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구 세력의 '이재명 악마화' 배경 직접 분석

30일 춘천·원주·충주 유세서 '작심 발언'

"균형 발전 전략으로 대전환은 혁명,
부당한 특권 뺏길까 두려움 때문"
"출신·배경 아닌 기회가 공정해야"

 

"왜 그들은 이재명을 그렇게 싫어합니까?"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선 후보가 6·3 대선을 나흘 앞둔 30일 저녁 충북 충주 유세에서 수구 기득권 세력 주도의 '이재명 혐오'와 '이재명 악마화'를 정면으로 따져 물었다. 

 

곧이어 스스로 "시대가 바뀔 수 있으니까요"라고 답했다. 그리곤 "정상적인 사회로, 진정한 의미의 공정한 사회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니까, 그렇게 되면 이 불공정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얻던 특별한 혜택, 특별한 지위가 위협받으니까요"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0일 충북 충주시 충주체육관 시계탑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진짜 대한민국"이라고 쓰인 청사초롱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5.30 연합

 

30일 춘천·원주·충주 유세에서
'이재명 악마화'에 작심 발언

 

이 후보가 보기에, 대한민국은 박정희 개발 독재 이후 오랜 불균형 성장 전략을 통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긴 했지만, "지역은 서울로 몰빵, 기업은 몇몇 대기업으로 몰빵, 인물로는 잘난 특정 소수에게 몰빵"함으로써 서울·수도권 초집중, 부의 양극화와 불평등, 극심한 부패 등을 초래해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래서 지금은 '균형 발전 전략'으로 국가 전략의 대전환을 이뤄내야만 할 때다.

 

그는 "기업도 특정 소수한테 특혜를 몰아주는 방식이 아니고 모든 기업에 공평한 기회를, 아니 힘 약한 기업에 더 인센티브를 주는 그런 생태계를 만드는 기업 전략을 써야 한다...정부 재정도 지방에 더 많이 배정해야 한다"며 "반드시 그렇게 해야 지속적으로 다시 성장할 수 있고, 기회가 생겨서 사람들이 싸우지 않고 같이 손잡고 살 수 있다"고 역설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9년 4월 30일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김해 봉하마을 사저를 떠나는 모습. 연합

 

"노무현보다 더 위험한 사람 발견"
"살아온 방식대로 진짜 공정하면?"

 

이런 대전환은 그간 특혜를 당연시해왔던 수구 기득권 세력에겐 큰 위협임은 물론이다. 이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을 보면서 사람들이 그런 불안감을 느꼈다"면서 "그런데 그 사람보다 더 위험한 사람(이재명)을 발견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성남 천둥벌거숭이가...말한 대로, 살아온 방식대로 진짜 공정하게 해버리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지? 라는 사람들이 생겨난 거다. 그 사람들은 무척 싫을 것이고, 뺏기지 않을까 무서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재명이 성남시, 경기도 행정을 책임지면서 부당하게 한 일이 있는가. 덮어씌우고 가짜로 조작해서 그렇지, 제가 십 원 한 장 챙긴 일 있는가...십수년을 작업해도 제가 씨알이 안 먹혔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니 그들의 입장에선 불안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0일 강원도 원주시 반곡동 원주행복마당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5.30 연합

 

"왜 이재명을 두려워하고 음해?
부당한 특권 뺏길까 두려움 탓"

 

앞서 강원 춘천 유세에서도 그는 균형 발전 전략으로의 대전환은 "혁명적인 과정"이라며 "지금 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특혜를 받던 사람들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특권적 위치, 특혜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것을 빼앗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주 유세에서도 이 후보는 "(이재명을) 왜 두려워하고 음해하는가? 제가 언제 독재를 했는가?"라고 되묻고는 "이재명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부당한 특권적 지위를 혹시 뺏기게 되지 않을까 해서 오는 두려움이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이재명을 무서워하라고 하거든 앞으로는 공정하게 살 생각해라. 공정하게 대우받고 공평한 기회를 누리고 기여한 만큼의 몫만 보장되는 정상적인 사회를 그대도 준비하시라고 여러분이 말해 달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제는 진짜 공정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재명은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저 변방에서 아웃사이더 비주류에서 이제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들어오고 있지 않은가. 이것을 불평등하게 불이익을 받던 대다수 국민은 환영하지 않느며"며 지지를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열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강원과 충북 지역의 표심 공략에 나선 30일 춘천시 춘천역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5.30 [공동취재] 연합

 

'비주류의 비주류'였던 이재명
"저는 늘 국민들 속에 있었다"

 

춘천 유세에서 이 후보는 소년공과 장애, 검정고시, 대학과 사법시험 합격 등의 지난날을 회고한 뒤 "사법시험 합격하고 다시 또 태어났던 그 웅덩이로 되돌아갔다. 그 속에서 끊임없이 기득권자의 길이 아니라 기득권에 피해 본 힘없는 서민, 우리 다수 대중 속에서 함께 살았고, 또 그들의 소중한 주권 행사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의 정치개혁 덕에 정치에 입문했다는 그는 "비주류고 아웃사이더라고 말하지만, 그건 기득권자, 주류의 입장에서 하는 얘기"라면서 "저는 늘 국민들 속에 있었고 국민들 입장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했고, 국민들의 이해관계를 가장 잘 반영해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국민들이 맡긴 권력을 행사했다. 그래서 성과가 났고 인정을 받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20년 정치적 우여곡절을 딛고 새로운 비상, 진정한 주류화를 앞둔 탓인지 이 후보는 이날 춘천·원주·충주 유세를 통해 우리 사회 '비주류의 비주류'로서 오랜 세월 가슴에 응어리졌던 '진짜 하고픈 이야기'을 모두 쏟아 내려는 듯했다.

 

3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유세가 열린 강원도 원주시 반곡동 원주행복마당에서 지지자들이 이 후보의 연설을 듣고 있다. 2025.5.30 연합

 

검정고시 동문들에 보내는 편지
"출신·배경 아닌 기회 공정해야"

 

이런 조짐은 유세 전부터 있었다. 이 후보는 이날 페북에 '조금 더 특별한 우리: 검정고시 동문에게 보내는 편지'를 올려 '빛의 혁명' 완수를 위해 함께 투표하자고 독려했다. 그는 "검정고시는 강고한 학벌주의·연고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오직 실력과 의지만으로 스스로의 길을 개척했다는 증명"이라며 "출신과 배경이 아닌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고 노력과 의지가 인정받는 사회,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게 우리의 사명이다"라고 역설했다.

 

이 후보는 충주 유세를 마치면서 "저 이재명은 사실 엄청나게 많이 죽을 뻔하다가 살아났다"면서 "국민 덕에 펜을 넘어, 법을 넘어, 칼을 넘어 살아남았고, 앞으로 총탄도 넘어서 반드시 살아남아서 여러분의 훌륭한 도구가 되도록 하겠다. 감사드리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이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