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라는 존재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존재이기 때문에 하나님을 닮은 구석이 많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창조의 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에겐 하나님처럼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창조 능력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있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재창조하는 능력은 이 세상의 어떤 생명체에게도 찾아볼 수 없는, 오직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입니다. 인간 문명의 역사는 창조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이미 존재하는 자연 만물들을 모방하고 재해석하면서 예술과 문학, 과학, 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습니다. 특별히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라고 불리는 이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 창의력이 성공을 좌우하는 시대입니다. 지금 이 시대는 단순한 지식이 아닌,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해 낼 수 있느냐의 창의력으로 승부가 나는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창의력에 관한 대표적인 인물을 든다면, 5년 전에 유명을 달리한 스티브 잡스이겠지요. 스티브 잡스가 검은색 긴 팔 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채 신제품을 들고 프리젠테이션 하던 모습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생생하게 박혀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스티브 잡스는 어떻게 애플만의 독특함과 창의성을 구축했을까요? 그의 리더십을 연구한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내린 결론이, 스티브 잡스가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 겉보기에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사물들을 연관 짓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였기 때문에 그런 창의성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적으로 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첨단기술과는 관련이 없어 보이는 엉뚱한 장소에서 그리고 혁신과는 동떨어진 평범한 경험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요. 한 예로, 잡스가 대학을 중퇴하고 서예에 빠진 적이 있었는데, 이 때의 경험이 훗날 매킨토시 컴퓨터의 매력적인 글씨체를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이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력이란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사물들을 연관짓는 능력인 것입니다.
창의력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능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이유인즉슨, 주님을 믿는 우리 성도들은 하늘과 땅을 연결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존재들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늘과 땅, 말 그대로 천지 차이일 만큼 전혀 연관성이 없는 두 세상을 조화와 균형을 맞추면서 살아간다는 것, 앞서 스티브 잡스의 예를 들어 이야기했듯이, 이것 자체가 창의적인 행위인 거에요. 히 11:1 하반절에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눈에 보이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까? 말도 안 되지요. 하지만 말도 안 되는 것 속에 창조의 비밀이 담겨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과 눈에 보이는 증거, 둘 사이에는 어떤 연관 관계도 없습니다. 하지만 믿음은 이 둘 사이를 연결해 줍니다. 서로 관련 있게 만들어 줍니다. 따라서 믿음은 창조적 행위라 말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말씀에는 믿음이란 보이지 않는 세계인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주권을 이 땅 가운데에서 보여주는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면 세상이 왜 이렇게 불의와 악으로 가득 찰 수 있느냐”라는 의문을 쏟아냅니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서 논리적인 반론으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증명할 수도 있겠지만, 성경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바는 믿음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을 증거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모르는 땅에 복음의 씨앗을 심고 하나님의 나라를 심으라는 것이에요. 모든 성도들이 믿음으로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창조적인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 송만빈 목사 - 노스욕 한인교회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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