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섬에서 12월 역대 최고 기온

내륙 지방에서는 최고 강수량

 

북극 근처인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한겨울에 기온이 20도까지 오르고 많은 비가 내리는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알래스카 서부의 섬 풍경. 세인트조지/로이터 연합뉴스

 

북극 근처인 미국 최북단 알래스카주에서 한겨울에 섭씨 20도의 높은 기온이 나타났다고 <뉴욕 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신문은 알래스카주 육지 남쪽의 섬 코디액의 지난 26일 최고 기온이 화씨 67도(섭씨 19.4도)까지 올라가 12월 기온으로는 역대 최고였다고 전했다. 이 섬의 기온은 27일에도 화씨 60도까지 올라갔고, 화요일에는 55도를 기록하는 등 ‘더운 북극 겨울’이 이어졌다. 알래스카의 12월 평균 최고 기온은 섭씨 2도 수준이다.

 

최근 알래스카의 이상 고온은 ‘열섬’으로 알려진 고기압이 태평양 북서쪽에 자리잡으면서 나타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알래스카 기후평가정책 센터의 기후 전문가 릭 소먼은 “12월 말에 이런 고온이 가능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코디액 섬의 고온과 대조적으로 알래스카 육지의 최남단인 케치캔의 기온은 지난 25일 섭씨 영하 18도를 기록해, 이 도시에서 100년만에 가장 추운 성탄절이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한편, 페어뱅크스 등 알래스카 내륙에서는 최근 기록적인 강수량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29일까지 이 지역의 강수량이 예년의 1000%에 달했다고 기후학자 브라이언 브레트슈나이더가 지적했다. 그는 페어뱅크스의 12월 강수량이 이날 오전 9시까지 472.9㎜를 기록해 1990년 12월의 기존 최고치를 이미 넘어섰다고 전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하와이 주변의 따듯한 공기가 알래스카쪽으로 몰려들면서 평소 춥고 건조하던 이 지역에 많은 비를 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