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개 도시 공공 감시카메라 수 비교

상위 20개 도시 중 절반 이상이 중국

 

 

감시카메라와 범죄지수 사이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시카메라(CCTV)가 디지털 시대의 효율적인 도시 관리 수단으로 주목받으며 대도시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에이치에스마킷(IHS Markit)에 따르면 전 세계 감시카메라 수는 2019년 7억7천만대에서 2021년 말 10억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 세계 감시 카메라의 절반은 중국에 있다. 이에 따라 감시카메라가 가장 많이 설치된 도시 상위권도 대부분 중국 대도시들이다. 하지만 도시 면적 기준으로 보면 서울 등 다른 나라 도시들도 매우 촘촘한 감시카메라망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사이버보안 정보업체 컴패리텍(Comparitech)이 세계 150개 주요 대도시의 공공 감시카메라 수를 비교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감시카메라 수는 총 7만7564대, 1제곱마일(2.6㎢)당 332대로 단위면적당 감시카메라 수가 세계 11위로 집계됐다.

 

1위는 인도 델리로 카메라 수가 1827대였다. 서울의 거의 6배에 이른다. 이어 영국 런던(1138대), 인도 첸나이(609대), 중국 선전(520대) 차례다.

 

상위 20개 도시 중 중국 도시가 베이징을 포함해 11개다. 중국 외엔 싱가포르, 모스크바, 뉴욕, 뭄바이, 멕시코시티가 상위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단위면적(2.6㎢)당 공공 감시카메라 수가 많은 도시들. 빨간점이 인도 델리다. 컴패리텍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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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감시카메라…범죄지수와 상관성은 없어

 

인구당 감시 카메라 수로 보면 중국 대도시의 감시 네트워크가 압도적이다. 산시성의 성도 타이위안이 인구 1000명당 117대로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상위 20개 도시 중 16곳이 중국 도시였다. 중국 외의 도시로는 영국 런던과 인도의 인도르, 하이데라바드, 델리 네곳이 각각 3, 4, 12, 16위를 차지했다. 20위 안에 든 인도 도시가 세곳이나 되는 점이 눈에 띈다.

 

서울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인구당 카메라 수에서 44위를 차지했다. 단위면적당 카메라 수 순위(11위)보다 낮은 것은 높은 인구밀도 때문으로 보인다.

감시카메라는 두 얼굴을 가진 디지털 네트워크다. 공동체의 안전과 효율을 꾀하는 데 쓰이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가 하면, 사생활과 이동의 자유 같은 기본권을 침해하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양면성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계속된 기술 발전으로 성능이 더 좋아지면서도 가격은 저렴해지고, 여기에 인공지능 기술까지 가세하면서 활용 영역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감시카메라 설치를 추진하는 주된 근거 중 하나가 범죄 예방이다. 그러나 컴패리텍이 각 도시의 공공 감시카메라 수를 해당 도시의 범죄 지수와 비교한 결과, 둘 사이엔 거의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많은 카메라가 범죄율을 낮추는 것은 아니라는 걸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교에 사용한 범죄지수는 세계 주요 도시의 삶의 질 비교 데이터베이스인 눔베오(numbeo)의 것을 이용했다. 곽노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