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가잉 지역 6개 마을에 들이닥쳐…군부는 언급 회피

 

    군복 불태우며 군부 쿠데타 규탄하는 미얀마 시위대 [AFP=연합뉴스]

 

미얀마 군부가 시민방위군(PDF)을 색출하기 위해 마을을 급습한 뒤 무차별 총격을 가하면서 현지 주민 등 25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현지시간) dpa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300km 북쪽에 위치한 사가잉 지역 데파잉의 중심가에서 군경과 충돌한 시민 중 최소 25명이 총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들은 이날 미얀마 군사정권의 군경 150명가량이 사가잉 지역 6개 마을로 들어와 아침부터 밤까지 총을 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시민 수천 명이 대피했다.

 

한 주민은 "그들은 군부에 대항하는 시민방위군(PDF) 일부가 이곳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마을로 들어온 뒤 우리를 공격했다"고 말했다.

 

PDF는 군사정권에 맞서는 민주진영이 세운 국민통합정부(NUG)가 구성한 주민 자체 무장 조직이다. 지난 5월 초 구성된 뒤 군경과 곳곳에서 교전을 벌이고 있다.

 

또 다른 주민은 "마을 사람들은 칼과 직접 만든 소총을 들고 맞섰지만, 군경이 쏜 총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군경이 움직이는 모든 것에 총을 쐈다"는 증언도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그러나 군부 대변인은 이번 사태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승리한 지난해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면서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군경 진압으로 89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하고 6천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추산했다.

 

미얀마 쿠데타 수장 훌라잉 생일에 사진 · 관 불태우며 시위

65세에 물러나야 했지만 쿠데타 일으킨 뒤 정년 규정 폐지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사진을 불태우는 양곤 시위대. [SNS 캡처]

 

미얀마 곳곳에서 3일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65번째 생일을 맞아 사진과 모형 관을 불태우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SNS에는 미얀마의 장례식 때 조문객들에게 제공되는 전통 쌀국수인 모힝가 사진이 다수 올라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한 양곤 시민은 통신에 "흘라잉 생일에 모힝가를 만들었다. 그가 곧 죽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시민은 "많은 죄 없는 사람들이 흘라잉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그가 죽으면, 모든 나라가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전날까지 군경의 폭력으로 목숨을 잃은 이는 888명에 달했다.

 

*만달레이에서 모형 흘라잉 관이 불타는 모습.[SNS 캡처]

 

양곤은 물론 제2도시 만달레이 등에서는 시위대가 도심 한복판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면서 흘라잉 사진이나 모형 관을 불태웠다.

 

한 시민은 "저주의 의미로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흘라잉이 죽기를 바라는 구호도 외쳤다고 네티즌들은 전했다.

 

이와 함께 '생일과 죽는 날이 같기를' '오래 살지 않기를' '편히 잠들지 않기를' 등과 같은 문구가 적힌 장례식 화환의 모습도 SNS에 올라왔다.

 

지난해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이유를 들어 2월1일 문민정부를 전복시킨 군부는 그 직후 총사령관 및 부사령관 정년을 65세로 정한 기존 규정을 폐지하고, 자발적으로 퇴진하지 않는 한 계속해서 현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미얀마 군부 공포정치'…쿠데타 후 64명 밀실 사형선고

일가족 4형제 · 미성년자도 포함…"시민들 두렵게 하려는 것"

 

    양곤 외곽의 인세인 교도소 모습 [EPA=연합뉴스]

 

미얀마 군부가 2월 1일 쿠데타 이후 잡아들인 시민 60여명에 대해 변호인 도움도 받지 못하게 한 채 군사 법정에서 사형을 무차별적으로 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정부에 맞서는 국민통합정부(NUG)의 아웅 묘 민 인권장관은 64명이 군부에 의해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27일 SNS에서 밝혔다.

 

양곤시 북오칼라파에서 체포된 이들이 34명으로 가장 많았고, 남다곤(18명), 흘라잉따야(7명), 쉐삐따(5명) 순이었다.

