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 가치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하락했다.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중이 홍콩 문제와 코로나19 책임론을 두고 극한 대립을 하는 상황에서, 환율 전쟁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61달러당 중국 위안화 환율을 7.1293위안으로 올려 고시했다. 전날보다 0.12%(0.0084위안) 오른 것이다. 앞서 중국은 전날인 25일에도 1달러당 환율을 7.1209위안으로, 전 거래일보다 0.38%(0.027위안) 올렸다. 이틀 사이 위안화 환율이 0.5% 넘게 오른 것으로,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227일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오른 것은 위안화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진 것이다. 시장의 위안화 환율도 미-중 무역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해 9월 수준으로 올랐다.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7.1506위안까지 올라 지난해 9월 고점인 7.1652위안에 성큼 다가섰다.

위안화 환율의 급격한 상승은 지난주 중국 정부가 막대한 적자재정을 편성하고, ‘홍콩판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추진으로 미국과의 갈등이 격화된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돈이 많이 풀리고,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위안화 가치가 떨어졌다. 앞서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의 생산·수출이 타격을 입으면서 지난 1월 미·1단계 무역합의 이래 6달러선을 유지하던 위안화 환율은 3월부터 7위안대로 올라섰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 상승을 용인하면서, 이를 미국과의 협상 카드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수현 케이비(KB)증권 분석가는 중국 입장에서 환율은 비교적 협상하기 좋은 카드다. 미국 쪽 압박이 추가될 경우 환율로 협상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역분쟁 과정에서, 미국은 지난해 8월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으나, 5개월 만인 지난 11차 무역합의 직전 환율조작국 지정을 해제한 바 있다. < 최현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