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새 원내대표 주호영 밑바닥서 당 재건

권영세에 압승정책위의장은 이종배

               

8일 미래통합당의 새 원내대표로 주호영(5·대구 수성갑) 의원이 선출됐다. 러닝메이트인 이종배(3·충북 충주) 정책위의장과 함께 4·15 총선 참패를 수습하고 177석 거대 여당을 상대해야 하는 과제를 맡게 됐다.

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당선자 총회에서 국회의원 당선자 84명 중 59명의 표를 얻는 압승을 거뒀다. 각각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후보로 나온 권영세(4·서울 용산) 당선자와 조해진(3·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당선자는 25표를 얻었다.

주 의원은 당선 직후 통합당은 바닥까지 왔다. 1~2년 안에 제대로 하지 못하면 우리는 재집권할 수 없고 역사에서 사라지는 정당이 될 것이라는 절박감이 있다밑바닥에서 다시 하면 못할 바 없다. 여러분과 손잡고 당을 재건하고 수권정당이 되도록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당의 최다선인 주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특임장관을 맡았다. 당내에서 대구의 대표적인 비박근혜계로,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진박(진실한 친박) 공천으로 컷오프됐다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새누리당 탈당파가 만든 바른정당의 원내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통합당 주호영호 출범 이변은 없었다

슈퍼여당에 맞서 협상력 높일 5선 경륜·안정감에 힘 실어

총선 참패 뒤 절체절명 상태에 놓인 미래통합당은 영남권 5선 의원의 경륜에 힘을 실어줬다. 8일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의 당선 배경엔 슈퍼여당에 맞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풍부한 경험, 총선 참패로 쑥대밭이 된 당을 재정비할 안정된 리더십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기본으로 돌아가 당을 재건하고 수권 정당을 만들겠다며 주요 당직을 모두 거친 이력과 관록을 부각해 의미 있는 표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영남당논란 덮은 온건한 합리주의자 이미지 주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인 이종배 정책위의장의 당선을 두고 당 안팎에선 이변은 없었다는 반응을 내놨다. 당선자 84명 중 67%를 차지하는 56명이 영남권으로 포진하면서 일찌감치 주 원내대표의 승리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일각에선 영남당이란 낙인이 찍힐 것이란 우려도 표출됐다. 주 원내대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온건한 합리주의자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며 초선 의원들(40)에게 공을 들였다고 한다. 당 수습과 방향성의 재정립 방안에 대해서도 당선자들의 총의를 모으겠다” “협치하겠다는 목소리를 강하게 내놨다. 결과적으로 이날 선거에선 전체 84표 중 59, 영남권 전체 당선자 수보다 많은 표를 챙길 수 있었다.

주 원내대표의 승리는 21대 총선 참패로 바뀐 통합당 내 계파 지형도를 상징한다. 대구 비박(근혜), 복당파이자 개혁 보수를 주장해온 그가 당선되면서 통합당은 강성 보수 세력, 장외 투쟁과 거리를 둘 가능성도 커졌다. 그는 이날 당선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저희들도 현실의 의석수를 인정하고 국정에 협조할 건 과감하게 협조하겠다여당도 소수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으면 국가 운영에 커다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달라고 말했다.

지도체제, 미래한국당과의 통합, 무소속 복당에 속도 주호영호의 성공적 안착 여부는 코앞에 닥친 지도체제 개편문제 해결 과정을 통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도체제 확정 전까지 당대표 권한대행도 맡게 된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중 조기 전당대회에 부정적 입장을 내면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전환이 차선책이라는 견해를 보여왔다. 주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831일까지 전당대회를 한다는 당헌이 개정되지 않은 상태라 당내 의견을 수렴하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와도 상의해서 조속한 시일 내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김 내정자와 가까운 시일 내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의 통합에 대해서도 가급적 빠르면 좋겠다. 한국당 지도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고, 홍준표·윤상현·권성동·김태호 등 보수 야권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 역시 원칙적으로 빠른 복당이 바람직하다며 절차에 속도를 낼 뜻을 밝혔다.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이종배 정책위의장은 누구 경북 울진의 교사 집안에서 태어난 주 원내대표는 대구 능인고와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대구지법 부장판사로 퇴직할 때까지 20여년간 판사로 일했다. 2004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당선된 뒤 내리 4선을 했다. ‘카운터파트가 될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초선 시절이 겹친다.

그는 통합당 전신인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을 거쳤고 이명박 정부에서 특임장관 등을 지냈다. 20대 총선 공천 배제, 바른정당 창당 등의 이유로 탈당·복당하는 정치적 부침도 겪었다. 21대 총선 땐 지역구를 대구 수성갑으로 옮겨 5선에 성공했다. 독실한 불교신자로 국회 불자 모임인 정각회 명예회장이다.

이 정책위의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32년 공직자의 길을 걸었다. 2014년 충북 충주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정계에 입문한 뒤 21대 총선까지 3선을 달성했다. 20대 국회에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며 여야 협상을 조율했다는 점이 당선에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김미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