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크리스 쿠오모 앵커 직무정지 이어 해고
평일 황금시간대 ‘쿠오모 프라임 타임’ 진행 명성
지난해 3월 (CNN)의 ‘쿠오모 프라임 타임’에서 앵커 크리스 쿠오모(왼쪽)와 친형 앤드루 쿠오모 당시 뉴욕주지사가 대화하고 있다.
친형인 전 뉴욕 주지사의 성폭력 사건 무마에 적극 개입해 언론 윤리를 위반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시엔엔>(CNN)의 간판 앵커 크리스 쿠오모(51)가 전격적으로 해고됐다.
(CNN)은 4일 성명을 내어 “우리는 존경받는 법률 회사에 검토를 맡겼으며, 그(크리스)를 해고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해고는 “즉시 발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토를 진행하는 중에 추가적인 정보가 나왔다”며 “해고에도 불구하고 적절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추가적인 정보’가 무엇인지는 부연하지 않았다.
이로써 2018년 6월부터 1년 반 동안 평일 황금시간대인 밤 9시에 ‘쿠오모 프라임 타임’을 진행하며 세계적 명성을 날려온 크리스는 <시엔엔>에서 불명예 퇴출됐다.
크리스는 성명을 내어 “시엔엔에서의 시간을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지만 나는 이미 여러분에게 내가 형을 왜, 어떻게 도왔는지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게 실망스럽지만, ‘쿠오모 프라임 타임’ 팀, 그리고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간대에 시엔엔의 넘버 원 프로그램으로서 우리가 한 일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시엔엔>은 지난달 29일 검찰이 쿠오모 전 주지사의 재판에 제출한 증거에서 동생인 크리스가 언론 동향을 조사해 형에게 건네주는 등 적극적으로 관여한 정황이 나오자, 이튿날인 30일 크리스에게 무기한 직무정지를 내렸다. 크리스는 쿠오모 전 주지사가 결혼식장에서 만난 여성 얼굴을 만지면서 “키스해도 되겠냐”며 추행한 사실이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3월에 보도하자 형의 보좌관에게 자기가 돕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사건 무마에 적극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크리스는 형의 입장문을 대신 써주고, 다른 언론의 취재 동향을 알아봐주기도 했다. 이는 언론인의 직업 윤리를 어긴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크리스가 형의 측근들과 전화 회의로 성폭력 사건 대처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지난 5월 나왔을 때 <시엔엔>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으나, 이 회사 내부에서는 매체 신뢰도 손상을 우려하는 불만이 지속돼왔다. 제프 주커 <시엔엔> 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런 결정이 쉽지 않았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며 “복잡하게 얽힌 게 많다”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쿠오모 전 주지사의 성폭력 의혹은 지난해 12월 전직 보좌관 린지 보일런의 폭로를 시작으로 피해자의 추가 폭로가 잇따랐고, 뉴욕주 검찰은 수사에 착수해 그가 뉴욕주의 전·현직 직원 11명을 성추행했다고 지난 8월 발표했다. 그는 검찰 발표 일주일 만에 주지사 사퇴를 선언했다.
크리스는 출연자와 언성을 높이며 싸울 정도로 공격적인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형을 자신의 프로그램에 여러차례 출연시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대조를 이뤘던 뉴욕주의 코로나19 대응에 관해 대화하고, 자신들의 가족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훈훈한 형제의 대화로 화제를 낳았지만, 이 또한 직업 윤리에 벗어난다는 시각도 있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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