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인원에 견줘 비좁은 집회 범위
경찰과 참여 시민 사이 충돌 일어나
‘윤석열 정권 퇴진’을 내걸고 노동조합과 시민단체가 연 첫 번째 총궐기 현장 곳곳에서 참여 인원에 견줘 비좁은 집회 범위를 둘러싸고 경찰과 참여 시민 사이의 충돌이 벌어졌다. 주최 쪽은 이 과정에서 14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경찰과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퇴진운동본부) 설명을 9일 들어보면, 이날 오후부터 서울 도심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퇴진 집회와 관련해 11명(저녁 8시30분 기준)이 연행됐다. 퇴진운동본부 쪽은 “집회 장소를 진입하는 행진 도중 경찰의 도발과 방해로 마찰이 있었다”며 “부상자도 14명이 발생했다”고 했다. 민주노총 등 퇴진운동본부 소속 단체들은 이날 저녁 8시부터 각 경찰서에서 연행자를 석방하라는 항의행동을 이어갔다.
이날 집회는 서울 숭례문부터 시청역까지 세종대로 전 차선과 인도를 메운 채 진행됐다. 애초 경찰은 세종대로 왕복 8차선 가운데 6개 차로만 내어주고 차량을 통행시켰는데, 서울 도심에서 사전 집회를 연 참가자들이 본 집회에 합류하며 공간이 비좁았던 탓에 차도 전체가 집회 현장이 됐다. 이 과정에서 집회 신고 지역을 벗어났다고 판단한 경찰과 시민들 사이 충돌이 발생했다.
시민들은 차로를 통제하는 경찰과 부딪히며 “구역이 좁아 합류하려는 참가자들이 못 들어오고 있다”는 등 불만을 내비쳤다. 현장에 들어서려는 장애인 단체 회원과 노동조합원 등을 경찰이 막아서기도 했다. 시민들은 “(집회 현장을) 열어라”, “폭력경찰 물러나라”라고 외치며 항의했다. 이로 인해 집회는 애초 예정보다 1시간여 늦은 오후 5시께 시작됐다.
경찰은 집회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차로 2개를 다시 확보하려 숭례문에서 시청역 방향으로 밀고 들어갔다. 이미 자리를 잡고 있던 시민들이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하며 일부 부상자가 발생해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충돌은 집회를 마칠 무렵인 오후 5시40분께까지 이어졌다.
경찰은 이날 총궐기를 ‘불법집회’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서울경찰청은 “집회가 세종대로 전차로를 점거하고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심각한 불법집회로 변질되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집회 현장에서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해산명령에 불응하는 등 혐의로 현장 검거한 불법행위자들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 등 엄정 수사하겠다. 그 외에도 (혐의자들을) 전원 채증 판독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와 같은 불법을 사전 기획하고 현장 선동한 민주노총 위원장 등 집회 주최자들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엄정하게 사법처리 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노총은 “(경찰이) 평화적인 집회에 난입해 충돌을 유도하고, 집회 참가 중인 조합원을 폭력 연행했다“며 “정권은 폭력으로 지킬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총궐기 뒤 열린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왜 이 좁은 공간에서 이 많은 사람들이 불편하게 주권 행사를 해야 하느냐”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하게 (집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바로 경찰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 한겨레 김가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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