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단기선교... 8일간의 사역 후기

김연화 목사 (뉴에덴교회/ 뉴에덴 영성센터)

 

2024년 쿠바 단기 선교를 다녀와서  2025년도  쿠바 선교를 미리 계획했다.

손자들까지 온 가족 3대가 사역에 함께 하기로 하고 작은 딸의 큰 아들 리암이  3살 때  그린 예수님 얼굴그림으로 T셔츠,를 만들고, 친구그림으로  물컵, 무지개 그림으로  도시락 가방을 만들어서 길거리 마켓과  버스킹(찬양, 전도지) , 또한  많은 성도들에게 선을 보이며 선교후원금을 마련하였다.  

 

첫째 , 3 선교팀 사역지로 출발

 

드디어  2월 중순에 3월15일~22일 일정으로 갈 예정을 세우고 티켓팅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가 가려고 하는 시구아 마을에서 가까운 Costa Morena 호텔에  팬데믹 이후에는 관광객이 들어오지 않아서 가까운 Santiago 공항으로 가지 못하고 부득불 Holgin공항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선교 활동을 하려면 시구아 마을에서 가까운 코스타 모레나 호텔에 머물러야 하는데 올해는 그 호텔이 오픈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멀리 떨어진 카리솔 호텔로 가야만 했다. 공항에 내려서 호텔까지 4시간 이상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올해 처음  손자들을 데리고 가야 했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신경이 많이 쓰였다.

 

더구나 비행기 티켓이 손자들의 학교 마치브레이크 기간에는 없었기에 부득불 결석을 해야만 했다. 하나님과의 약속이라 지켜야만 하니 결석을 해도 어떻게 하겠는가.

 

 

새벽 3시에  일어나서 공항으로 출발해야 하기 때문에  손자들이 좋아하는  햄, 참치로 비빕밥을 만들어 준비해 갔다.  공항에서 짐( 138 kg)을 부치고 각자 배낭을 메고 남편과 나는 두 손의 쇼핑백에 손자들이  먹을 각종 과자와 컵라면을 들었다.   4시 30분 공항에서 밥을 먹이고, 탑승객 검색대로 가서 줄을 섰는데 셋째 엘로이가 오랫동안 기다리는 것을 지겨워 하며 빙빙 돌기시작 하였다.

와…. 이제부터 선교 시작의 종소리를 울리는 것 같았다.

 

검색은 여차 여차하여 어렵게 잘 통과하였다. 이제부터 기도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 하나님의 은혜로, 그 이후부터 선교가 끝날 때까지 아이들이 그런대로 잘 따라 주었고  선교를 몇 번 가 본 아이들처럼  어린이 사역에도 잘 동참해 주었다.

 

돌아보면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하나님께서 은혜와 긍휼을 베풀어 주셔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참 감개가 무량하다…

 

이번 선교는 무척 어려울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6개월 전부터 기도를  많이 하게 되었고 선교 떠나기  한달 전부터 사도행전을 몇 번이나 읽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사실 일어나지도 않는  일을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도  생각지도  않던 일이 갑자기   선교지에서 일어나면 어떻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나는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시편을  읽고 마음의 평정을 찾았던 생각이 나서 이번에도 시편을 읽던 중에  23편에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나와  함께 하시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다.

 

처음으로 손주들과 함께 가는 선교인데 그곳 사정이 썩 좋은 것도 아니어서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더운 날씨에 녀석들이 아이스크림이라도 찾으면 어떻하나…???   우리가 가는 선교지는 아주 시골이라  상점도 음식점도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홀긴 비행장에 도착하여 4시간 버스를 타고 가야 하기에 아이들이 얼마나 지겨워할까 생각했지만 정말  재미있게 잘 가고 있었다.  기쁨이 밀려온다.  또  감사함이 밀려왔다.

들에 있는 말과 염소들을 보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새로운 것을 보는 것도 무척 좋아들 해서 나의 마음도 흐뭇했다.

 

호텔에 도착하여 점심을 굶어서인지  저녁밥이 야채만 나왔는데도 맛있게 잘 먹어 주었다.  도착한 첫 날부터 수도물이 나오지 않았고, Wifi 도 안되었다.  

전기도 왔다 갔다 하였지만 큰 불편함을 느낄 수는  없었다.  이곳에 오기 위하여 새벽부터  부산을 떨었기  때문에  너무 피로하여서 빨리 잠자리에 들어야만  했으니까.

