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코로나 난민” 발 묶인 선교사들 한숨만…
선교지 입국 금지되거나 항공편 못 구해 한국 체류 길어지면서 사실상 실업 상태
“하늘 길 열리고 잠비아에서 코로나 재난상태가 풀리면 바로 가야죠. 한국에서 저는 난민이에요.”
국제SIM선교회 소속으로 잠비아에서 사역하는 박성식 선교사는 지난해 안식년을 맞아 한국에 들어와 올해 초 잠비아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행기편을 구하지 못해 발이 묶였다. 박 선교사는 최근 현지 통화에서 스스로 ’난민’이라 칭하며 허탈하게 웃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28일 현재 한국 출발 여행객에게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리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총 183개국이다.
한국에 들어왔다가 코로나19로 선교지 입국이 금지됐거나 비행기 편을 구하지 못한 선교사들은 한국 체류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실상 ‘실업’ 상태가 됐다. 일부 선교사는 선교비 지원까지 끊겼다. 재정적 어려움은 물론 심리적 압박까지 커지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는 선교사들이 많다.
중국에서 사역하다 자녀 비자 문제로 지난 2월 귀국한 A선교사는 중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사역지를 비워둘 수가 없어 코로나19로 위험하다는 주위의 만류에도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중국이 한국인 입국을 막고 있어 비자를 발급받을 수가 없다.
파송 예배까지 드렸지만, 사역지에 가지 못한 신임 선교사들도 있다. 고신총회세계선교회(KPM) 소속 이하늘 선교사는 “지난 2월 저를 포함해 4가정이 파송 예배를 드렸다”면서 “비자를 받기 위해 인도대사관으로 가는 도중 대사관으로부터 업무가 중단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처음엔 화도 나고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 선교사는 지난 3월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한국에 있다. 함께 파송 예배를 드린 나머지 가정도 같은 상황이다.
재정적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교단 파송 선교사는 교단의 지원 체계가 있어 나은 편이다. 이 선교사도 고신교단이 파송교회를 대신해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선교단체 후원으로 파송된 A선교사는 선교비 지원이 최근 중단됐다.
A선교사는 “지난달까지는 코로나19 상황을 이해하고 선교기관에서 선교비를 줬는데 이달부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선교비를 받을 때는 마음만 불편했는데 이제는 물질적 부담까지 커졌다”고 호소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교사들은 각자 한국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 성령의바람선교단 소속으로 인도에서 온 윤석호 선교사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사역지 주민들을 만난다. 박 선교사는 선교사를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강연을 한다. 이 선교사는 KPM 업무를 도우며 행정 실무를 경험하고 있다.
선교기관과 교단들은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선교 매뉴얼을 만들기 시작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김휴성 본부장은 “본부도 교단도 모두 처음 경험하는 것이라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면서 “현황 파악이 끝나는 대로 관련 매뉴얼을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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