 

대표적 산업지대인 흘라잉따야를 비롯해 양곤 곳곳에는 쿠데타 이후 계엄령이 내려진 상태다.

 

사형 선고를 받은 이들 중에는 18세 이하 미성년자도 2명도 포함돼있다고 민 장관은 전했다.

 

그는 사형 선고는 군사 법정에서 신속히 내려졌다면서, 특히 이 과정에서 이들은 변호인 조력도 받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이와 관련, 군사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17세의 직업학교 학생 녜인 쪼 떼인이 어머니에게 보낸 옥중 편지에서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떼인은 3월 말 남다곤에서 쿠데타 지지자 한 명이 살해된 뒤 불태워진 사건의 용의자 중 한 명으로 체포됐다.

 

떼인과 같은 날 체포된 15세 민 뚜도 같은 사건 용의자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도로에서 총 들고 검문하는 미얀마 군경.[미얀마 타임스 캡처]

 

형제 4명이 한꺼번에 사형 선고를 받기도 했다.

 

이들 형제는 해당 살인 사건이 발생한 그 날 주거지에서 자경단 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의 어머니는 매체에 "아이들은 궁금해 사건 현장에 가본 죄밖에 없다"면서 "징역형을 받았다면 다시 만날 희망이라도 있지만, 사형 선고를 받았으니 이를 어떻게 견딜지 모르겠다"며 절망감을 드러냈다.

 

친군부 인사 살해 사건과 관련해 18명이 사형 선고를 받았는데, 이 중 11명은 체포돼 감옥에 있고 나머지 7명은 궐석 재판을 받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얀마 인권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정치범지원협회(AAPP) 관계자는 무차별 사형 선고는 군부의 화풀이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AAPP 관계자는 "쿠데타를 지지하지 않는 시민들이 맞서 싸우기도 하면서 군부가 시민들에 화가 나서 사형 선고를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 인권단체 '포티파이 라이츠'의 인권 전문가인 니키 다이아몬드는 "문민정부에서는 새로운 법에 따라 이전에 내려졌던 사형 선고가 무기징역으로 바뀌었다"면서 "군부가 이런 사실을 모르는 체한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군부 독재에 반대하는 이들을 두렵게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전날(27일)까지 883명이 총격 등 군경의 폭력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얀마 군경 "돈 내야 통과"…외국인에 버젓이 '통행세' 요구

"1인당 3만원 내라"…돌아가겠다고 하자 "그래도 돈 내야" 막무가내

대사관 영사 도움 간신히 통과…"십여 년 전 군정시절 악습 재현 당혹"

 

*검문 검색 중인 미얀마 군경 [미얀마 타임스 캡처]

 

군부에 대항하는 주민 무장 조직인 시민방위군(PDF)의 활동을 막는다는 핑계로 미얀마 군경이 강화한 검문·검색이 외국인에 대한 '통행세 징수' 행위로 변질하고 있다.

 

지난 24일 양곤시와 맞닿아 있는 양곤주 흘레구 타운십으로 사업 상담을 위해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던 한인 5명은 황당한 일을 당했다.

 

20년 넘게 미얀마에 사는 한인 A씨는 기자에게 "시 경계선을 넘나들던 수많은 차량 중에 군경이 유독 우리가 타고 있던 승합차만 지목했다"며 "타고 있던 이들이 현지인들이 아니어서 딱 꼬집어 검문을 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검문 검색을 당하자 차에 타고 있던 한인들은 여권 사본 또는 휴대전화로 찍은 여권 사진을 보여줬다.

 

2월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주미얀마 한국대사관 및 한인회는 교민들에게 검문 검색을 당하면 여권 원본을 건네지 말고, 사본을 제시하거나 휴대폰에 찍어 저장한 사진을 보여주라고 지침을 전달했다.

 

그러나 검문소의 군경은 대뜸 이들에게 여권 원본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한다.

 

이러자 일행 중 미얀마인 변호사를 부인으로 둔 C씨가 부인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

 

*양곤시 경계의 한 검문소.