그래서  불편함을 느낄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사워는 하고 누워야 하는데 물이 나오지  않았다. 좀 자다가 일어났더니 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어서   컵, 빈병과  쓰레기통에 물을 받았다.

언제 완전히 끊어질 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침에 주일 예배에 참석하려면 얼굴은 씻고 가야 할 것 같아서 물을 빈병이 있으면 다 받아두었다.

 

내일  주일예배에 참석 하기 위하여  성도들에게  줄 선물을 잠깐 자다가 일어나서  한밤 중에 다시 점검하고, 가져간 컵라면과 햇반을 아침 일찍 먹고  떠나야 하기 때문에 준비해 놓고  또 잠을 청하였다.

 

둘째 주일(Domingo) 사역

 

8시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서 우리는 적어도 7시 전에는 출발해야만 했다. 호텔 조식은 아침 7시 30분에 시작되기 때문에 호텔 식당에서는 아침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시구아교회 교인들에게 줄 물건을 이민 가방 2개에 담고 딸과 손주들은 먼저 마차로 태워서 보내고,  우리들은  짐을 싣고 가야 하기 때문에  낡은 차라도 타야만 했다.  차량은 뒷좌석이 몸을 바짝 오무려야 세 사람이 탈 수 있었다. 현지에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진주여고 동창인 친구 박은자  권사님과 윤인협 안수집사님 께서 감사하게도 차편을 준비해 주셔서 오래된 자동차이지만 쉽게 갈 수 있었다.

 

권사님 부부는  10년 전부터 꾸준히 쿠바선교를 하셨기 때문에 쿠바의 실정을 잘 알고 계시기에 우리 가족팀은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성도들이 오기 전에 교회에 도착하여 미리 기도를 하고  성인 예배와 어린이 예배를  함께 드리면서 우리 가족 3대가 나가서 찬양을 두 곡 불렀다. 손주들도 곧 잘 했다.  목사님 설교가 끝나고 나서 어린이(25명)들을 데리고 나가서 작은 딸이 준비한 프로그램으로  어린이 사역을 시작했다.

 

전교인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어른들에게 선물(생필품) 을 나누어 주고 나서 어린이들  에게도 학용품을 나누어 주었다. 기뻐하는 그들의 모습에 우리의 마음도 한없이 기뻤다.

 

이곳 쿠바 시골에는 돈도 없지만, 있어도 생필품이 없어서 작년에는 코스타 모레나 호텔에서 랍스터를 잡아온 아저씨가  치약, 치솔, 비누, 옷으로 바꾸어 달라고 했었다.

 

올해는 꿀을 사려고 했더니 돈보다 옷을 달라고 했다. 우리가 섬기는 교회와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나누어 줄 것 이외에 무거워도 여분의 옷과 생필품을 가지고 가서 전도용으로  사용해야만 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1960-70년대를 회상하게 되었다. 없지만 행복해 보이는 성도들은  정말 찬양을 힘차게 불렀고, 기도를 정말 간절하게 열심으로 하였다.

 

 

시구아교회가 작년보다 부흥하여서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 하실까…? 나도 이렇게 기쁜데…교회  바닥이 울퉁 불퉁하고 의자도 꼭 넘어질 것만 같은 데 성도들은 찬양할 때 일어나서 노래하고 기도할 때 꿇어 앉아서 하고, 목사님 말씀들을 때는 의자에 앉아서 듣는다.

 

우리는 이 교회 이름(뿌레민넨시아 멜라몰)이 발음하기 어렵고 길어서 마을이름을 따서 쉽게 시구아교회로  부르고 있다.

 

사실 작년에 나는 마을 입구에 있던 시구아교회가 없어지고 마을 중심에  시구아교회가 세워졌다고 해서 직접 보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혼자 갔었다.

 

마을 입구에 있었던 교회는 10년 전에 가서 100명의 사람들을 전도하고 부흥회까지 해서 무척 잘 성장해 가는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교회가 갑자기 없어진 것이다.

나는 이런 소식을 접하고 나서 기도하는 가운데 작년부터 시구아교회를  섬겨야 되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올해부터 전교인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게 되었다.   점심식사는  피자와 오렌지 쥬스였다. 피자라고 하지만 토핑이 없는 밀가루 빵이었다.

이 빵도 2시간 거리에 있는 마을에서 주문 해 왔다. 우리 가족 사역팀도  배가 고팠던 참에  손주들까지 맛있게 먹게 되었다. 

