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가족의 수가 점점 늘어갑니다. 저희 부부와 아들 셋의 단출한(?) 가정에서 아들들이 결혼해 며느리들이 생겼고, 각 집에 두 부부만 사는 것이 지루했던지 집집마다 강아지를 한 마리씩 입양했습니다. 그러더니 얼마 안가서 첫 손녀가 생겼고, 그 다음엔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아이들을 낳더니 한 집에 아이들이 둘씩이나 됩니다. 저희 부부는 아들들에게 “둘이면 충분해!” 라고 세뇌교육을 시키지만 아들들은 “엄마 아빠는 셋을 낳았잖아요!” 합니다. 언제 누가 먼저 시작할지 모르지만, 누군가 세번째 아이를 낳으면 모르긴 해도 한 집에 아이들이 셋씩 될 것 같습니다.
가끔 온 가족이 다 모일 때가 있는 데, 모두 모이면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어른 여덟에, 손녀 손자가 여섯, 거기에 개 손자 셋! 젖 달라고 우는 녀석, High Chair에 앉아서 음식을 숫가락으로 퍼서 뿌리는 녀석, 공 하나를 가지고 서로 갖겠다고 식탁 밑으로 뛰어다니는 개 손자들!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전에는 가족들이 모이면 제일 많이 쓰던 말들이 “야~ 참 예쁘다!” “야~ 참 잘 한다” “어쩌면~ 요렇게 잘 생겼냐? 누구 새끼냐?” 였습니다.
그런데 언제 부터인가 제일 많이 쓰는 말이 “Share!! Share OK?”로 바뀌었습니다. 재롱떠는 손주들의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손주들의 싸움을 말려야 하는 안타까움으로 바뀌었습니다. 저희 집에는 약통이 두 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분홍색으로 아내의 것이고 하나는 파란색으로 제 것입니다. 하루는 가족들이 모여서 저녁을 먹고 쉬고 있는데 부엌 쪽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큰 손녀와 둘째 손녀 둘이 하나는 질질 짜며 울고 있었고, 하나는 “이게 내꺼야!!” 소리지르고 있었습니다.
달려가 보니 분홍색 빈 약통의 귀퉁이들을 잡고 서로 자기 것이라고 싸우는 것입니다. 큰 손녀는 저를 닮아서 마음이 여리고, 둘째 손녀는 아내를 닮아서 좀 드셉니다.ㅎㅎㅎ 그래서 싸우면 항상 큰 손녀가 먼저 울고, 둘째 손녀는 입술을 꼭 깨물고 씩씩거립니다. 파란 약통을 집어들고 “누가 이걸 가질래? 난 이게 더 좋은데” 했더니 둘 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똑같이 생긴 약통인데 왜 꼭 분홍색이어야 하는 지 이해가 안되는 데, 아마 계집아이들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어쩝니까? 서로 분홍색 약통이 좋다는데…
그때 두 애비가 달려오더니 똑같이 하는 말이 “Share! Share OK?” 였습니다. 요즘엔 “share!!” 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게 듣습니다. 참 이상하지요? 서로 깔깔거리면서 잘 놀다가도 일단 누가 한가지를 집어들면 서로 자기 것이라고 싸우니 말입니다. 지난 Father’s Day에 큰 손녀의 Daycare에서 Father’s Day 행사를 하면서 아빠들을 초청해서 함께 행사한다고 했습니다. 아들 부부가 모두 일하니까, 행사에 참석할 수가 없어서 저더러 가줄 수 있겠느냐고 해서 아내와 같이 처음으로 이곳 Daycare에 갔었습니다. 다들 아빠가 왔는데 손녀만 아빠가 없으면 얼마나 섭섭해 할까? 생각하고 꿩 대신 닭이라고 할배가 가기로 했습니다. 병아리 같은 꼬마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놀기도 하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뒷마당 놀이터에 세발자전거가 세 대 있었습니다, 큰 손녀가 그 중 하나에 올라 타려는 순간, 손녀보다 약간 큰 여자아이가 달려오더니 “This is mine!” 하며 손녀를 밀치고 있었습니다. 손녀는 저를 쳐다보며 울상이 되었습니다. 손녀에게 다가가서 “Ava, share OK? You’re a good girl. Let her have it. 저기 있는 자전거도 참 좋은데?” 저도 알게 모르게 ‘share’ 라는 말을 많이 쓰는 요즈음 입니다. 손녀는 못내 아쉬워 하면서 다른 자전거를 탔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요? 자전거를 뺏은 아이가 손녀가 다른 자전거를 타는 것을 보고는 그 얼굴 표정이 변했습니다. ‘이 자전거 보다 저게 더 좋은 데…’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사람은 어린아이든 어른이든 다 똑같은 것 같습니다. 내 것보다 남의 것이 더 커 보이고 더 좋아 보이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남의 것을 탐내기도 하고, 빼앗을려고 하고, 더 많이 가지려고 하는가 봅니다. 자기가 가진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살면, 저희들이 사는 세상은 훨씬 더 살맛 나는 세상이 될 것 같은 데, 아이들에게만 “share! Share OK?”를 외치고 삽니다. 어떤 유명인사는 절세미인인 아내를 놔두고 생김새로 봐서는 별볼 일 없는 가정부와 바람을 피워서 구설수에 올랐는데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요~ 한가지만은 Share 하면 안되겠지요? 아내만은! ㅎㅎㅎ
<노남석 - 수필가, 어진이의 이민수기 필자>
가끔 온 가족이 다 모일 때가 있는 데, 모두 모이면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어른 여덟에, 손녀 손자가 여섯, 거기에 개 손자 셋! 젖 달라고 우는 녀석, High Chair에 앉아서 음식을 숫가락으로 퍼서 뿌리는 녀석, 공 하나를 가지고 서로 갖겠다고 식탁 밑으로 뛰어다니는 개 손자들!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전에는 가족들이 모이면 제일 많이 쓰던 말들이 “야~ 참 예쁘다!” “야~ 참 잘 한다” “어쩌면~ 요렇게 잘 생겼냐? 누구 새끼냐?” 였습니다.
