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주자 토론회에 앞서 국민의례 모습. 왼쪽부터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주),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론 폴 하원의원(텍사스주).


롬니 주춤, 깅리치 부상‥양강 구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대세론의 주인공이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깅그리치가 오는 31일 플로리다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2연승을 거둔다면 경선전은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든다. 
지난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40.4%의 득표율로 27.9%를 얻는 데 그친 롬니를 크게 물리친 깅리치는 다음 프라이머리가 열리는 플로리다에서도 돌풍을 이어갈 태세다. AFP통신은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이 투표 의사가 있는 플로리다 공화당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깅리치가 41%의 지지율로 롬니를 9%포인트 앞섰다고 24일 보도했다.
 
롬니 진영은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발표됐던 지난 3일 아이오와 첫 경선 결과가 지난 13일 번복된 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또다시 큰 ‘펀치’를 맞고 휘청거리고 있다. 아이오와에서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을 8표 차이로 이긴 줄 알았던 롬니는 재검표에서 34표 차이로 2위로 밀려나, 세 번의 대결에서 1위를 차지한 곳은 뉴햄프셔 한 곳만 남게 됐다.
이에 반해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연속 4위에 그친 깅리치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하면서 1위 다툼에서는 롬니와 1대1로 무승부를 기록하고 있다. 남부인 사우스캐롤라이나가 보수 성향이 강하다고는 하나 깅리치가 큰 차이로 승리한 것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조기 탈락 위기에까지 몰렸던 깅리치의 부활은 플로리다 경선을 또 하나의 중요한 고비로 만들고 있다. 플로리다는 앞선 세 곳보다 많은 50명의 대의원 자리가 걸려있고, 득표율대로 대의원을 나누지 않고 ‘승자 독식’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더욱 중요하다.
 
이런 분위기를 탄 플로리다 경선전은 인신 공격과 과열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경선 승리를 자신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공격을 집중하던 롬니가 총구를 깅리치한테로 돌린 게 가장 큰 변화다. 롬니는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23일 열린 NBC방송 주최 토론회에서 “1994년에 하원의장으로 우리 당을 이끌 기회를 부여받았으나 4년 뒤 불명예스럽게 사임했다”며 면전에서 깅리치를 비난했다. 그는 또 깅리치가 컨설팅 업체를 이끌며 주택시장 거품의 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난을 받는 연방주택담보대출공사(프레디맥)한테서 170만달러(약 19억원)를 받았다며 이를 뱉어내라고 요구했다. 깅리치를 “연줄 이용자”로 부르기도 했다. 이날부터 깅리치를 비난하는 텔레비전 광고도 내보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