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국민들 “ “아메리카노는 안 팔아요.” [유레카]

“아메리카노는 안 팔아요.”
캐나다 도심 곳곳 카페에서 이런 문구를 내걸고 있다. 그동안 물에 에스프레소를 탄 커피를 ‘아메리카노’라고 했지만, 이제는 이 명칭을 거부하겠다는 게 요즘 캐나다 국민들의 생각이다. 2차 세계대전 때 이탈리아에 주둔한 미군이 에스프레소 커피가 너무 쓰다며 물을 섞어 마시면서 아메리카노란 이름이 탄생했다고 알려지지만, 지금 캐나다에서는 ‘아메리카’에 대한 반감이 커 차라리 자국 명칭을 딴 ‘캐나디아노’(Canadiano)로 바꿔 부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는 카페의 메뉴판에서 아메리카노 글자를 지우고 직접 캐나디아노를 써 넣는 사장님들의 영상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산 수입품의 관세를 25% 올리겠다고 엄포를 놓는가 하면, 최근엔 목재와 낙농 제품에 대한 보복성 관세마저 예고하며 “캐나다가 우리를 갈취해왔다”고 주장한다. 국경을 맞댄 이웃 나라를 저격한 트럼프 대통령의 막무가내는 관세 정책뿐만이 아니다.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하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라고 깎아내렸다. 캐나다 시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미국 여행을 취소하고,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의 열기가 뜨겁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갖고 있는 캐나다 시민권을 박탈하자는 청원이 뜨거운 호응을 얻고, 미국과 캐나다의 하키 국가 대항전에서 자국을 응원하는 팬들 간에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의 정상 간 통화에서 욕설까지 오갔다고 전해진다.
국경을 맞댄 국가 간에 유난히 사이가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 영토나 자원을 놓고 분쟁을 하거나, 제국주의 시대에 강대국이 이웃 나라를 식민지로 삼으며 갈등이 커지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과 캐나다는 국경을 맞댔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에는 대체로 평화로운 관계였다. 제국주의적 야욕을 보이는 지도자의 등장이 두 나라의 관계를 바꿔 놓고 있다.
캐나다 시민들의 캐나디아노 운동이 유독 눈에 띄는 것은 남의 나라 일로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 제품 대신 한국 제품을 구매하려는 시민운동이 잊을 만하면 일어난다. 강대국을 이웃에 둔 나라들의 숙명인가. < 김미향 기자 >
'● CANAD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캐나다, 중국이 자국민 4명 사형집행에 “ 강력 규탄” (0) | 2025.03.21 |
---|---|
캐나다 신임 카니총리 14일 취임…"우리 존중하면 트럼프 만날 것" (1) | 2025.03.13 |
캐나다 온타리오주, 미국행 전기요금에 25% 할증 (0) | 2025.03.11 |
이상과 현실 사이…트뤼도의 막 내린 진보 정치 10년 (0) | 2025.03.11 |
캐나다 차기 총리에 ‘경제통’ 마크 카니…트럼프 관세 대응 주목 (0) | 2025.03.11 |
온주 2.27 총선, 포드의 보수당 압승... 조성준 4선, 조성훈 3선 당선 (0) | 2025.03.04 |
“캐나다 위협하는 머스크 시민권 박탈”…의회 청원 26만명 넘어 (0) | 2025.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