 

그러나 돌아온 답은 "거기를 지나려면 여권 원본이 없는 한 사람당 5만짯(약 3만4천원)씩 모두 25만짯(약 17만원)을 내야 한다고 군경이 얘기한다"는 것이었다.

 

차량을 운전하던 D씨가 가지고 있던 여권 원본을 마지못해 건넸지만, 이제는 군경이 이를 보려고 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다른 속셈이 있었던 셈이다.

 

이를 눈치챈 A씨가 일을 빨리 마무리하기 위해 통행료를 좀 깎아달라고 했지만, 이들은 "깎으면 다음 검문소에서 또 내야 한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들이 "돈을 다 낼 테니 영수증을 달라"고 했더니 그마저도 거절했다고 한다.

 

화가 난 D씨가 "여기를 지나지 않고 다시 양곤시로 돌아가겠다"고 했지만, 답은 더 가관이었다.

 

군경 중 한 명이 "지금 여기서 돌아가더라도 돈은 내고 가야 한다. 아니면 전부 내려서 여기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일행은 고민 끝에 미얀마 주재 한국대사관의 사건·사고 담당인 정현섭 부영사에게 전화로 도움을 청했다.

 

정 부영사는 최근 미얀마 양곤 병원에서 한인 산모를 적극적으로 도와준 일로 인해 우리 정부 외교부 게시판 "칭찬합시다"에 '고마운 대사관 직원'으로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그와 한참 동안 통화를 하고 난 뒤 군경은 한인들이 타고 있던 차를 검문 시작 30여 분만에 통과시켜줬다.

    * 미얀마 주재 대한민국 대사관 전경

 

정 부영사는 기자와 통화에서 "검문 중이던 군인에게 한국대사관 관계자임을 알리고, '여권 사본 또는 여권 사진을 가진 5명 모두 한국인이 맞고 아무 문제가 없으니 빨리 통과시켜달라'고 요청했지만 역시 머뭇거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직접 가야 통과시켜주겠다면 지금 바로 가겠다고 했더니, 마지못해 통과시켜 줬다"며 "10여 년 전 군사정권 시절 종종 있던 '외국인 갈취'가 되풀이되는 것 같아 당혹스럽다. 제게 전화하지 않고 그냥 돈을 주는 교민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심 진입 길목 곳곳에서 이뤄지는 군경의 무소불위 검문·검색과 그 과정에서 부당하게 돈까지 요구하는 횡포는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 사는 외국인들에 또 다른 공포가 되고 있다.

 

미얀마 군, 무장주민들과 충돌 후 마을 불태워…80대 노부부 사망

"거동 불편한 남편과 함께 죽음 선택한 듯"…230가구 중 50가구만 남아

 

가옥 상당수가 군경이 저지른 방화로 불타 없어진 킨마 마을 모습.[SNS 캡처]

 

미얀마 군부가 무장한 주민들과 충돌한 뒤 마을을 통째로 불 질렀고, 이 과정에서 80대 노부부가 불에 타 숨졌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17일 이라와디와 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5일 중부 마궤 지역 파욱구(區) 킨마 마을이 군경의 방화로 잿더미가 됐다.

 

군경은 사흘 전 인근 마을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용의자를 잡기 위해 마을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이들은 마을 외곽에서 이미 정보를 입수하고 매복 중이던 무장 주민들에 의해 공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군경 7~15명가량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전 끝에 마을로 들어온 군경은 가옥 이곳저곳에 불을 지르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목격한 주민들이 전했다.

 

당시 주민들은 이미 인근 산악 지역으로 피신한 뒤였다.

 

그러나 고령에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 5명은 남겨진 상태였다.

 

*불에 타 숨진 80대 노부부 시신으로 보이는 유해.[미얀마 나우 캡처]

 

군경이 불을 지르자 피신했던 마을 주민들이 급히 돌아와 남아있던 노인 중 3명을 구했다.

