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정 2"주한미군 주둔 미 국익 부합'상호수용' 분담금 다년 협정 체결"

'동맹복원' 바이든 정책과 상승작용 · 동맹균열 우려 불식 토대 마련 평가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AFP=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18일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자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 2건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내년 1월 취임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동맹 복원을 강조하는 가운데 미 의회가 초당적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는 점에서 한미동맹 균열 우려를 불식할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결의안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의 조속한 체결을 거론하면서 '상호 수용할 수 있는 다년간 협정'을 강조, 미국의 새 행정부 초반에 SMA'합리적인' 타결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 의회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한미동맹과 관련한 결의안 2건을 구두 표결로 통과시켰다.

이들 결의안은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한국계 미국인의 공헌을 평가하는 안,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인 올해 한미동맹이 상호 이익이 되는 글로벌 파트너 관계를 형성한 것을 강조하는 안이다.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한국계 미국인의 공헌 평가' 결의안은 톰 수오지(민주·뉴욕) 의원이 제출했다. '한미동맹이 상호 이익이 되는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전환한 것을 인정'하는 결의안은 아미 베라(민주·캘리포니아) 외교위 아태소위원장과 테드 요호(공화·플로리다) 의원이 공동 제출했다.

수오지 의원의 결의안은 한국을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인권, 법치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으로 규정했다.

결의안에선 "미국 하원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기 위해 한미동맹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평가한다"는 문구가 강조됐다.

또 한미동맹이 이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만큼 한국과의 외교·경제·안보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진통을 겪고 있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에 대해선 "상호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다년 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라 의원과 요호 의원의 결의안은 북한의 반복되는 위협에 맞서 한미동맹은 아시아와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들은 한미동맹은 한국전쟁 발발 이후 70년 동안 안보 관계에서 포괄적인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전환했다며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위대한 성공 사례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으며 동북아에서 미국 외교정책의 핵심축(linchpin·린치핀)"이라고 했다.

또한 양국 관계는 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인권과 법치라는 공동의 가치를 통해 지역과 세계 번영에 기여했고, 주한미군 주둔을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한미동맹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과 반복적인 도발로부터 안보를 제공하는 것이 포함된다는 내용도 담겼다.

양국이 진행 중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우선시하고 상호 합의 가능한 조건에 도달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인도·태평양에서 한미 간의 긴밀한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한편 코로나19 사태에서 한미가 협력한 것처럼 앞으로도 양국이 의학과 과학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문구도 들어갔다.

베라 의원은 결의안 통과 직후 성명을 내고 "한국전쟁 발발 70년이 지났지만 한미동맹은 지역 내 급격한 지정학적 변화와 위협 증가에도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한 우리 파트너십은 동북아 지역안보와 번영의 초석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 코로나19로 특히 어려움을 겪는 미국에 적지 않은 마스크를 기증한 사실을 예시하면서 "친밀한 우정의 전형"이라며 "향후 70년도 두 위대한 나라와 국민 사이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상원도 지난 1월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바 있다.

 

'트럼프 맞짱'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2년 더'80대 최고령 지도부

78세 바이든 더해 민주 서열 1380세 이상세대교체론 거셀듯

 

재선출된 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하원의장.

 

펠로시(80·캘리포니아) 미국 민주당 하원의장이 18일 재선출, 하원의 일인자로 앞으로 2년간 다시 의사봉을 잡게 됐다.

지난 2년간 하원 여소야대 국면에서 거야(巨野)의 수장으로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강력한 대여투쟁을 이끌었다면 이제 바이든 시대 집권여당의 지도자로서 하원을 이끌며 정부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민주당은 이날 화상 방식으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구두투표를 통해 펠로시 하원의장을 향후 2년간 하원을 이끌 의장으로 다시 뽑았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다음으로 하원 민주당 서열 2, 3위인 스테니 호이어(81·메릴랜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제임스 클라이번(80·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 원내총무도 나란히 재신임을 받았다.

흑인 인사인 클라이번 원내총무는 지난 2월말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바이든 당선인을 전폭 지원, 그의 기사회생의 일등공신이 되기도 했다.

재선출된 스테니 호이어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운데)

펠로시 의장의 선출은 내년 13일 하원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특히 펠로시 의장은 이번 임기가 하원의장으로는 마지막이 될 것임을 내비쳤다고 미언론이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앞으로 2년이 의장으로서는 마지막이 될 것인가'라는 기자 질문에 "조 바이든과 몹시 일하고 싶으며 전환기에서 미래로 향해 나아가는 길을 준비하고 싶다. 따라서 내가 가진 지렛대를 약화하고 싶지 않다"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나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2년 전 하원의장에 재도전했을 당시 세대 교체론으로 당내 기류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4년만 하겠다는 '임기 제한' 카드로 내부 반란을 잠재우고 본회의 찬성 정족수를 확보했다.

펠로시 의장의 이번 재선출은 대안부재론과 집권 초기 강력한 여당론 등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앞날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위치를 가까스로 지키긴 했지만, 예상과 달리 '블루 웨이브'(민주당 물결) 창출에 실패하면서 하원에서 '거야' 공화당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AP통신, 폭스뉴스 등은 민주당이 이번에 222213석 정도로 우위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20년 만에 가장 근소한 차이라고 보도했다.

선거 결과를 놓고 당내 진보 진영과 중도 진영이 책임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당을 진두지휘해온 펠로시 의장 역시 그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태이다.

여기에 지난 하원의장 선출 당시 당내에서 그를 반대했던 15명의 의원 중 아직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1명을 제외하고 10명이 생환하면서 펠로시 의장으로선 반란표 차단에 부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15명 이상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이는 초선 그룹이 일사불란하게 그를 지지할지도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이번에 재신임받은 지도부는 역대 최고령이라 새로운 리더십을 바라는 세대교체론도 더욱 거세게 불 전망이다.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된 78세의 바이든 대통령에 더해 의회의 '간판'들도 80세 안팎으로 채워지게 되면서다.

펠로시 의장은 높은 인지도와 전투력 면에서 정평이 난 백전노장이지만, '노욕 논란'을 비롯해 장기재임으로 인한 부작용도 심심치 않게 제기되면서 새 얼굴에 대한 갈증이 내부에서도 적지 않았다.

펠로시 의장과 호이어 원내대표는 2003년부터, 클라이번 원내총무는 2007년부터 각각 당내 서열 13위 자리를 지켜왔다고 폭스뉴스는 지적했다.

펠로시 의장이 약속을 지킬 경우 2년 뒤 그의 뒤를 이을 후보로는 트럼프 저격수를 자임한 50세의 흑인 인사인 하킴 제프리스(뉴욕)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고 AP통신이 밝혔다. 그가 만일 의장으로 선출된다면 미 의회 역사상 첫 흑인 하원의장이 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펠로시 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재선출을 축하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과 경제 재건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바이든 당선인측이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역시 여소야대 국면이었던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71201114년간 야당 소속으로 유리천장을 깨고 첫 여성 하원의장을 지내는 등 그동안 총 6년간 하원의장을 맡았다.

정치인 집안인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내다 198747세 나이로 하원의원에 당선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 추진을 주도했고, 올해 2월초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 때 연설문을 찢어버린 일화도 유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미친 낸시'라고 부르며 맹공해왔다.

하원의장은 미국내 권력서열 3위인 자리이다. 대통령직 승계법에 따라 대통령 유고시 부대통령 다음으로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