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여름철 맥주·탄산음료 화근
요산 배출 안돼 생기는 관절염
음주 삼가고 과식 않는 절제를
한국이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축구 경기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앞으로 며칠 동안은 텔레비전 앞에 더 앉아 있을 듯하다. 13일 오후 3시에 열릴 결승전까지 강팀들의 치열한 각축은 손에 딸을 쥐게 한다. 그런데 이때 맥주나 탄산음료, 치킨 등을 즐기는 이들, 곧 ‘치맥족’ 이 있다. 그러나 이를 철저히 피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 바로 통풍을 앓는 이들이다. 통풍은 한여름 시원한 맥주를 즐기는 40~50대 남성한테 많다고 하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맥주·탄산음료 많이 찾는 여름에 통풍도 많아
통풍은 주로 엄지발가락에 통증과 부기가 반복되는 만성 관절염이다. 단백질을 분해하는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서 생긴다. 과거에는 육류를 많이 먹은 국왕이나 귀족한테 이 질환이 잦아 ‘귀족병’이라 불렸지만 지금은 소득계층에 관계없이 발병한다.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는 육류 소비가 전체적으로 증가한 탓이다.
한국에서도 인구 1000명당 2명이 통풍을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통풍은 주로 40~50대에서 증상이 나타나며, 전체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이 나이대다. 가장 큰 이유는 나이가 들며 신장의 요산 제거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남성이 전체 환자의 80~90%를 차지한다.
같은 40~50대라도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는 여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남성보다 낫다. 게다가 남성은 통풍의 원인이 되는 맥주 등 술 소비량도 많다. 술이나 탄산음료를 마시면 몸속에서 요산이 많이 만들어지며, 특히 술은 요산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을 억제한다. 모든 술이 통풍에 좋지 않지만 그 가운데서도 맥주가 가장 해롭다. 땀을 많이 흘려 핏속에 수분이 적어지는 계절적 특성도 통풍 악화의 요인이다. 찬 바람도 문제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발에 많이 쐬면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바람만 스쳐도 통증이 나타난다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다. 통풍은 심할 땐 관절의 변형이 생기며 신장에 돌이 생기는 신석증 등과 같은 신장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통풍, 첫 통증 십수년 전부터 쌓여온 요산 탓
통풍은 관절 자체가 망가져 생기는 통증이 아니다. 육류나 맥주 등에 많이 들어 있는 푸린이라는 성분이 몸속에서 분해되며 만들어진 요산이 잘 배출되지 않아 생긴다. 이 요산이 10~20년 동안 몸 안에 쌓이다 관절에 침착되면 통증이 생긴다. 발병의 원인이 10~20년 전부터 시작된 셈이다. 비만이나 과체중에 해당되는 이들이 요산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집단인데, 이들이 술을 많이 마시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거나 몸이 피로하면 핏속 요산 농도가 높아져 통증이 나타난다.
통풍 치료는 요산이 만들어지지 않게 하고 대신 배출은 잘 되도록 하는 것이다. 약물 치료도 이 두 방법을 쓴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확한 시간에 맞춰 약을 먹는 일이다. 상당수 환자가 통증에만 관심을 두고 통증이 사라지면 치료를 중단하기도 하는데, 자칫 재발하거나 악화돼 더 큰 고통을 겪을 수 있다.
▣다른 관절 질환과 달리 찜질은 피해야
통풍이 생겼거나 이를 예방하려면 식사나 운동 등 생활습관을 많이 바꿔야 한다. 통풍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맥주 등 술은 가급적 피해야 하고 과식도 금해야 한다. 살이 찐 사람에게서 통풍 발작이 더 잘 일어나므로 몸무게를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좋다. 그렇다고 단식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을 쓰거나 심한 운동으로 몸무게를 줄이면 되레 통풍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당장 통풍을 잡겠다는 마음보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든다는 태도가 필요하다.
식사는 푸린이 많이 함유된 내장, 고등어나 청어 등과 같은 등이 푸른 생선, 된장 등은 피하고 쌀·밀가루와 같은 곡류나 김·다시마 등 해조류 그리고 채소가 좋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요산 배출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으니 수분이 부족한 여름철엔 더욱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다른 관절질환과 달리 통풍에는 찜질이 해롭다는 것이다. 냉찜질이든 온찜질이든 마찬가지다. 냉찜질은 관절 안에 침착되는 요산의 양을 증가시키고 온찜질은 염증을 더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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