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해' 주장 근거 사라진다IHO, 명칭 대신 번호표기 합의

총회서 단독표기 해도집 바꾸기로기존 해도집 출판물로만 공개

일 매체 "'일본해' 표기지침 이어져" 억지 주장외교부 "왜곡 보도


아르헨티나 매체 위켄드가 '일본해'(왼쪽) 표기를 '대한해협'으로 바꾼 사진으로 지난해 1212일 촬영됐다.


세계 각국이 바다의 이름을 표기할 때 기준으로 삼는 국제수로기구(IHO)의 표준 해도(海圖) 집에 동해나 일본해와 같은 명칭 대신 번호로 표기하는 새로운 방식이 도입된다.

이에 따라 표준 해도집을 근거로 '일본해' 단독 표기를 주장했던 일본의 논리도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국제수로기구(IHO) 회원국들은 16일 화상으로 개최된 'S-23의 미래에 대한 비공식 협의 결과 보고' 관련 총회 토의에서 해도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의 개정판인 'S-130'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개정판의 핵심은 바다를 명칭 대신 고유 식별번호로 표기한다는 것이다.

1929년 초판이 나온 'S-23'은 동해를 '일본해'라고 표기했으며, 일본은 그간 이를 근거로 동해의 명칭이 '일본해'라는 주장을 고수해 왔다.

이에 한국 정부는 1997년부터 '동해' 병기를 주장해 왔으나 제대로 반영되지 않다가 20174월 열린 IHO 총회를 계기로 북한, 일본과 이와 관련한 비공식 협의를 시작했다.

그동안에는 남북한과 일본간 이견만 확인했을 뿐이었지만, IHO가 지명 대신 번호로 바다 명칭을 표기하는 방식을 제안하면서 절충점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IHO는 기존의 'S-23'은 출판물로만 공개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IHO 사무총장 보고서상 제안에서도 S-23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역사적 변천을 보여주기 위해 기존에 나온 출판물로서만 공개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앞으로 S-23은 추가로 제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S-130 표준의 상용화 가능 시점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언제 개발이 완료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새로운 표준을 개발하는 동안에도 S-23은 우리 입장으로선 유효한 표준이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일본 측은 이번 총회에서 "사무총장의 제안을 지지한다"고 말하고 사전 제출한 의견서 외에 추가 의견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직접 발언을 하지는 않았으나 비공식 협의 당시 사무총장 보고서 내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총회 결과 바탕으로 전 세계 대상으로 한 동해표기 확산을 더욱 가속화하고 전자해도 표준 역량 강화에도 적극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02년의 경우 전 세계 지도의 동해 병기는 2.8% 수준이었으나 올해 기준으로는 41%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HO는 이번 총회 결과를 회원국에 서면으로 회람한 뒤 121일께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일본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이번 IHO 총회에서 '일본해' 표기를 단독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지침을 이어가는 방안이 승인될 전망이라며 아날로그 방식의 표기인 S-23에 무게를 두고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 외무성 간부가 "일본으로서는 쟁취해야 할 부분을 확실하게 쟁취하는 것이 가능했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일본해' 정당성 호소 성공'이라는 제목으로 분석 기사를 싣기도 했다.

요미우리는 '동해''일본해' 대신 숫자로 해역을 표시하는 디지털판 해도 작성 방침도 이번에 함께 결정될 것이라고 소개하기는 했으나 "사무총장이 한국의 주장을 일정하게 배려했기 때문"이라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견해를 소개하는 등 디지털 해도를 평가절하하는 분위기가 엿보였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측의 '일본해 호칭이 유지된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른 왜곡 보도"라고 반박했다.


18일까지 국제수로기구 총회새로운 바다 지명 표기 방식 도입

 

세계 각국이 바다의 이름을 표기할 때 기준으로 삼는 국제수로기구(IHO)의 표준 해도(海圖) 집에서 '일본해' 대신 새로운 표기 방식을 도입할지가 16일 결정된다.

해양수산부는 1618일 화상으로 개최되는 제2차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 '일본해' 표기를 쓰고 있는 해도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의 개정판인 'S-130'을 제작·발간할지 여부가 결정된다고 15일 밝혔다.

1929년 초판이 나온 S-23은 동해를 '일본해'라고 표기했다. 일본은 그간 이를 근거로 한국 동해의 명칭이 '일본해'라는 주장을 고수해 왔다.

이에 대해 한국정부는 1997년부터 '동해' 병기를 주장해 왔으나 제대로 반영되지 않다가 20174월 열린 IHO 1차 총회를 계기로 북한, 일본과 비공식 협의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남·북한과 일본이 지난해까지도 합의에 이르지 못함에 따라 IHO 사무총장이 지명 대신 '고유부호'로 바다를 표기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 방식이 반영된 새 표준이 'S-130'이다. 회원국들은 이번 총회에서 'S-130'을 도입하는 안에 관해 결정할 예정이다.

해수부 등에 따르면 S-130 도입에 대한 회원국들의 반응이 대체로 긍정적이어서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관한 결정은 한국시간으로 16일 오후 9시께 시작돼 다음 날 오전에 나올 전망이다.

러시아 아에로플로트 항공의 운항정보 서비스 에 '일본해' 표기가 되어 있는 모습으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지난해 122일 제공한 사진이다. 당시 서 교수는 각국 항공기를 대상으로 네티즌과 함께 '동해'(East Sea) 찾기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회에서는 국제수로기구 안에 온라인 교육기관인 '이러닝(e-러닝) 센터'를 구축하고 기구 내부의 기술결의를 개정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다음 회기를 이끌어갈 이사회 구성도 이뤄진다. 한국은 국적선 총톤수로 상위 10개 국가 중 6위여서 1(20172019)에 이어 2(20202022)에도 이사국 진출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총회는 당초 4월에 모나코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비대면으로 변경되고 일정이 늦춰졌다.

총회에는 전 세계 90여개 회원국이 참여한다. 한국에서는 해수부, 외교부, 한국수로학회, 동해연구회 등 26명의 전문가가 대표단으로 참가한다.

우동식 해수부 국제협력정책관은 "이번 IHO 총회에서 우리 관심 의제가 통과되도록 적극적인 대응과 노력을 다 하겠다""이사국 진출, 이러닝 센터 설립 참여 등으로 국제사회 발전에도 기여하는 해양 선진국으로서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