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동행 안해…수행원 · 취재진 대폭 줄어

대규모 이벤트 대신 실무중심 일정... 공식 실무방문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미국 워싱턴DC 방문은 취임 후 네 번째이자 2년 1개월 만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초청에 따른 것으로, 앞서 2017년 6월, 2018년 5월, 2019년 4월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공식 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 형식으로 이뤄진다.

의전상 국빈방문, 공식방문 보다 간소화되는 것이지만, 내용상 공식방문과 차이가 없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설명이다. 지난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방미도 공식 실무방문이었다.

 

문 대통령은 19일부터 3박 5일간의 방미 일정을 소화한다.

취임 후 첫 방미(2017년 6월 28일∼7월 2일)와 체류 기간은 같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수행원 규모나 일정 등이 축소되거나 현지 사정에 맞춰졌다.

당장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이번 방미에 동행하지 않는다. 김 여사는 지난 세 차례 워싱턴DC 방문을 함께한 바 있다.

 

공식 수행원 규모도 평소 방미 때와 비교해 절반가량으로 줄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미국 측의 요청으로 동행하는 취재진 규모 역시 기존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한미 정상회담 참석차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오른쪽) 등의 환송을 받으며 공군 1호기로 이동하고 있다.

 

일정상 변화도 눈에 띈다.

지난 2017년 6월의 경우 문 대통령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인 만큼 백악관 만찬, 동포간담회,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 등 많은 사람이 함께 자리하는 대규모 이벤트가 자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미 정상회담을 제외하고는 소규모 만남이나 방문이 주를 이룬다.

 

현재까지 공개된 일정은 미국 하원 지도부 간담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접견, 윌턴 그레고리 추기경 면담,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 참석 등이다.

코로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실무·실용'에 초점을 맞춰 일정을 짰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 아닌 백악관 인근 한 호텔에서 머문다. 블레어 하우스가 5월부터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하는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되지는 않았으나,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를 시작으로 해외 순방을 본격적으로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로 인해 2020년은 '33년 만에 대통령 해외순방이 없는 한 해'로 기록됐다. 문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위해 전용기에 몸을 싣는 것도 2019년 12월 중국 방문에 이어 1년 반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에 이어 내달 영국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문대통령 "코로나 후 첫 순방…방미 좋은 성과 노력"

 

송영길 "백신 글로벌 허브 · 대북관계 실마리 기대"

 

한미 정상회담 참석차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전해철 행안부 장관, 이호승 정책실장, 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송영길 대표.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방미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오후 출국 직전 서울공항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등 환송을 위해 공항에 나온 여당 지도부와 환담을 가졌다.

환담에는 또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로버트 랩슨 주한미국대사 대리 등도 참석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작년부터 외국 정상들과 비대면 화상 통화만 했다. 이번이 코로나 이후 첫 순방이어서 기대가 크다"며 "방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가 "이번 방미가 백신 글로벌 허브 구축과 대북관계 실마리를 풀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외교안보팀이 한반도를 잘 알고 있어 대화가 수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랩슨 대사 대리에게 "미국은 신속한 백신접종으로 코로나가 안정화되고 있고, 경제회복이 빠르게 나타나 전 세계에 희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랩슨 대사 대리는 "바이든 대통령도 이번 회담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