 

어린이 사역은 혈루병에  걸린 여인이 예수님 옷자락을 만지고 치유된 것 (막5:25-30) 을 설명하면서 두꺼운 천(예수님 옷)에 물감으로 손바닥 찍기를 하고,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말해주는 부채에 예수님을 그리기 대회를 하여 잘 그린 어린이에게 상을 주었다.

 

이때 준비해간  부채가 모자라서  손주들의 것이 없자 서운해 해서 내년에는 꼭 해주겠다고 달래 주었다.

 

그 다음에 제기차기를 하여 우리 한국의 문화를 알렸는데 아이들이  정말 잘 차지는 못했지만 재미있어 했다.  우리는 모든 행사가 끝나고 렉시 담임목사님과 교회의 현항과 실태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목사님에게 현재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도 묻게 되었다. 개인 전화기와 교회 예배당이 작아서 확장하고 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지원해 주기로 약속을 했다.

 

사모님께서 우유와 치즈로 대접해 주었는데 이곳에서는 보기 드문 식품이라고 한다 .  목사님이 어디에서 공부를 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는지 물어보았다. 신학교  졸업장과 목사 안수증을 보여 달라고 해서 보고나서  더욱 믿음이 갔다. 그래서 사진도 찍고 축하도 해 드렸다. 

 

이 교회를 섬기려고 작정했으면  당연히 목사님의 신상에 대한 것은 알고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여러가지로 의미 있는 은혜로운 주일이었다.

 

셋째 월요일 (Lunes) 사역

 

오늘은 손자들을 위하여 근처에 있는 마을과 내셔널 파크에 가서 악어(10마리)와 후띠야 (5마리) 를 관람하고 생계를 위해 낚시하는 사람들을 보고 근처 마을에 있는 약국과 병원도 둘러 보았다.

 

코로나 이후에 관광객이 들어오지 않아 공원이 거의 패쇄 되어 있었다. 먹을 것이 없어서 여윈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아팠다.  오후에 호텔 로비와 식당, 청소원들에게 치약, 귀고리, 목걸이( 도네이션 500개 받음) , 비누, 옷가지 등을 건네주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다음 해에 왔을 때 예수님을  영접할 것을 기대하면서 기도하게 되었다.  

 

선물을 주었더니 먹을 물도 주었고 , 수도물을 끓여서 먹으라고 한 병씩 밖에 안 주던 물을 5병씩 주는가 하면 와이파이도 하루 한시간씩 사용할 수 있던 것을 5시간씩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참 선물은 좋구나…~그래서 조금은 편하게 선교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막내 손자인  엘로이는 호텔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홀라(hola)하면서 인사를 하여서 우리 가족이 각 나라에서  온 사람들로부터  만날 때마다 즐겁게 서로 인사하면서 지내게 되었다.

 

호텔 투숙객들과 호텔 직원들은 우리가 무엇을 하려 왔는지 알고 있었다.  어린아이를 통하여 서로 소통하게 된 것이다.  엘로이가 ‘선교사 타입’이라고 해서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 나는 손주들이 지혜와 키와,  믿음이 자라기를 매일 기도한다.

 

아이들은 쿠바의 어려운 환경을 보고는 캠핑을 어릴 때부터 다녀 봐서인지 캠핑보다 호텔이 좋고 호텔보다는 집이 좋다 하고, 음식도 비교를 많이 하면서 호텔 음식보다 엄마 음식과 할머니 깍두기가 너무 맛있다고 하였다.  손자들은 쿠바 어린이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는 자기들이 살고 있는 환경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런 곳에서 살고 싶지는 않다고 말을 한다. 

 

불쌍한 사람들을 도울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 함을 아이들이 직접 겪어봄으로 산 교육이 되리라 믿는다. 어릴 때부터 믿음 안에서 키우기 위해 이렇게 어려운 곳에서 선교하는 기회를 마련했던 것인데…큰 도움이 되리라.

 

넷째   화요일( Martes) 사역

 

오늘은 초등학교를 방문하는 날이라 어젯밤에 아이들을 위한 선물로 속옷과 학용품(10가지) 을 준비하여 어린이들에게 한 개씩 줄 보따리를 만들어 두 가방에 넣고 호텔식당을 열기 전에 줄을 서서 식사를 마치자 마자 8시에 마차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도착하니 제일 먼저 나이 드신 교장선생님이 나오셔서 인사를 하셨다. 그리고 지우개를 가지고 오셨느냐고 김 장로님에게 물어 보신다 . 물론 우리가 준비해 갔다.

