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신문 "공격을 받아 집단적 자위권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정당화할 가능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6월 19일 새벽 북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포옹하고 있다. 스푸트니크 연합
 

북한이 러시아에 자국군 3천명을 파병했다는 각국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또 다른 국가들이 집단 자위권을 주장하며 무력행사에 나서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5일 타이라 간사이대 교수(국제학) 말을 인용해 “북한의 파병과 관련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부터 공격을 받아 집단적 자위권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정당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타이라 교수는 신문에 “유엔 헌장은 회원국의 무력행사를 금지하고 있지만, 예외적으로 ‘자위권 행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인정하는 경우를 예외로 하고 있다”며 “21세기 이후 미국 역시 대테러 전쟁을 벌이면서 자위권을 무력행사의 정당화 논리로 써왔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미국이 외국을 상대로 무력행사를 벌이는 과정에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에 부딪히면 이런 논리를 이용해왔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은 자위권을 근거로 2001년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를 비호하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 일전을 벌였고, 2014년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이슬람국가(IS)를 공격했다.

이런 논리를 미국이나 러시아 등 세력뿐 아니라 일본 쪽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타이라 교수는 “국제 사회에 특정 국가의 무력행사 금지 원칙이 느슨해져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대러 군사 협력도 이런 배경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자위권 인정 요건을 보다 엄격히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이전 사례들과 비슷한 이유로 손쉽게 무력에 의존하는 국가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도쿄=홍석재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