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틴 리 전 민주당 주석이 18일 불법 시위 등의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은 뒤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 AP 연합뉴스 >
‘홍콩 민주화의 아버지’ 마틴 리 등 15명
지난해 8월, 10월 민주화 시위 주최·참가 혐의
중 당국 홍콩 시민사회 비난 뒤 전격 체포
경찰 “수사 중, 추가 체포 가능성 배제 안해”
홍콩 경찰이 지난해 민주화 요구 시위에 참여했던 시민사회 원로를 포함한 민주화 활동가를 무더기로 체포했다. 홍콩 시민사회에 대해 중국 당국이 맹비난을 한 직후 벌어진 일이어서, 홍콩 내정에 대한 중국의 노골적 개입이란 비판이 나온다.
19일 <홍콩방송>(RTHK) 보도를 종합하면, 경찰은 18일 시민사회 원로이자 ‘홍콩 민주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틴 리(81) 전 민주당 주석 등 민주파 인사 15명을 불법 시위 주최 및 참가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법률가 출신인 리 전 주석은 홍콩 반환에 앞선 지난 1994년 홍콩 민주화 진영의 구심점인 민주당 창당을 주도했으며, 홍콩의 ‘미니 헌법’으로 불리는 기본법의 뼈대를 세운 인물이다. 그는 18일 오후 늦게 조사를 받고 풀려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달에 걸쳐 젊은이들이 체포돼 처벌을 받을 때 나는 무사해 죄책감을 느꼈다. 이제라도 홍콩의 자랑스러운 젊은이들과 민주화의 길을 함께 걷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 전 주석과 함께 앨버트 호, 융섬 전 민주당 입법의원과 리척얀 홍콩직공인회연맹 비서장, 반중 성향인 <빈과일보> 창업자 지미 라이 회장 등 홍콩 민주파 원로급 인사들이 대거 체포됐다. 리 비서장과 라이 회장은 지난 2월에도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된 바 있다. 야당인 공명당 소속 현직 입법의원과 사회민주전선·민간인권전선 등 시민사회 활동가들도 체포 대상에 포함됐다.
체포된 이들은 지난해 8월18일과 중국 국경절인 10월1일, 10월20일 벌어진 대규모 ‘불법 시위’를 주최하거나 참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홍콩 프리프레스>는 19일 경찰 당국자의 말을 따 “수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법 절차에 따라 이뤄진 체포”라며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추가 체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 당국이 홍콩 민주파를 겨냥해 맹비난을 퍼부은 직후 대대적인 체포작전이 진행됐다는 점이다. 앞서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과 홍콩 주재 중국 중앙정부 연락판공실(중련판) 쪽은 지난 13일 각각 성명을 내어 캐리 람 행정장관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에 반대해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에 나선 민주파 입법의원들을 겨냥해 “방역에 집중해야 할 때 더러운 술수를 쓰고 있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뤄후이닝 중련판 주임은 지난 15일 따로 담화문을 내어 “지난해 시위 사태로 ‘홍콩 독립 분자’가 법치에 큰 충격을 줬다”며 “국가안보를 위한 법·제도를 마련해 홍콩이 국가안보의 위험구역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3년 시민사회의 반발에 밀려 포기한 ‘국가보안법’ 제정을 다시 추진할 뜻을 내비친 셈이다.
시민사회 연대체인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 공동대표는 트위터에 “경찰이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비폭력 시위를 탄압하더라도, 저항은 계속될 것”이라고 썼다. 이 단체는 이날 대규모 반정부 집회를 오는 7월1일 열겠다고 예고했다. <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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