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대통령 즉각 결심…북한 몰라"
2022년 북 무인기 침투 사건 직후인 듯
"북한, 자살 결심이 없으면 전쟁 못해"
정전협정 위반 유력…유엔사는 알았나?
시민단체 "국민 생명 볼모로 전쟁 유도"
우리 군이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13일 KBS1 일요진단에 출연해 2022년 12월 26일 서울 상공 등 우리 영공을 침범했던 북한의 무인기 도발 사건과 관련해 "2022년 말 북한이 무인기를 보냈다. 그래서 우리 대통령이 즉각 결심해서 우리 무인기를 침투시켰다"고 말했다.
군, 무인기 북한에 침투시킨 적 있었다
2022년 북 무인기 침투 사건 직후인 듯
신 안보실장은 "우리는 북한 무인기를 발견하고 격추는 시키지 못했지만 방공 작전을 수행했고 지금은 훨씬 더 강해졌다"고 말한 뒤 "(그러나) 북한은 아예 알지도 못했다. 그래서 북한은 굉장한 고위직, 인적 청산을 하고 여러 가지 후속 조치를 했다"고 소개했다.
그의 발언을 요약하면, 재작년 북한의 무인기 도발 대응 차원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적 지시'에 따라 우리 군이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켰지만, 당시 북한은 전혀 그 사실을 몰랐고 추후 알게 되면서 북한 군 고위 인사 등을 책임을 물어 대거 경질했다는 얘기다.
다만 신 실장은 북한에 우리 군 무인기를 침투시킨 시점이 언제인지 등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신 실장이 거론한 북한 침투 무인기가 당시 "우리도 몇 배의 드론을 북한에 올려보내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북한에 올려보냈다는 '무인 정찰기 2대'를 뜻하는지, 아니면 추가로 더 보냈는지도 불분명하다. 이런 전례를 고려하면, 북한 외무성의 이번 주장이 충분히 ‘사실’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신 실장의 이날 발언은 지난 11일 북한이 외무성 중대성명을 통해 남한이 10월 3차례나 무인기를 평양 상공에 침투시켰다면서 '최후통첩'을 경고한 것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가 "그런 적 없다"(김용현 국방장관)에서 "확인해 줄 수 없다"(합동참모본부)로 입장을 바꾸면서 사실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과거에' 그런 우리 군 무인기의 대북 침투 작전이 있었음을 확인한 것이어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신원식 "대통령 즉각 결심…북한 몰라"
정전협정 위반…유엔사·미군 알았나?
특히 우리 군이 무인기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에 침투시켰다면 그것은 정전협정 위반이 될 공산이 크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당시 정전협정 관리 임무를 맡아 비무장지대(DMZ)를 관할하는 유엔사령부(UNC), 그리고 그 주축인 미군이 알고 있었는지, 알고 있었으면서도 방치했는지도 추가로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이날 대담에서 신 실장은 북한이 남한 무인기의 평양 상공 침투를 '치욕적'인데도 국내외에 대대적으로 공개한 배경을 묻자 "북한이 정말 어마어마한 국방력이 있는 것처럼 선전해왔는데 평양 상공이 뚫려서. 그들 말대로(라면) 우리 대한민국이 무인기까지 보내서 삐라까지 뿌렸다는데 얼마나 수치겠나"라며 "그러나 북한은 평양 방공망이 뚫렸다 해서 느끼는 손해보다 대한민국이 무인기를 보내 북한을 위협하기 때문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강력하게 대비해야 한다, 즉 체제 위협을 강조해 내부 통제를 하는 데 이점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라고 풀이했다.
