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아들엔 "아빠한테 전화해라"…인권단체 "매일 잡아간 인질 60명 달해"

 

군경의 시위대 색출 과정에서 붙잡힌 양곤 시민들. [AFP=연합뉴스]

 

쿠데타 반대 시위 및 시민불복종 운동 지도부 검거에 진력 중인 미얀마 군부가 생후 20일밖에 안 된 신생아까지 인질로 데려가는 반인도적 행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8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지난 5일 밤 남부 몬주 무돈 지역에서는 군경이 대규모 수색 작업을 펼쳤다.

반군부 거리시위를 주도해 온 딴 윈을 포함, 시위 지도부를 검거하기 위한 것이었다.

군경은 딴 윈을 찾지 못하자 집에서 그의 부인과 생후 20일 된 신생아를 데려갔다.

 

한 주민은 매체에 "딴 윈은 은신 중이라 당시 집에 없었고 부인과 아들 그리고 신생아만 있었다"면서 "군경은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부인과 그 아기를 데려갔다"고 말했다.

군경은 그러면서 남아있는 아들에게는 아빠에게 전화해 자신들이 엄마와 동생을 데려갔다고 말하라고 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군부가 시민불복종 운동에 참여한 공무원이나 반군부 거리 시위를 주도하는 이들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면서 가족을 인질로 잡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6일 오전에도 이라와디 지역 파떼인에서 수배 중이던 시위대를 찾지 못하자 군경이 어머니와 동생을 데려갔다.

 

이라와디는 앞서 지난달 말 사제폭탄 제조 혐의로 수배 중이던 한 남성을 체포하지 못하자, 군경이 그의 60대 어머니와 28살 형을 인질로 잡아간 뒤 2주간 행방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AAPP는 "군사정권은 매일 시민들을 인질로 잡아가고 있다"며 "7일 현재 59명이 인질로 잡혀간 상태"라고 말했다.

AAPP에 따르면 전날 현재 군경 폭력에 희생된 이는 774명이며, 체포·구금된 이는 4천849명에 달한다.

 

"무장 시민들, 미얀마군 16명 사살"…시민방위군 위력 과시?

"재래식 소총 무장 200여명 총격전…지뢰로 군 차량도 파괴"

 

사제 공기총 등으로 군경과 맞서는 미얀마 시위대. [AP=연합뉴스]

 

미얀마에서 무장한 시민들이 군과의 교전에서 최소 16명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6~7일 이틀간 사가잉 지역의 카니구(區)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미얀마군 최소 16명이 숨지고 일부가 부상했다고 지역민들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7일의 경우, 미얀마군이 시민군 수색 작업을 벌이다 시민군과 충돌하면서 5차례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지역민들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미얀마군 최소 8명과 시민군 7명이 숨졌다.

 

6일에는 여러 마을에서 온 200명 이상의 시민저항군이 사제 격발식 소총으로 무장한 채 친 뒨 강에서 선박에 폭발물 등을 싣고 온 미얀마군과 수 시간 동안 총격전을 벌였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또 같은 날 오전에는 지뢰를 이용해 미얀마군이 타고 있던 차량을 공격, 차량이 불에 타기도 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미얀마군 8명과 시민 2명이 각각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니 지역 한 시민군은 매체에 "선출된 문민정부가 돌아올 때까지 그들과 맞서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만달레이에서 사제 공기총을 들고 시위에 나선 시민. [EPA=연합뉴스]

 

시민들의 무장 투쟁은 지난 5일 미얀마 민주 진영인 국민통합정부(NUG)가 군부 유혈 탄압에 맞서기 위해 '시민방위군'(PDF)을 창설했다고 발표한 상황이어서 관심을 끈다.

NUG는 시민방위군 구성과 관련해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북서부 사가잉 및 중부 마궤 지역, 그리고 북부 친주를 중심으로 구성된 시민저항군과, 반군 캠프에서 군사 훈련을 받는 미얀마 청년들이 주축이 될 것이라는게 대체적 관측이다.

 

이와 관련,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 대변인인 카웅 텟 소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의 무장 투쟁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텟 대변인은 "어떠한 범죄행위도 용인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해야 하는 대로 모든 수단을 활용해 그들을 소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렌민족연합(KNU) 캠프에서 군사훈련을 받는 이들.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