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 직접 영향

구체적 내용보다 업계·전문가 의견 성격 강해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 항공기들이 서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안에서도 대표적 항공사인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의 통합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영 상황이 어려운데다, 한국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합쳐질 경우 일본 항공사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경제주간지 <니혼게이자이 비즈니스>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세계 항공산업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며 일본에서도 전일본공수와 일본항공의 통합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항공업계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 정부의 성장전략회의 전문가 위원으로 활동 중인 다케나카 헤이조 게이오대 명예교수도 최근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항공업계의 대담한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일본의 양대 항공사가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두 항공사의 통합 문제는 정부와 정치권 등에서 공식적으로 언급된다기보다는, 업계나 전문가들의 의견 성격이 강하다.

일본 항공업계의 이런 분위기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추진으로 인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항공사가 하나로 합쳐지면 운항 규모를 나타내는 여객킬로미터(여객수와 수송거리를 곱한 수치)에서 일본 두 항공사를 넘어서는 세계 15위 업체가 된다고 일본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또 코로나19로 경영이 악화된데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가 재확산되는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재택근무나 온라인 회의 확대 등으로 미래 항공 수요가 코로나 이전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항공업계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두 항공사의 통합은 2009년 일본항공이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을 때도 추진됐다. 당시 일본 민주당 정부는 국제선을 통합하고, 국내선은 양대 체제를 유지하는 안을 내놨다. 하지만 두 항공사가 통합 논의에 부정적이었고, 국토교통성도 반대해 실제 통합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김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