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문건 유출로 인질 협상 결렬 가능성 높게 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의 전 대변인이 가자지구 전쟁 관련한 여론을 정부에 유리하게 만들고자 기밀 문건을 고의로 유출했다는 의혹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법원은 문건 유출로 인질들이 사망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관련자들을 조사 중이다.
4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등은 인질가족포럼이 이날 성명을 내고 해당 의혹에 대해 “이번 의혹은 네타냐후 총리 관련한 사람들이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큰 사기 행각 중 하나를 벌였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이는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최악의 비도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정부와 국민 사이에 남아있는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는 것”이라며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파괴 행위를 했다고 의심되는 사람들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야당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는 민감한 보안 정보가 “정치적 생존을 위한 작전”에 사용됐다며 총리가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1일 6명의 인질이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뒤 주검으로 돌아왔다. 이후 지난달 5일 영국 매체 주이시크로니클의 기자가 이스라엘 정보 문건을 인용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지난달 16일 사망)가 이스라엘 인질들을 데리고 외국으로 가려고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음날인 지난달 6일 독일 일간지 빌트는 하마스의 대이스라엘 심리전 문건을 확인했다며 이들이 인질 협상을 타결하거나 전쟁을 끝내기를 서두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취재 경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네타냐후 총리가 주장해 온 대 하마스 비타협 강경노선에 대한 우호적 여론 형성을 위해 의도적 문건 유출과 내용 왜곡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이어져왔다. 이후 주이시크로니클이 보도를 삭제하고 사과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후 이달 1일(현지시각) 관련 의혹에 대한 이스라엘 사법 당국은 수사를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이스라엘 리숀레지온 지방법원이 총리실의 문서 유출 사건에 대해 의도성이 있다고 강하게 의심해 조사 중이라고 4일 보도했다. 또 법원은 경찰과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 군 당국 등 관계기관이 합동 수사에 착수했고 피의자 여러명이 체포돼 신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이 사건에 대한 함구령을 일부 해제하며, 용의자가 총리실 전 대변인이었던 엘리 펠드스타인이라고 공개했다. 법원은 다른 피의자 3명은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군과 보안기관 소속이라고 밝혔다. 반면 총리실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총리실 문건 유출의 파장을 단정하긴 아직 이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날 “수사관들이 군의 기밀 정보 문서를 훔쳐 총리실 직원에게 넘긴 것이 조직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고, 그런 문서 중 하나가 외국 언론에 공개한 것이 가자지역에 억류된 인질과 군인 생명에 지속적인 위험 요인이었다고 본다”고 짚었다. 반면 이스라엘 또 다른 언론 하레츠는 “총리에 대한 혐의가 아직 제기되지 않았으니 이것이 그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한편 지난달 말 이집트가 제안한 단기 휴전과 4명의 인질과 팔레스타인 포로 교환 협상안은 하마스가 거절하면서 결렬되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5일 보도했다. 하마스는 장기적 휴전을 보장하지 않는 단기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거절했고,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보완 요청을 또 거절했다. < 한겨레 최우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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