신 실장은 남측 민간단체가 벌였을 가능성에는 "북한이 진짜 원하는 건, 누가 보냈느냐,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그다음 단계는 걷잡을 수 없이 우리 내부의 갈등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그래서 북한의 저런 말에는 무시하는 게 최고의 정답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정부의 NCND(확인도 부인도 안 함) 대응에 대한 야당의 비판에 "야당이 북한의 많은 도발과 핵무장에는 제대로 된 비난이나 문제 제기를 안 하면서, 우리 국민을 보호하려는 군과 정부의 노력에는 너무나 가혹할 정도로 문제를 제기해 아쉽다"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대북 전단 살포 중단 촉구
"국민 생명 볼모로 전쟁 유도 시도"
이와 관련해 약 400개 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자주평화통일연대는 12일 성명을 내고 "비무장지대 관할권을 주장하는 유엔사와 미국 역시 접경 지역 위기 고조의 엄중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비무장지대 관할권을 계속 주장하려거든 접경 지역 일대의 충돌 조장 행위를 통제해야 마땅하며, 그렇지 않을 것이라면 비무장지대 관할권을 더 이상 행사하지 말고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북한이 최후통첩을 경고하고 나선 지금, 대북 전단 살포 등 심리전 행동을 계속 이어가는 것은 국민 생명을 볼모로 전쟁을 유도하겠다는 초대형 도발"이라면서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이어 각종 비리 문제로 정부 여당 내의 자중지란이 심화되고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고 있는 이 시점에, 정부 주도하에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것은 결코 소홀히 볼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일촉즉발의 충돌 위기를 조장해 온 윤석열 정권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무인기 사건 외에 다른 북한 관련 현안에 대한 신 실장의 발언 수위는 매우 높았다.
신 실장은 북한의 전쟁 도발 가능성에 대해 "6·25 전쟁 이후에 늘 존재해 왔다"면서 "북한이 자살을 결심하지 않을 것 같으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 정부와 군의 확고한 대비 태세를 봤을 때, 사실상 핵·미사일 관련 전략적 도발은 계속할 수 있어도, 천안함이나 연평도 같은 직접적 군사 도발은 어렵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식 "북, 자살 결심 없으면 전쟁 못해"
KBS1 일요진단서 대북 강경 발언 일관
북한의 경의선·동해선 도로와 철로 끊기와 대전차 방벽 설치와 관련해 신 실장은 "북한이 남쪽에서 쳐들어올 일이 없다는 걸 잘 안다. 첫 번째 실질적 목적은 대량탈출을 막기 위한 것이다. 두 번째는 상징적으로 다른 나라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을 한국이 쳐들어갈 가능성은 제로 중 제로다. 우리는 선제공격을 하지 않는다. 한미동맹도 외부 침략 있을 때 작동하는 방어동맹이다"라고 주장했다.
신 실장은 "북한이 우리 국군의날 행사 이후 전례 없이 굉장히 과민반응을 하고 있다"며 "그 직전 이스라엘 벙커 버스터(특수폭탄) 의해 나스랄라 헤스볼라 수장이 죽임을 당했는데 초 위력 미사일 '현무5'는 그것보다 10배 이상의 위력으로, 김정은은 섬뜩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실장은 "북한 주민은 가난하고 잃을 게 별로 없지만, 북한의 모든 의사결정을 틀어쥔 김정은은 지구상에서 가장 부자이고 가장 강력한 권력이 있다"며 "다시 말해 가장 잃을 게 많은 자이고 가장 겁이 많기 때문에 우리의 정밀 고위력 무기에 우리 국민이 느끼는 것보다 김정은 자신이 훨씬 공포를 느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정상 국가와 다른 왕조 국가로, 북한 주민들도 총폭탄 정신으로 수령을 옹호한다고 세뇌돼 있다. 우리가 김정은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 최근 창설된 전략사령부 예하 위력들이 그걸 하는 것"이라며 "왕조 국가인 북한의 특성에 맞춰 일반적 전략 억제에 북한 지도부를 대상으로 하는 전략이 합쳐질 때 북한의 행동을 억제할 수 있는 억제의 완전성이 확립된다"라고 말했다. < 민들레 이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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