가 조치로 맞섰다.

 

이처럼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한 상황에서 카니 총리는 앨버타주의 분리독립 움직임이 미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앨버타주가 캐나다에서 이탈할 경우 국가적 결속이 약화하고 결과적으로 미국의 영향력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카니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거듭 "이는 포커 게임이 아니다. 캐나다에 반대하는 투표는 수년간 깊은 불확실성과 기회 상실로 이어질 위험한 허세"라며 주민들에게 "캐나다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생각으로 투표하라. 실제로 캐나다의 운명이 달려있기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송진원 기자 >

매하기

지난해 10월 백악관서 만난 카니와 트럼프 [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