 

그러나 먀 마웅(85)-찌 메인(83) 부부는 끝내 불길 속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한 주민은 미얀마 나우에 "먀 마웅 옹은 건강이 너무 안 좋아 걷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자녀들이 모두 다 대피한 상태라 누구도 그를 불길에서 구할 수 없었다"며 "부인이 남편 곁을 떠나지 않고 함께 죽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라와디는 먀 마웅 옹의 나이가 95세라고 보도했다.

 

다른 주민은 다음날 마을로 돌아왔을 때 노부부의 아들이 재로 변한 부모님 집에서 울고 있는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군경은 불을 끄려던 일부 주민에게도 총을 발사했으며, 주민 한 명은 다리에 총탄을 맞았다고 이라와디가 주민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주민 1천명 가량이 살던 230여 가구 중 약 50가구 정도를 제외하고는 마을 대부분이 사라지고 없었다고 한 주민은 말했다.

 

군경의 방화로 잿더미로 변한 마을 모습은 현지 SNS에 확산하면서 공분을 자아냈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2월1일 쿠데타 이후 전날 현재까지 총격 등 군경의 폭력으로 사망한 이는 865명에 달한다.

 

*가옥 상당수가 군경이 저지른 방화로 불타 없어진 킨마 마을 모습.[SNS 캡처]

 

 미얀마 군부 '무차별 기소' 수치 첫재판…비공개로 5시간여 진행

"몸 편치않아 보였지만 공판 내내 관심"…HRW "공정한 재판 가능성 희박"

 

    아웅산 수치(맨 왼쪽) 국가고문이 5월24일 법정에 출석한 모습 [MRTV/SNS 캡처]

 

지난 2월 1일 쿠데타 직후 가택 연금된 뒤 군부로부터 각종 범죄 혐의로 기소된 아웅산 수치(75) 미얀마 국가고문에 대한 재판이 14일 시작됐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수도 네피도의 특별 법정에서 시작된 재판은 불법 수입한 워키토키를 소지·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와 지난해 11월 총선 과정에서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어긴 혐의(자연재해관리법 위반)에 관한 것이었다.

 

공판에는 검찰측 증인인 경찰들이 나와 수치 고문이 위법 행위를 했다고 진술했다.

변호인단을 이끄는 킨 마웅 조는 재판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수치 고문은 오늘 몸이 편치는 않아 보였지만, 공판 내내 굉장한 관심을 보이고 주의를 기울였다"고 전했다.

 

이날 공판은 5시간 이상 진행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AFP 통신은 특별 법정에 언론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으며, 법정 밖에는 경찰이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고 전했다.

 

수치 고문은 이날 재판이 시작된 혐의 외에도 전기통신법 위반과 60만 달러(약 6억7천만원) 및 금괴 11.2㎏ 등을 불법 수수한 혐의(반부패법 위반), 공무상 비밀엄수법 위반 혐의 등으로도 기소된 상태다.

이 혐의들이 모두 인정될 경우, 40년 이상의 징역형 선고도 가능할 수 있다.

 

수치측 변호인은 군부의 기소는 수치 고문을 정치적으로 제거하려는 거짓말이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해왔었다.

이날 재판 시작을 앞두고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도 성명을 내고 "수치 고문에게 제기된 혐의들은 거짓인데다, 정치적 동기를 가진 것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기소들이 철회돼 수치 고문이 즉각적이고 무조건 석방돼야 하지만, 슬프게도 그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15일에는 수치 고문에 대해 제기된 선동 혐의 및 전기통신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수치 고문에 대한 공판은 내달 중순 마무리될 예정이며, 최종 선고는 8월 중으로 예상된다.

