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은 보수가 아니다" 돌아선 홍준표 지지자들

● COREA 2025. 5. 14. 12:20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민주당 당사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

"국힘 비정상…파면된 윤석열에 휘둘려"
"대한민국 재도약·국민통합 위해 민주 합류"
이언주 "헌법 지키려는 생각…함께 손잡자"

홍준표 지지 모임 회원들이 1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당사 2층 브리핑룸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는 기자회견을 했다. 2025.05.13. MBC 뉴스 캡처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자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이들은 이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정상적인 궤도로 올리는 것이라며 이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민의힘은 '파면된 윤석열에게 휘둘리는' 정상적이지 않은 당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홍준표 경선 캠프 인사였던 박창달 전 한나라당 의원이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만약 이 후보가 대선에서 크게 이기면 이들이 '내란 세력 척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홍준표 지지 모임 회원들(홍사모·홍사랑·국민통합찐홍·홍준표캠프SNS팀·홍준표캠프미디어팀 등)은 1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당사 2층 브리핑룸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 홍준표 지지 모임 회원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 지지자 모임 중 가장 인원수가 많다.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홍 전 대구시장은 지난 10일 국민의힘 단일화 과정을 보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늘 조롱거리로만 여겨졌던 '국민의짐'이란 말이 그야말로 국민의 짐이 되어 버렸다"며 "나는 이렇게 될 줄 알고 미리 탈출했다. 당원들만 불쌍하게 됐다"고 글을 남겼다.

 

홍 전 시장이 국민의 힘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에 홍준표 지지 모임 회원들은 국민의힘을 버리고 '더 나은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리더'로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다. 국민통합찐홍 김남국 회장은 "국민의힘은 상식적으로 보면 보수가 아니다"라며 "더 기가 막힌 것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찍으면 정의가 실현된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는) 파면된 윤석열이 아직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데 이게 정상적인 당이냐"라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이 후보를 지지하고 압도적 승리를 도와주는 것이 상식이고 정상"이라며 "이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해서 보수의 진정한 가치를 구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가 대선에서 이겨야 제대로 된 '정의'가 무엇인지 증명될 수 있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들에게 용기를 내준 것에 감사하다며 '이번 선거에서 적절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헌법정신에 따른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하는데 불행히도 헌법을 위반한 내란을 일으켜 만장일치로 탄핵당한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은 내부 쿠데타에 유사한 단일화 과정으로 김문수 후보가 선출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점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홍준표 지지 모임 회원들이 용기를 내서 '대한민국에서 보수란 무엇인가'라는 큰 질문을 국민과 정치인들에게 던져준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3일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광역시의 동성로 거리에서 집중 유세를 하고 있다. 2025.5.13. 연합

 

이 의원은 "민주당 입장에서도 국민의힘이 정상적인 정당으로 바로 서야 좋은 정치를 펴는 것인데 현재 상황은 매우 암담하다"며 "보수·진보라는 이념 잣대로 편을 가르기보다는 헌법 질서를 지키려는 생각이면 함께 손을 잡고 전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황명선 의원도 이 의원의 말에 동의하며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위해 함께 지지를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홍 전 대구시장을 지지자들은 홍 후보가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국민의힘이 보여준 '후보 교체'에 가까운 단일화 과정에서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홍사모 신영길 중앙회장은 "국민의힘은 보수정당이라고 불릴 자격도 없다"며 "12·3 비상계엄으로 나라 경제와 민생을 파탄낸 대통령을 배출한 것을 반성하지도 않고 아직까지 윤석열에게 놀아나는 것이 한심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상과 진영을 떠나 대한민국의 재도합과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해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사모 박윤영 최고위원은 "이재명 후보님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합심해 다음 세대에 자라나는 아이들을 생각해서 이 나라가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홍준표 지지 모임 회원들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하자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홍 전 시장을 붙잡았다. 그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준표 전 시장님, 이재명의 사탕발림에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시장님이 정계 은퇴 이후 혹시라도 마음의 변화가 생겼을까, 후보의 노파심에 드리는 말씀"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시장님은 누구보다도 이 후보 개인의 위험성과 민주당의 전횡이 나라에 어떤 해악을 끼쳐왔는지를 뼈저리게 경험하고, 줄곧 문제를 지적했다"며 "최근 대선을 앞두고 시장님의 정치적 스탠스에 변화의 기류가 느껴진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했다.

 

안 의원은 "절대 이재명 후보의 손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최근 시장님의 지지층 일부가 이 후보를 지지하거나, 시장님의 측근 인사들이 이재명 캠프로 합류하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진다. 그런 흐름도 단호히 제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후보는 홍 전 시장이 미국 하와이로 떠나기 전 전화통화를 해 진영갈등을 벗고 국민통합을 하자는 뜻을 모았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홍 전 시장의 고향인 경남 창녕군 유세에서 홍 전 시장과 통화한 사실을 밝혔다. 그는 "홍 전 시장 같은 훌륭한 분이 함께해주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민주주의가 이렇게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이 걱정된다는 점에 대해 서로 공감했다"며 "좌우를 가리지 말고 통합해서 오로지 국가만을 위해 국정을 하면 성과도 나고 지지율도 높은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지 않겠느냐는 말씀도 해주셨다"고 전했다.           < 민들레 김민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