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부활의 증인이 되자”…교계 연합해 부활절 예배 드려
문재인 대통령 부활절 메시지 전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처럼 새로운 희망 만들어내자”
“빛과 소금 된 사명으로 바른 신앙을 굳게 지켜 예수 부활의 증인이 될 것을 다짐합니다.”
부활절을 맞아 예배당에 모인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예수 부활의 기쁨을 나누며 교회의 연합과 세상의 평화를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예배 규모가 대폭 축소되고 참석자들은 띄엄띄엄 앉아 예배를 드여야 했지만, 예수 부활의 의미는 오롯이 남아 영상을 통해 전국에 퍼져나갔다.
‘2020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가 12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에서 ‘우리는 부활의 증인입니다’(눅 24:36, 46~49)라는 주제로 드려졌다. 예배는 2020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준비위원회·대회장 김태영 목사)가 주관하고 70개 교단이 주최했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태영 류정호 문수석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권태진 목사) 등이 후원했다.
준비위원회는 예배에 앞서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는 정부 정책에 협조해 과거 수만 명까지 모이던 부활절연합예배를 온라인 생중계로 대체해 축소 진행한다”고 밝혔다. 예배당에는 70개 교단 총회장과 총무 등 교계 지도자 100여명과 예배 진행을 위한 최소 인원만 참석했다.
‘2020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가 12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에서 열린 가운데 한국교회 70개 교단 지도자 100여명이 감염병 예방을 위해 띄엄띄엄 앉아 예배를 드리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1부 부활절 연합예배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표총회장 이영훈 목사가 인도하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 김종준 목사가 ‘우리는 부활의 증인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코로나19 시대를 지내는 한국교회가 힘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에 흩어져 믿음으로 십자가를 붙잡고 기도하는 성도들이 한국교회의 증인들”이라며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일을 주님 주신 소명으로 알고 순종하고 헌신하면 하나님은 한국교회를 능력 있는 교회로 사용하실 줄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부활의 주님과 회개의 복음을 증거하는 성도, 땅끝까지 이르러 증인이 되리라는 선교의 사명을 다하는 성도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2부 행사에선 대회장 김태영 목사가 “부활의 첫 열매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코로나19로 고통당하는 분들에게 회복과 치유의 은혜를 베푸시며, 모든 성도에게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능력이 충만하게 임하시기를 기원한다”면서 “각 가정과 일터에서 마음을 다해 부활의 주님을 경배하자.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영광을 찬양하며, 세상 속에서 화평케 하는 주님의 제자와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가자”고 대회사를 전했다.
참석자들은 ‘2020 한국교회 부활절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한반도와 한국 사회를 위해 한국교회가 기도로 앞장설 것을 다짐하는 내용이 담겼다. 참석자들은 “한국교회는 하나님께 예배드리기를 기뻐하며 부활 증인의 삶을 살 것을 다짐한다”면서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노래가 이 땅에 가득해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성명에는 최근 한국 사회를 뒤덮은 코로나19의 확산과 ‘텔레그램 n번방’ 사건, 21대 국회의원 선거 이슈도 담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 등을 통해 부활절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별히 희망이 필요한 때 부활절을 맞아 많은 교회가 예배를 축소하고 신자들은 가정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했다. 부활의 믿음으로 큰 사랑을 실천한 한국교회와 신자 여러분께 감사하다”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처럼 ‘새로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활절 아침, 봄조차 누리지 못하고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모아주시는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와 위로를 전하며 모두의 가정에 사랑과 화합이 가득한 부활절이 되시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육해공·해병대 장병들도 온라인 부활절 연합예배
대한민국 국토 수호 최전선에 있는 육해공·해병대 장병들은 부활주일을 맞아 12일 군선교 사상 최초로 온라인 연합 영상예배를 드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군대 내에서도 함께 모이는 예배가 제한되자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MEAK) 한국군종목사단 한국기독군인연합회 국군장로연합회 등 군선교단체들이 ‘온라인’이란 무기를 들고 위기상황 극복에 나선 것이다.
전국에 흩어진 기독 장병들은 이날 각 부대별 군인교회가 아닌 자신이 위치한 자리를 예배당 삼아 스마트폰을 들었다. 오전 10시 20분, 군선교연합회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자 ‘연합 영상예배’ 시작을 알리는 잔잔한 찬양 연주가 흘렀다.
김종은 한국군종목사단장의 환영인사, 국군중앙교회 헤븐보이스의 찬양에 이어 곽선희(MEAK 이사장) 목사가 강단 앞에 섰다. 곽 목사는 “모든 크리스천들이 부활절을 맞아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구원의 약속을 확인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예배에 이어진 ‘희망의 영상’에선 이영훈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표총회장, 전 축구 국가대표 이영표, 가수 소향 공민지 등 목회자와 크리스천 유명 인사들이 코로나19 사태를 이겨내고 새로운 희망을 발견해 나갈 국군 장병을 응원하고 격려했다.
세종특별자치시 203특공여단 생활관에서 스마트폰으로 예배를 드린 김성민(22) 상병은 아쉬움과 기대감을 함께 전했다. 김 상병은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코로나19 때문에 계획했던 찬양예배, 부활절 계란 나눔 등 행사를 치르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여러 사람들의 헌신으로 뜻 깊은 부활절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병들의 스마트폰 사용 문화가 정착된 만큼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기독 콘텐츠로 복음을 전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군선교연합회는 부활절 연합예배 헌금 전액을 ‘코로나19 재난극복기금’으로 조성해 각 군과 질병관리본부를 지원할 예정이다. 김영호(한국군종목사단 총무) 목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군 내 종교행사가 제한되고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높아지는 등 어려움이 있지만 부활절을 기점으로 온라인 군선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선교적 토양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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