 

학교 사역은 손주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가하게 되었다. 학교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고  먼저 비즈 공예로  자기 이름을  알파벳으로  찾아서 팔찌를 만들었다.  작은 알파벳과 큰 알파벳 두 가지를 가지고  만드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심취해서 만드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아이들은 알파벳을 찾느라고 고심하며, 땀을 뻘뻘 흘렸다.

 

사이좋게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며, 노는 모습이 천국을 연상하게 해 주었다. 천진 난만한 모습들….!!!

 

큰 손주는 아주 잘 만들어서 엄마 동생들 것까지 만들어 주고  흡족해 하였다. 그 다음 제기차기와 줄넘기 대회를 손주들도 어린이들과 하면서 대회에 참가하여 상품을 받고 싶어하였다.  

 

잘하든 못하든 참가하는데 의의가 있고 용기를 북돋워 주는 것인지라…어린이들을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참가 시켜서 상품을 주었다.

 

모든 일정이 끝나서 손주들이 친구들에게 다음 해에도 온다고 인사를 하고 돌아서서 오는 모습이 못내 아쉬워들 하는 것 같았다.  둘째 손주는 팔찌와 호텔에서 주는 팔찌를 지금까지 끼고 있다. (기특한 녀석…ㅋㅋㅋ)

 

매일 선교가 끝나면 바닷가에 가서 저녁 먹기 전까지  1~2시간을 놀았는데,  4일 정도 놀고 나더니 절대 바닷가 해변은 싫다고들 한다. 묻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이 먼저 말을 했다.

 

코스타 모레나 호텔은 수영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고 산호도 많이 잡을 수 있는데 이곳 카리솔 호텔은 그런 시설이 없었고 해변가가 바다 잡초로 덮여 있어서 아이들이 놀기에는 부적합한 때문인 듯 했다.

 

아이들은 또 4일정도 지나자 호텔 밥도 조금 지겨운지 라면을 달라고 하고, 또 빨리 학교를 가고 싶다고 한다.  마지막까지 기쁜 마음으로 잘 해주어야 할 텐데…

 

 

다섯째 수요일(Miercoles) 사역

 

수요일 아침 일정으로 아이들을 위해 15분 마차를 타고 수족관과 그 옆에 위치한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가 살고 있다는 la Fantasia(일명 소련마을) 에 관람을 가기로 했다.

 

코로나 전에는 수족관에서 바다의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한 쪽 구석에 거북이 세 마리와 돌고래 한 마리가 전부였다.

 

큰 수족관 시설물이 텅 비어서 거의 폐허가 되어 있었다. 관람객이라고는 우리 가족이 전부였고, 고래 조련사가 고래의 장기자랑을  우리에게 선을 보이고 나서  우리 가족들이 물에 들어가서 고래와 함께 놀기를 원하는데…모두 꺼려서 못 들어가고 있었다. 그 때 ‘가족 대표’로 용기 있는 둘째 손자가 물에 들어가 고래를 붙잡았다.

 

고래가 몸부림치는 바람에 두 번이나 물을 먹고도 아이는 고래등에 업혀서 정말 빠른 속도로  달렸다. 무섭고 걱정됐다. 하지만 둘째는 겁먹었나 했는데 끄떡도 안했다! 다행이었다.

 

와! 우리는 오랜만에 박장대소하고, 멋진 쇼를 보여준 돌고래에게 키스로 세레머니를 하고 헤어졌다.  “Adios…~~^^”

 

오후에는 지베라 마을 가정교회에서 우리 부부를 초대해 주어 호텔에서 30분을 걸어서 갔다.  이 마을은 약간 언덕 위에 있는 마을이었다.

 

 

나는 박은자 권사님 부부만 가기를 원했다. 그런데 우리 부부도 같이 가야 된다고 해서  가게 되었고, 딸과 손주들은 앉을 자리가 없다고 해서 함께 하지 못했다.

 

우리는 고기를 잡는데 사용하라고 윤인협 안수집사님께서 준비해 갔던 투망을 그들에게 주었다.

 

랍스터와 게와 몇 마리 생선을 잡아서 요리해서 대접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이곳에는 먹을 것이 풍부하지 않아서 생선 한 마리 잡으면 3-5명 식구가 먹는다고 하기에 우리는 한사코 사양했다.

 

그 곳에서 시구아 교회 렉시스 목사님과  야넬리스 사모님 부부도 초대되어서 만나게 되었다.  핸드폰을 마련하시라고 선교헌금을  드렸더니  핸드폰을 사가지고 오셔서  확인하게 되었다.

