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픽스 단독 인터뷰…회계책임자 E씨 얼굴·실명 공개
"명태균, 대통령에게 여론조사 대가 3억 6천만원 청구"
"여론조사 돈 못받은 대신 김영선 창원시 의창구 공천"
"김영선 세비 절반, 채무상환 아냐…빚은 따로 갚았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핵심 제보를 했던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 강혜경 씨가 2022년 6·1 재보궐선거 당시 김 전 의원의 경남 창원시 의창구 공천이 윤 대통령 후보 대선 여론조사 대가라고 주장했다. 강 씨는 <뉴스토마토> 기사에 'E씨'라고 등장했던 인물로, 이번에 처음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강 씨는 지난 6일 밤 유튜브 채널 <스픽스>에 출연해 대선 여론조사와 관련, "(2022년) 2월 28일부터 3월 8일까지 면밀조사를 했다"며 "3000개에서 5000개 샘플로 조사를 해서 매일매일 윤 대통령 쪽에 보고를 한다라고 명태균 대표가 저한테 전화를 하고, (윤 대통령에게) 보고를 해야되니 빨리빨리 보고서를 작성해서 올리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선 당시 2022년 3월 3일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표금지, 일명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갔는데 윤 대통령은 명태균 씨와 관련 있는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내부 여론조사를 계속 돌린 것으로 보인다.
강 씨는 이어 "(명 씨가) 사무실에 왔을 때 '정산 내역서를 뽑아놔라. 돈 받아올게'라고 했다"면서 "(여론조사가) 끝난 시점에 3월 20일 경에 내역서 만든 거를 가지고 (명 씨가) 서울로 올라갔다"라고 말했다. 강 씨는 내역서 상 금액이 "3억 6000만 원 정도 된다"면서, 명 씨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씨를 직접 만나러 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 부부를) 만나러 간다고 해서 서울에 간다고 해서 그때 그 서류를 봉투에 넣어서 드렸다"고 떠올렸다.
다만 강 씨는 "(명 씨가 돈을) 못 받아왔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 보궐선거가 생기니 의창구로 가야 된다'(고 해서) 부랴부랴 선거 준비도 안 돼 있는 상태에서 의창구로 투입돼 선거 진행을 했고 선거를 치렀다"고 말했다. 후보가 누구인 줄도 몰랐다는 강 씨는 "결론적으로 봤을 때, 일단은 그 여론조사 비용 대가가 김영선의 공천"이라고 했다. 명 씨가 윤 대통령 쪽에게 내민 3억 6000만 원짜리 청구서의 정산 대가로 받은 게 김 전 의원 공천이라는 주장이다. 강 씨 발언대로라면 3억 6000만원으로 공천을 거래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공직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
특히 강 씨는 "의창구 (선거) 때 저희가 그렇게 준비를 많이 안 한 상태였는데 단수 후보 공천이 됐다"면서 "그때 김종양 국회의원이 엄청 유력한 후보로 찍혀있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는 "(의창구에) 연고도 없는 사람들이 갑자기 나타나서 국회의원 후보가 돼버리니 주민들도 의아해하고, 후보자 당사자 김종양 의원도 황당해 했다"고 말했다. 지역에 유력한 후보가 있음에도 연고가 없는 김 전 의원이 단수 후보로 공천된 과정에서 명 씨의 로비를 받은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의 역할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아울러 강 씨의 주장대로 윤 대통령이 여론조사를 보고받고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면, 대통령 본인 역시 정치자금 부정수수 혐의 등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앞서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대선 기간동안 총 80회의 여론조사(면밀조사 9회 포함), 총 3억7520만원의 여론조사 비용의 의미는, 만일 윤 대통령이 명태균에게 여론조사를 임의로 의뢰하고 지지율 추이를 무상으로 보고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면 정치자금법상의 '기부'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MBC>는 지난 5일 명 씨와 연관이 있는 미래한국연구소가 대선 전날까지 연속 9일, 회당 3000명 넘게 조사하는 '면밀 여론조사'를 실시했지만, 국민의힘이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회계보고서 어디에도 '미래한국연구소'란 이름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료로 여론조사를 해 줬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이란 해석이 나온다"며 "대통령이 사비로 비공식 여론조사를 했다해도 왜 그런 건지, 불법 여지는 없는지, 여러 문제가 남는다"고 보도했다.
강 씨는 "(명 씨가 김 전 의원에게) 빌려줬던 돈은 올해 1월 16일 날 제가 김영선한테 현금을 받아서 명태균 대표한테 전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채무를 별도로 갚았으므로 김 전 의원의 세비 일부가 명 씨에게 지급된 것은 채무 상환이 아니라는 의미다. 앞서 김 전 의원은 <MBC>와 인터뷰에서 '의창 보궐선거에서 회계 책임자가 선거비용으로 사비 9000만원을 썼다고 해서, 세비 일부를 쪼개 갚았을 뿐 명씨 측에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했는데, 강 씨 주장대로면 이 해명은 거짓이 된다.
강 씨는 "(명 씨가) 김영선 의원 공천을 본인이 받아왔기 때문에 김영선 의원은 나와 가족들을 평생 먹여 살려야 된다, 책임을 져야 된다라고 계속 얘기를 했었다"고 말했다. 또 강 씨는 명 씨가 김 전 의원에게 돈을 빌려주고 선거 운동을 해준 이유에 대해선 "본인이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라고 말하며 "의창구라는 지역이 이변이 없는 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지역이고, 무조건 이 사람(김 전 의원)은 당선이 되기 때문에 아낌없이 다 이제 돈을 올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명 씨는 7일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에서 "(후보 시절 윤석열 대통령 부부 자택에) 몇 번 갔는지 세지는 않았다"면서 "대여섯 번 정도 간 것으로 (집에) 가봤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라고 밝혔다. 대통령 자택에 여러 차례 간 사실을 시인하면서 동시에 과시한 셈이다. 또 그는 "당시 각 부처에 부정부패 문제가 너무 많아 최재형 같은 올곧은 사람이 (국무총리에) 필요했다"며 "내가 그 가족들(윤 대통령과 김 여사)을 앉혀 놓고 ‘이렇게 안 하면 (정권 교체 후 부부가) 다 잡혀간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명 씨는 "이번 정부와 인수위에서 나한테 자리 제안을 안 했을 것 같으냐"며, 공직 제안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누가 (대선 후보) 단일화를 했는데…"라며, 자신이 2022년 대선 당시 윤 대통령과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현 국민의힘 의원) 단일화에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명 씨는 현 정부에서 누가 공직을 제안했는지에 대해선 "결정권자(대통령)가 제안했다"면서 "이 정부가 나를 담을 그릇이 됐다면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민들레 김성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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