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스킨십 강조되면서 중요성 커져

 

더불어민주당이 민주당 26일 본경선 프로그램을 공개하면서 정당 사상 처음으로 메타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메타폴리스' 캡처. 연합뉴스

 

여당 대선주자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표심 경쟁이 치열하다. 본경선이 시작된 지 3주가 지났지만, 코로나19 탓에 대규모 대면유세에 한계가 있는 만큼 후보들은 현장을 다니면서도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 온라인 유세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SNS 활용의 선두주자는 이재명 경기지사다. 지난달 30일부터 영남 지역을 순회 중인 이 지사는 1일 오후 4시30분까지 모두 8개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선거인단 가입 독려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역사의식 부재를 지적하거나 초등학교 동창들을 만난 이야기까지 소재도 다양하다.

 

이 지사의 측근은 “이 지사가 이동하는 차 안에서 휴대전화로 직접 메시지를 쓴다”며 “대면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스킨십을 늘려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우리는 그동안 이 분야에 강점을 보여왔고 팔로어도 많아 에스엔에스 활용한 온라인스킨십에 방점을 찍고 있고” 말했다.

 

이 지사는 SNS를 통해 시민들의 질문에도 직접 답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to재명 #선거인단신청고고’라는 해시태그를 걸고 질문을 적으면 답하는 방식이다.

 

이 지사가 직접소통에 방점을 뒀다면 이낙연 전 대표는 ‘엄중낙연’ 이미지를 탈피하는데 SNS를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숙희씨의 일기장’을 올리는 게 대표적이다. 이 전 대표의 부인 김숙희씨가 이 전 대표를 처음 만났던 일화 등을 그림으로 전하며 친숙함을 더하고 있다.

 

최근에는 방송인 홍진경·강유미씨의 예능 채널에도 출연해 유튜브 이용자들과 만났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엄중낙연에서 벗어나 (사람들에게 편한 이미지의) ‘개그낙연’으로 돌아와야 하지 않겠냐. ‘엄근진(엄격·근엄·진지)’에 가려진 의외의 친근함, 솔직함을 알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 채널의 최강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다. 추 전 장관의 채널인 ‘추미애TV’의 구독자 수는 22만1천명으로 지난 6월 출마 선언 때는 동시 접속자 수가 1만2천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 지사의 구독자 수는 21만3천명, 이 전 대표는 10만9천명이다.

 

박용진 의원과 정세균 전 총리는 ‘MZ 세대의 동영상 놀이터’인 틱톡을 활용하고 있다. 틱톡 팔로어가 1만8천여명인 박 의원은 지난 4월 ‘롤린’ 춤을 추는 영상으로 화제를 모은 데 이어 자신의 양복 입는 모습 등 14개의 동영상을 올렸다.

 

정 전 총리는 지난 6월엔 변검처럼 여러 옷을 갈아입는 영상으로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3차원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메타버스도 대선주자들이 비대면으로 유권자를 만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다.

 

이 전 대표와 김두관 의원이 메타버스 공간을 구축했고 김 의원은 지난달 16일 독도 풍경을 그대로 구현한 ‘독도 맵’에서 일본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유력 정치인의 SNS는 실시간으로 보도되므로 그 영향력을 무시하긴 어렵다.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가 바뀌었다”며 “과거에는 대중을 동원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는데 지금은 소통의 대상으로 변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지 노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