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 부총리, 군에 병원·응급실 운영 요청

한 병원선 산소부족으로 24명 숨지기도

 

 3일(현지시각) 인도 수도 뉴델리의 한 시크교 사원에 코로나19 환자들을 위한 임시 병동이 설치돼 있다. 뉴델리/UPI 연합뉴스

 

인도에서 3일(현지시각)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2천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의료용 산소 부족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수도가 위치한 델리주 당국이 군에 병원 운영을 맡아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 외신을 보면, 델리주 부총리인 마니시 시소디아는 이날 “통제불능”이라며, 군이 코로나19 치료시설과 중환자실 운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마니시 부총리는 총 1만명의 환자가 수용된 치료시설과 중환자실 1천 곳의 운영지원을 군에 요청했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산소 부족 현상이 군에 긴급 도움을 요청한 주된 이유였다. 코로나19 확진자들은 저산소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추가적인 산소 공급이 필요하지만, 인도에서는 확진자가 워낙 빠른 속도로 증가해 산소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인도의 산소 생산 업체는 델리에서 멀리 떨어진 동부 지역에 있는데, 운송 수단이 미비해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군이 나서지 않으면 마땅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2일 북부 카르나타카주의 한 병원에서 산소 부족으로 코로나19 환자 24명이 숨졌다고 <힌두스탄 타임스>가 보도했다. 지난달 하순에는 뉴델리에서 산소 공급이 끊어지면서 일부 병원의 환자 수십명이 숨졌고, 중부 프라데시주에서도 환자 4명이 산소 부족으로 숨졌다. 의료용 산소와 산소 발생기 등이 암시장에서 10배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기도 하다.

 

이미 인도 군은 민간 병원에 산소 공급을 지원하거나, 자체 군 병원 일부를 민간 환자들에게 개방하는 등 코로나 방역에 개입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지난달 29일 엠엠(MM) 나라바네 육군 참모총장을 불러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편, 3일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미국(3247만명)에 이어 두 번째로 2천만명(2028만명)을 넘어섰다. 인도는 지난달 하순 1일 확진자 3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달 30일에는 세계 최초로 1일 확진자 40만명을 넘어선 바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35만7천여명이었다. 이날 사망자 수는 3449명으로 최근 7일 연속 3천명을 넘었다. 최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