그런데 언제 부터인가 제일 많이 쓰는 말이 “Share!! Share OK?”로 바뀌었습니다. 재롱떠는 손주들의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손주들의 싸움을 말려야 하는 안타까움으로 바뀌었습니다. 저희 집에는 약통이 두 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분홍색으로 아내의 것이고 하나는 파란색으로 제 것입니다. 하루는 가족들이 모여서 저녁을 먹고 쉬고 있는데 부엌 쪽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큰 손녀와 둘째 손녀 둘이 하나는 질질 짜며 울고 있었고, 하나는 “이게 내꺼야!!” 소리지르고 있었습니다.
달려가 보니 분홍색 빈 약통의 귀퉁이들을 잡고 서로 자기 것이라고 싸우는 것입니다. 큰 손녀는 저를 닮아서 마음이 여리고, 둘째 손녀는 아내를 닮아서 좀 드셉니다.ㅎㅎㅎ 그래서 싸우면 항상 큰 손녀가 먼저 울고, 둘째 손녀는 입술을 꼭 깨물고 씩씩거립니다. 파란 약통을 집어들고 “누가 이걸 가질래? 난 이게 더 좋은데” 했더니 둘 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똑같이 생긴 약통인데 왜 꼭 분홍색이어야 하는 지 이해가 안되는 데, 아마 계집아이들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어쩝니까? 서로 분홍색 약통이 좋다는데…
그때 두 애비가 달려오더니 똑같이 하는 말이 “Share! Share OK?” 였습니다. 요즘엔 “share!!” 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게 듣습니다. 참 이상하지요? 서로 깔깔거리면서 잘 놀다가도 일단 누가 한가지를 집어들면 서로 자기 것이라고 싸우니 말입니다. 지난 Father’s Day에 큰 손녀의 Daycare에서 Father’s Day 행사를 하면서 아빠들을 초청해서 함께 행사한다고 했습니다. 아들 부부가 모두 일하니까, 행사에 참석할 수가 없어서 저더러 가줄 수 있겠느냐고 해서 아내와 같이 처음으로 이곳 Daycare에 갔었습니다. 다들 아빠가 왔는데 손녀만 아빠가 없으면 얼마나 섭섭해 할까? 생각하고 꿩 대신 닭이라고 할배가 가기로 했습니다. 병아리 같은 꼬마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놀기도 하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뒷마당 놀이터에 세발자전거가 세 대 있었습니다, 큰 손녀가 그 중 하나에 올라 타려는 순간, 손녀보다 약간 큰 여자아이가 달려오더니 “This is mine!” 하며 손녀를 밀치고 있었습니다. 손녀는 저를 쳐다보며 울상이 되었습니다. 손녀에게 다가가서 “Ava, share OK? You’re a good girl. Let her have it. 저기 있는 자전거도 참 좋은데?” 저도 알게 모르게 ‘share’ 라는 말을 많이 쓰는 요즈음 입니다. 손녀는 못내 아쉬워 하면서 다른 자전거를 탔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요? 자전거를 뺏은 아이가 손녀가 다른 자전거를 타는 것을 보고는 그 얼굴 표정이 변했습니다. ‘이 자전거 보다 저게 더 좋은 데…’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사람은 어린아이든 어른이든 다 똑같은 것 같습니다. 내 것보다 남의 것이 더 커 보이고 더 좋아 보이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남의 것을 탐내기도 하고, 빼앗을려고 하고, 더 많이 가지려고 하는가 봅니다. 자기가 가진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살면, 저희들이 사는 세상은 훨씬 더 살맛 나는 세상이 될 것 같은 데, 아이들에게만 “share! Share OK?”를 외치고 삽니다. 어떤 유명인사는 절세미인인 아내를 놔두고 생김새로 봐서는 별볼 일 없는 가정부와 바람을 피워서 구설수에 올랐는데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요~ 한가지만은 Share 하면 안되겠지요? 아내만은! ㅎㅎㅎ
<노남석 - 수필가, 어진이의 이민수기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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