 

임시정부 도왔다고…미얀마 군부, 백신접종 담당 박사 처벌

공공의료 면역담당 전 국장 기소

가족들과 함께 체포돼 행방묘연

임시정부 협조 의사 27명 재판에

 

미얀마 군부 영향력 아래 있는 국영 텔레비전 <엠아르티브이>(MRTV)가 의료진 공공의료부문 면역담당 전 국장인 타 타 린 박사가 체포됐다고 보도한 화면 중 일부. <엠아르티브이> 화면 갈무리

 

미얀마 정부 전 면역담당 국장을 포함한 의사 27명이 미얀마 군부에 맞서 출범한 임시정부 격인 민족통합정부(NUG·국민통합정부)에 협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13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를 보면, 미얀마 공공의료부문 면역담당 전 국장인 타 타 린 박사가 양곤에서 지난 10일 체포됐다. 타 타 린 박사의 남편과 7살 아들, 딸도 함께 끌려갔으며 현재 어디에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타 타 린 박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업무도 담당했던 인물로, 미얀마 공공의료부문 고위 간부였다.

 

미얀마 군부의 영향력 아래 있는 국영 텔레비전 <엠아르티브이>(MRTV)는 지난 12일 타 타 린 박사가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불복종 운동에 참여했고 민족통합정부를 도운 혐의가 적용됐다고 보도했다. “타 타 린 박사가 민족통합정부 보건부 장관과 화상회의 앱 ‘줌’ 등을 통해 연락하고, 민족통합정부 보건프로그램 수립을 도왔다고 자백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군부는 민족통합정부를 테러리스트 단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타 타 린 박사가 테러리스트 단체 가담 혐의와 선동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최대 6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라와디>는 13일에도 만달레이에서 의사 2명이 체포됐다고 전했으며, 지금까지 타 타 린 박사를 제외하고도 의사 26명이 민족통합정부를 도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엠아르티브이>는 기소된 의사들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고 선동 혐의 등에 관한 증거를 제보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또한, 용의자를 숨겨줄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군부가 공공보건 고위 간부를 포함한 의사들을 대거 체포함에 따라, 미얀마의 코로나19 방역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미얀마 보건스포츠부가 발표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3일 오후 8시 기준 14만5603명인데, 실제 감염자는 이보다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조기원 기자

 

미얀마 쿠데타 사령관 "국민 저항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홍콩TV와 인터뷰…"미얀마 전역 100% 통제 상태는 아냐"

 

쿠데타를 일으킨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 [AP=연합뉴스]

 

넉 달 전 쿠데타를 일으킨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이 국민의 저항이 이렇게 강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전날 밤 군부 미야와디TV를 통해 방영된 홍콩 봉황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와 같은 저항을 예상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저항이 이 정도일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달 20일 진행됐다.

 

다만 흘라잉 사령관은 자신의 '선거 부정' 주장이 문민정부 집권당이었던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지지자들을 화나게 할 것이라면서, 시위는 이에 따른 감정적 반응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시위대 중 일부는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두려워하는 부정직한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쿠데타 이후 석 달이 넘었는데 미얀마가 통제되고 있는지에 대해 흘라잉 사령관은 "100% 통제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일부 지역에는 여전히 파괴적인 행위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사망자가 당시 700명이 넘은 것으로 언급되는 데 대해서도 "실제 사망자는 300명 정도"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흘라잉 사령관은 작년 11월 총선이 부정 선거였음에도 문민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내세워 지난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 NLD 고위 인사들은 즉시 가택 연금됐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에서 공정선거 지원 활동을 벌이는 선거 감시단체 '자유 선거를 위한 아시안 네트워크'(ANFREL)는 지난달 중순 최종 보고서를 통해 작년 미얀마 총선은 유권자들의 뜻을 반영한 선거였다는 평가를 했다.

그러면서 군부의 '부정 선거'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대한 군경의 유혈 진압 등으로 전날까지 845명이 숨지고, 5천700명 이상이 체포·구금됐다.

이러자 4월부터는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사냥용 총이나 재래식 소총 등으로 무장한 채 군경과 충돌하고 있고, 민주진영인 국민통합정부(NUG)도 지난달 5일 시민방위군(PDF) 창설을 발표하면서 무장투쟁을 공식화했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시민방위군이 소수민족 무장조직과 합세해 군경을 공격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