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여름에 가던 가족캠핑을 가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깨끗하지 못한 캠핑사이트 환경이었다. ‘화장실 샤워장’이 아이들에게 있어서 불편했고 굳이 그 불편함을 참으면서 캠핑을 하는 것이 서로가 말은 하지 않았지만 부담이 되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캠핑하는 것을 좋아했던 터라 조금은 아쉬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던 중 금년 여름이 돌아오기 전부터 왠지는 모른지만 아이들에게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먼저 캠핑을 가자고 하는 것이다. 반갑기도 하고 약간의 불안감도 있어지만, 어찌되었든 먼저 간다고 하니... ^^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웹사이트 검색, 마침내 피터보로 지역에 있는 주립공원 캠프사이트를 예약했다.
출발 당일 오랜만의 가족캠프 여행에 흥분이 되기도 했지만 걱정 또한 되었다. 또 다시 좋지않은 환경으로 가족들이 실망하고 영원히 캠프를 포기하게 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었다. 여하튼 두 시간 여를 달려 도착한 캠프사이트. 입구에서부터 우리 가족은 ‘압도’되고 있었다. 걱정은 사라지고 관리사무실에서부터 묻어나는 ‘정결함과 깨끗하게 정돈된 분위기, 그리고 향긋한 커피향’에 압도되고 있었다. 이전에 가 봤던 여느 캠핑사이트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함께한 모든 가족은 입구의 분위기에서부터 알아버리게 된 것이다.
조금의 과장도 없이 말하자면.. 우리집 아이들 화장실과 샤워장 그리고 방보다 깨끗했다. 입구에서 압도되었던 깨끗함의 기대, 그대로 였다. 첫날 아이들과 함께 온 종일 물가에서 시간을 보내고 샤워장에서 샤워를 마친 후 나도 모르게 내가 사용한 샤워장을 청소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왠지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았다….” 2박3일의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낸 후 집으로 출발하는 아이들은 합창을 하고 있었다. “내년에 또 와요...!!^^” 캠핑사이트에 완전 ‘매료’된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지난 2박3일의 경험과 내가 섬기고 있는 교회 현실이 ‘오버렙’ 되었다. 교회 입구에서부터 그리스도의 순수함과 정직 그리고 사랑으로 ‘압도’되는 교회...!!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순간 누군가 강요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기도와 찬양·사랑’이 아닌 ‘왠지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아 행해지는 자연스러움’이 있는 교회.. 그래서 “다시와야 겠다”는 마음이 드는 교회. 운전대를 붙잡고 앞을 보고 있지만, 나는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고 있었다.
어릴 때 기억에 교회문화가 세상 문화를 압도할 때가 있었다. 여름이 되면 교회 오지않던 친구들도 ‘성경학교와 수련회’에 오곤 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그것보다 재미있는 것이 없었다!.” 믿음이 없는 부모들도 허락했다. 그 이유 또한 단순했다. “그래도 교회 친구와 교회 프로그램이 안전하다”는 것이다. 물론 “재미도 있었고 안전도 했다.” 그러나 그 재미와 안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순수함과 사랑, 그리고 영혼을 향한 열정’이 그들을 압도했기에 가능했다고 나는 믿는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추억이 되어 버린 오늘, 교회를 섬기는 한사람으로 비참함을 느낀다. 하루가 멀다 하고 ‘목회자의 타락과 교회의 비리, 그리고 다툼’이 ‘평범한 뉴스’가 되어버린 세대…교회가 세상을 압도하기는커녕 부패한 세상이 말하는 ‘순수와 정직에 비교당하고 압도되는 세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르신 자에게 충성하며 사역자로 살아가야만 하는 나의 인생이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확신한다. “압도해야 한다”고…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지도를 봐야하는 큰 건물이 아닌, 수많은 선교사 파송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빼곡하게 적혀있는 게시판이 아닌, 세상이 흉내도 낼 수 없는 ‘순수함과 정직, 그리고 그리스도의 사랑과 영혼에 대한 열정’의 회복으로 교회는 세상을 ‘압도(壓倒)’해야 한다고…
< 민경석 목사 - 한울교회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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