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성적촬영물 시청만해도 처벌…‘n번방 방지법’ 국회 통과
무급휴직 주한미군 근로자 실업급여법도
양육의무 못한 부모 자녀재산 상속 제한 ‘구하라법’ 은 미뤄져
불법 성적 촬영물을 시청하기만 해도 형사처벌하는 등 20대 국회 최대 입법과제였던 ‘엔(n)번방 사건 재발방지법’ 중 대부분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지연으로 ‘무급휴직’ 중인 주한미군 노동자를 지원하는 특별법과 지난달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던 인터넷전문은행법도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 n번방 재발방지법, 본회의 넘었다 국회는 이날 ‘엔번방 사건 재발방지법’ 중 하나인 형법과 성폭력처벌법,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에는 불법 성적 촬영물을 소지·구입·저장·시청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규정이 담겼다. 현행법은 불법 촬영물의 반포·판매·임대·제공만 처벌 대상으로 삼는데, 개정안은 소지·시청까지 사법처리 대상으로 삼았다. 엔번방 사건처럼 자신이 직접 촬영한 영상물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이 본인 의사에 반해 유포하면 처벌한다는 규정을 명확히 하고 형량도 높였다.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촬영물을 이용하여 협박하거나 강요한 자에게는 각각 1년 이상, 3년 이상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내용도 신설됐다. 특수강도강간 등을 모의했을 경우 실행에 옮기지 않았더라도 예비·음모죄로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했고, 불법 영상물 촬영·제작에 대한 법정형은 대폭 상향했다.
형법 개정안에는 미성년자 의제 강간 연령 기준을 만 13살에서 만 16살로 높이는 내용이 담겼다. 강간·유사강간을 계획한 사람에 대해서도 역시 예비·음모죄로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엔번방 사건의 경우, 70여명에 이르는 피해자에게 가해진 폭행·협박이 실제 범죄로 이어졌는지 입증되지 않아 가해자들이 가중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디지털 성폭력 범죄의 경우 개별 범죄와 범죄수익 간 관련성을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아 범죄수익 환수가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이번에 개정된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해당 범죄들과 범죄수익 간 입증 책임을 완화했다.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에는 성매매 대상이 된 아동·청소년을 ‘피해자’로 명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뿐 아니라 단순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신상 공개 대상으로 삼도록 했다.
■ 무급휴직 중인 주한미군 근로자에게 실업급여 ‘주한미군 소속 한국인 근로자의 생활안정 등 지원을 위한 특별법’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주한미군은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타결이 지연되자, 급여를 방위비분담금에서 지원받는 한국인 노동자 9000명 중 3900여명에 대해 4월1일부터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특별법은 무급휴직 상태인 주한미군 노동자를 지원하는 내용으로, 지원 금액은 고용보험법의 실업급여 조항을 준용해 1인당 월평균 180만~198만원을 지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금액은 주한미군 무급휴직자 3900여명을 기준으로 월 7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은행 대주주의 한도 초과 지분보유 승인 요건 중 공정거래법 위반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인터넷전문은행법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케이티(KT)가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대주주가 되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케이티 특혜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 ‘구하라법’은 법사위 문턱 못 넘어 ‘구하라법’으로 불린 민법 개정안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법안심사제1소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구하라법은 민법상 유산 상속 결격 사유에 ‘직계존속·비속에 대한 부양의무를 현저하게 해태한 경우’를 추가하는 게 핵심이다. 자녀 양육 의무를 다하지 못한 부모가 자녀 사망으로 재산적 이득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취지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가수 구하라씨의 친오빠 쪽은 20여년 전 구씨를 버리고 가출한 친모가 구씨의 재산을 상속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민동의청원을 올렸다. 지난 3일 동의자 10만명을 달성해 법사위로 회부됐다. 송기헌 법안심사제1소위 위원장은 “‘부양의무를 게을리한 경우’와 같이 추상적인 개념을 상속 결격사유로 추가할 경우 법적 안정성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김원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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