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불법촬영물 사이트 ‘폰허브’ 폐쇄시키자” 국제청원 큰 호응
한국내 청원으로 ‘엔(n)번방 방지법’ 통과시킨 누리꾼들
“이번엔 ‘국제청원’으로 성착취물 600만개 폰허브 폐쇄” 캠페인 열풍
지난해 한해 동안 방문 횟수만 420억회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 불법촬영물 사이트인 ‘폰허브(pornhub)’를 폐쇄하자는 국제청원이 등장하면서 국내에서도 이 청원에 동참하자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국회 국민동의청원 등을 통해 ‘엔(n)번방 사건 재발방지법’ 통과를 끌어낸 누리꾼들이 이제는 국제적인 디지털 성범죄 해결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4일 국제청원 누리집인 체인지(www.change.org)를 보면, “‘폰허브’ 사이트를 폐쇄하고, 인신매매 방조에 대해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책임을 묻자”(Shut Down Pornhub and Hold Its Executives Accountable for Aiding Trafficking)는 제목의 청원 글에 이날 오후 3시 현재 85만8000여명이 동의했다. ‘폰허브’ 폐쇄 운동을 진행 중인 국제 시민단체 ‘트래피킹허브’는 청원 글에서 “폰허브에 올라온 성착취 콘텐츠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연령이나 촬영 동의 여부를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없다. 실제로 성착취물을 폰허브에 업로드하는 데 필요한 것은 이메일 주소뿐”이라고 지적하며 폰허브 사이트가 아동 성착취 및 인신매매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폰허브’는 2007년 개설된 캐나다의 불법촬영물 사이트로, 지난 한해 동안만 이 누리집에 성착취물 600만개가 올라왔다. 최근에는 엔번방과 박사방 등에서 공유된 각종 성범죄 영상들이 이 누리집에 재배포돼,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성범죄 동영상 유통 등을 문제 삼아 사이트 접속을 차단했지만, 지난해 3월 클럽 ‘버닝썬’에서 제작된 불법촬영물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이 누리집에서 ‘버닝썬 영상’ 등이 검색어 순위에 올랐을 정도로 각종 우회로를 통해 자유롭게 접속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텔레그램 성착취 신고 프로젝트 ‘리셋’(ReSET)이 최근 이 청원의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트위터 계정에 올리면서 국내에서도 청원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 청원에 동의하면서 “엔번방에 들어간 모든 사람들을 처벌하자”(PUNISH them who entered into Nth rooms)고 밝혔고, 또 다른 한국인 누리꾼은 “엔번방은 포르노가 아니다 심각한 성범죄”(Nth room is not a porn but some serious sexual crime)라고 지적했다. “폰허브는 밈(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콘텐츠)이 아니다. 성착취물이 제공되고 있으며, 이는 성범죄를 방조하는 것과 같다”, “여성은 사람이다. 남성의 도구가 아니다”와 같은 한글 댓글도 눈에 띈다.
체인지는 2007년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청원 누리집으로, 청원 동의 인원 100만명이 넘으면 청원자가 지정한 청원 대상자에게 이 내용을 전달하는 등으로 변화를 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폰허브 폐쇄’ 청원자는 폰허브의 소유주인 마인드 긱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을 청원 대상자로 지정했다. < 오연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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