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5일부터 접종 거부 성인에 벌금 3600유로 부과

 

 오스트리아의 백신 의무화 반대 시위. 2021년 11월 20일 빈에서 촬영했다. AFP 연합뉴스

 

오스트리아 의회가 유럽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20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하원에서 열린 표결에서 찬성 137표, 반대 33표로 통과됐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 극우 정당을 뺀 모든 정당이 법안을 지지했다. 발효까지는 상원 통과와 알렉산데르 판 데어 벨렌 대통령의 서명 절차가 남아 있지만, 이는 요식 절차 성격이 강하다.

 

계도 기간을 거쳐 다음달 15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성인에게 벌금 3600유로(486만원)이 부과된다. 임산부와 건강상의 이유로 백신 접종이 어려운 사람은 제외된다. 오스트리아는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 비율이 72%이다.

 

백신 의무화는 2024년 1월까지 유효하며, 이때까지 오스트리아 정부는 백신 미접종자의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14억유로(1조9천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중도우파 연립정부를 이끌고 있는 카를 네하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백신이 우리 사회가 지속적이고 항구적인 자유를 이룰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반대표를 던진 극우 자유당의 헤르버트 키클 대표는 “오스트리아에 전체주의로 가는 길이 깔렸다”고 반발했다. 그는 백신 의무화에도 불구하고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민 몇백명도 이날 의회 주변에 모여 “법안 반대”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학교 교사라는 케르스틴은 법안이 위헌이라며 “우리에게 기본권이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는 전했다.

 

인구 900만명의 오스트리아에서 지금까지 코로나19에 150여만명이 감염됐고 1만4000여명이 숨졌다. 박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