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무성 부상 “이에 대하여 따로 확인해줄 필요를 느끼지 않아”

 
 
       국정원이 지난 18일 공개한 러시아 극동에 파견된 북한 병력을 찍은 위성 사진
 

북한이 25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파병했다고 사실상 시인했다.

김정규 북한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그러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김 부상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빌려 “그것을 불법적인 것으로 묘사하고 싶어 하는 세력들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 외무성은 국방성이 하는 일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으며 또한 이에 대하여 따로 확인해줄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18일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 지원을 위한 파병을 결정했으며 1500여명이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23일에는 1500여명이 추가로 도착해 3000여명이 러시아에 있으며, 전체 파병 규모는 연말까지 1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국회에 보고했다.

한국 정부를 비롯한 국제 사회의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파병’ 발표를 북한이 사실상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북한군의 파병을 사실상 시인하면서 북러 간 유사시 군사 조약을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결산 기자회견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정황을 뒷받침하는 위성 사진에 대한 견해를 묻자 “위성사진은 중대한 것이고, 만약 사진들이 있다면 이는 무언가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와 조선민주주의공화국(DPRK)의 관계와 관련, 여러분은 전략적 동반자 협정이 비준된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오늘 (비준된 것) 같다”면서 “우리가 무엇을 할지, 어떻게 할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으며, 우리는 이 조항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북러 조약에는 공격받을 경우 상호 군사적으로 지원한다는 조항이 담겨 있다.  < 한겨레 박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