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가구를 하나 조립하려고 해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나사못을 하나 박으려고 해도 손으로 일일이 드라이버를 수 십 번씩 돌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전기 드라이버를 사용하면 드르륵 소리 한 번에 나사못이 쑥~ 들어간다. 이처럼 좋은 연장이 있으니 일을 빨리하고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전도에 있어서도 전기 드라이버와 같은 역할을 하는 좋은 도구가 스포츠이다. 왜냐하면 복음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려면 먼저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세계 어디를 가도 스포츠를 매우 좋아하므로 스포츠를 매개로 많은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필자는 매년 중미 니카라과에 단기선교를 가는데 아무 동네에 들어가도 축구공 하나만 들고 가면 어린이나 청소년 몇 십 명 만나는 것은 일도 아니다. 30분 만 같이 축구를 하면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금방 친해진다. 운동을 잠깐 쉬면서 그늘나무 밑에 앉아서 수박을 같이 나누어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선교지 아이들은 내가 누군지? 어디에 사는지? 자기 나라에 왜 왔는지? 관심이 많다. 그들의 가득한 호기심을 풀어 주면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스포츠를 전도의 도구로 사용함에 있어서 또 다른 장점은 교회에 처음 나오는 초신자들에게 계속해서 교회를 나오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초신자가 교회에 처음 오면 모든 것이 낯설기 마련이다. 찬송도 기도도 호칭도 모두 그들에겐 생소하다. 그러나 자기가 좋아하는 탁구나 등산이나 농구나 축구나 골프가 그 교회에 있어서 정기적으로 적절히 실시되고 있으면 초신자들은 스포츠를 통해서 기성 교인들과 금방 친할 수 있고 재미도 있어서 이런 저런 이유로 교회 가는 것이 훨씬 쉬워진다. 게다가 초신자가 성숙한 교인이 되려면 꽤 긴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기간 동안 초신자들이 계속 교회에 재미를 붙이고 올 수 있도록 하는데 있어서도 교회스포츠는 큰 장점이 있다.


물론 교회가 스포츠를 실시한다고 해서 다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몸에 좋은 약도 꼭 적절히 복용해야만 좋은 결과가 있듯이 교회 스포츠 사역도 마찬가지이다. 스포츠 사역이 단지 스포츠를 위한 스포츠가 되면 교회에 유익이 없다. 지나치게 경쟁이 되거나 부담이 될 만한 내기 위주로 흘러가면 스포츠 때문에 오히려 상처를 받고 교회에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
필자와 같이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탁구를 치는 모임이 있다. 두 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나면 몸에 열이 나면서 땀이 난다.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탁구를 처음 시작한 사람에게는 기술이 좋고 경력이 많은 사람이 친절하게 가르쳐 주며 봉사를 한다.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탁구를 마치기 전에는 단체전 시합을 하여 지는 팀에서 커피를 한 잔 산다. 따뜻한 커피를 같이 마시면서 사람 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하나님께서 우리 삶에 찾아 오셔서 베푸시는 은혜를 나누고 있으면 살아 있음이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스포츠는 교회의 전도와 교제와 단합에 유익을 줄 수 있는 참 좋은 도구이다.

< 임수택 목사 - 갈릴리장로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