 

렉시스 목사님은 시구아 마을 주위의 마을 5군데 가정교회를 섬기고 계셨고, 앞으로 우리와도 연락을 하려면 핸드폰이 꼭 필요할 것 같았다. 

 

오늘은 하루에 2곳을 방문하였더니 너무 많은 피로가 몰려왔다. 오후 4시 이후로 바닷물이 따뜻하여 수영하면 좋은데 그럴 시간이 없이 피로로 그냥  쓰러져  버렸다.

 

 

여섯째 목요일( Jeves) 사역

 

오늘은 30명 규모인 제자교회를 가기 위해서 선물을 챙기는데 남자들에게 줄  T 셔츠가 없어서 당황하였다.  여러가지 챙겨서 가게 되었지만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오늘 예배 설교는 권사님 부부가 거의 10년이상 섬긴 까리다드 교회 목사님께서 작년처럼 인도해 주시는 것으로 생각하고 찬양만 준비해 갔다.

 

엘리야 킹 목사님께서 교단모임에 참석하시느라 오시지 못했다. 나는 연락을 받지 못해서 설교준비를 못한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곳을 소개한 에스터 집사가 설교를 해 달라고 하지만 마음에 준비가 안되어서 다음 해에 하겠노라고 했다.

 

이곳에서 마음 놓고 설교하려면 Certificate 있어야 한다고 했다. 10년 전에는시구아교회 목사님께서 설교를 시켜서 했는데…그 당시 팀원들이 두려워 했다.  이곳 사정을 잘 모르고 있었기에 혹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바 염려해서다.

 

제자교회를 방문하기 위해서 차를 빌렸는데 오래되긴 하지만  선교팀 모두(8명)가  탈 수 있어서 좋았다. 가는 길은 왕복 차선이지만 도로가 너무 패인 곳이 많았다.

 

김용승 장로님은 가솔린 냄새가 심하고 천정도 커버가 없어서 잘못하면 다칠 수 있기에 엎드리고 갔기 때문인지 도착해서 힘이 빠지고 멀미가 난다고 하셨다. 우리는  1시간을 달려서 제자교회에 도착했다.

 

그곳 성도들의 뜨거운 환영에 다 잊어버리고 찬양하며 예배하며 한 분 한 분에게 선물을 주었더니 얼마나 고마워 하는지, 그래서 “다음 해에도 선교하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라고 김장로 님은 말씀하셨다.

 

나는 차가 심하게 덜컹거려서 아이들이 다칠까바 노심초사 했다. 차가 덜컹거릴 때마다 차 천정에 머리가 부딪치고 차 모서리에 찍힐 것 같아서 너무 무섭고 불안하였다.

 

예배 드리면서 선교팀 모두 나가서  찬양과 기도를 하고 끝난 후에  야자수를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교회에 3번째 왔지만 올 때마다 교인들이 참 친절하고 선교팀을 섬기려는 마음이 엿보여 우리를 기쁘게 해주었다.

신기하게도 예배를 드리고 올 때 고생은 모두 잊어버렸다.

 

젊은 청년들이 막내 손자를 목마를 태워주고 구아바 과일도 따서 주었다.  갑자기 여자 어린이 또래들이 다같이 모이더니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였다.  참 아이들끼리는 말은 안 통해도 눈치와 행동으로 서로를 알아차리고 있었다.  

 

동네 남자아이들이 언제 모여 들었는지 가는 길에 손자들과 한 판 축구를 붙게 되었다.   그런 후에 덜커덩 거리는 차를 타고 출발해 얼마 안가서 손주들은 골아 떨어졌다.

 

제자교회는 밖에 건물이 없으니 손주들이 교회에 왔는데 왜 교회가 없느냐고 자꾸 물었다. 주중에 모이는 교회라 성도가 많지 않으면 집안에서, 많으면 밖에서 모이는 가정교회였다.

선교팀이 갔을 때는 밖에서 예배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주중보다 많은 성도가 모였기 때문이다.

 

7일째 금요일(Viernes)사역

 

오늘은 아침부터 내일 토론토로 떠나기 위해 짐을 챙겨야만 했다. 선물을 다 나누어 주어서  챙길 짐은 별로 없지만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차를 타야 하기에 빨리 짐 정리를 해야만 했다.

