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공항 테러범 지목사진. 왼쪽 2명은 자폭형제, 맨 오른쪽이 지명수배됐다.
9.11·보스턴·브뤼셀 등 모두 포함… 보안유지 탓
쉽게 동화,포착도 어려워 테러단체 이상적 포섭대상
벨기에 브뤼셀 연쇄 테러 사건을 저지른 테러범들에 브라힘(30)과 칼리드(27) 바크라위 형제가 포함된 것으로 밝혀져 왜 ‘형제 테러범’이 유난히 많은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2001년 9·11 테러,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테러에 이어 지난해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와 11월 파리 테러 때도 형제들이 포함돼 있었다.
<뉴욕 타임스>는 테러 조직의 눈으로 보면 형제는 이상적인 포섭 대상이라고 분석했다. 형제는 서로 이론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동화되어 과격화되기 쉽고, 테러를 결심한 뒤에는 서로 테러를 실행하는지 지켜본다. 반대로 수사 당국에는 골치 아픈 존재다.
수사 당국은 전화 같은 통신 감청을 수사 수단으로 애용하는데 이들은 한집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감청이 어렵다. 미국 조지메이슨대의 오드리 커스 크로닌 교수는 “형제는 경찰에 자수하러 갈 확률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미아 블룸 조지아주립대 교수는 테러 실행범 중 3분의1은 서로 가족 관계라고 주장했다. 그는 “(테러 단체는) 언제나 외부에서 누군가 침투하지 않을까 걱정한다”며 “가족이 가담한다고 하면, 테러단체는 신뢰할 수 있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블룸 교수는 테러 단체는 종종 형제를 일부러 다른 테러 장소로 보낸다고 했다. 형제가 같은 장소에 테러를 하러 가면 형제간의 애정 때문에 실행에서 이탈시키려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번 브뤼셀 테러 때는 형인 브라힘은 자벤템 국제공항에서, 동생 칼리드는 지하철역에서 자폭했다. 테러를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최근 수사당국의 감시가 강화되면서 형제처럼 2명이 짝을 이루는 가족 테러 세포 조직이 늘고 있는지 모른다고 추정했다.
바크라위 형제는 모로코계 벨기에인이었다. 이웃들은 이들이 평범한 10대였으며 특별히 종교적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5~6년 전에 고향에서 사라졌으며 이 시기 각각 차량 납치나 경찰 공격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랩을 좋아하고 여자와 어울리기 좋아했던 <샤를리 에브도> 테러 때의 셰리프 쿠아시, 술을 즐기며 바를 운영했던 살라 압데슬람처럼 원래는 과격 이슬람주의와는 거리가 있던 인물들이었다.
< 조기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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