 

챙기는 중에 제자교회에 줄 남자 T 셔츠가 나왔다. 그리고 시구아 교회의 이벨리 라는 아픈  성도에게 자전거 타이어를 사주기로 했던 작년에 오신 전도사님을 찾기에,  이 성도가 일년을 더 기다리게 할 수는 없어서 우리 교회가  구제헌금으로 주기로 결정하였다.

 

마침 코스타 모리나에 근무하는 엘로이 성도가 안수집사님이 빌린  자전거를 가지러  온다고 해서 그 시간을 잘 맞추어 제자교회에 보낼 남자 T 셔츠는 전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구아교회의 성도에게 어떻게 전해 줄까 고심하게 되었다. 이곳은 시골이라 교통수단이 없고 전화가 잘 안되어서 전해 줄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물건들을 들고 가정교회까지 30분 걸어서 가서 전달하면, 가정교회 성도들이 주일 시구아 교회에 출석하기 때문에 가능한데 거기까지 갈 힘이 없었다. 더위에 30분을 걷는다면 완전히 지쳐서 돌아올 것만  같았다 .

 

그런데 마침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남은 햇반, 학용품, 악세서리 , 여자 옷들을 전달하려면 호텔 입구에 있는 시큐리티로 가정교회 성도들이 오도록 연락하면 될 것 같았다.  

 

가정교회를 방문했을 때 성도들의 전화번호를 적어 놓았던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적어 놓은 사람들을 차례로 전화를 돌리는데 응답이 없었다. 한참 후에야 한 사람, 쟈카린이라는 분이 전화를 받는다.

 

할렐루야!  하나님께서 준비해 간 것을 이렇게 전달하게 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몇 시간 동안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모두 고심했었는데.

 

코스타 모레나 식당 지배인과 여러 사람이 현지에 볼펜이 필요하다고 하여 이번에는 미리 준비한  뉴에덴교회 /영성센터에서 만든 것을 목사님, 사모님, 교회 직분자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었다.

 

카렌다를 해마다 선교갈 때 충분히 준비해 갔었는데 올해는 20부만 가져가게 되었다.

 

준비를 잘한다고 해도 선교 갈 때가 되면 부족한 것들이 나온다. 무게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먼저 선교를 시작한 친구 권사님 부부의 조언을 많이 듣고 준비했기 때문에 그런대로 잘 이루어졌음에 감사하다.

 

선교를 다녀오자 마자 친구 권사님은 내년이 기대된다면서 미리 준비를 한다고 전해 왔다. 나도 스페인어로 된 카렌다와 성도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지금부터 잘 준비하여야겠다.

 

설교, 찬양, 기도,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과 한국, 캐나다를 알리는 문화사역도 조금 더 폭넓게 준비하고 싶다.

 

전교인 점심 식사준비와 의료사역, 치유사역도 확대해 나가야겠다. 그렇게 하려면 그곳에 무엇보다 교통시설이 원활해져야 한다. 그래야 선교팀 인원도 더 많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좀 더 흡족한 선교가 되도록 지금부터  기도하며 준비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8일째 토요일 (Sabado) 귀국과 내년을 위한 기도

 

새벽 3시에 일어나서 호텔에서 준비한 차를 타고 4시간 이상 공항으로 가야 했다. 어둠이 깔린 호텔로비에 손주들이 제시간에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참 기특하기도 하다

짜증도 내지 않고 자신들의 물건들을 잘 챙겨서 배낭를 메고 차에 오른다.

 

호텔에서 준비한 샌드위치를 나누어 주었는데 이른 새벽인데도 둘째는 2개나 잘도 먹었다. 공항에 도착하여  준비해 간 전기포트로 물을 끓여서 컵 라면을 모두 하나씩 먹고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에서 또 배가 고파서 피자를 시켰는데 ‘고래 심줄’보다 더 질긴 피자였다. 그래도 손주들은  불평하지 않고 잘 먹어 주었다.

 

손주들에게 내년에는 완전히 스페인어로 찬양을 더 잘 하도록 하라고 했더니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여 나의 마음을 기쁘게 해 주었다. 

 

이제부터 시구아 교회를 재건축 해 주어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교회는 지붕도 야자수로 조금 덮어 놓았기 때문에 너무 더워서 예배를 드리기가 어려울 정도다. 시구아 교회 주변 마을에  있는 주민들이 약 500명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전도하려면 지금 있는 상태로는 더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에 재건축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계획을 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이루어 주시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기도하며 나아가게 된다. 아멘!  

                                                                 < 김연화 목사 : 뉴에덴교회/ 뉴에덴 영성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