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활비부활 뉴스 보니… “대통령실 특활비 부활 위한 명분쌓기”

 
▲김경호 MBC 주말앵커가 5일 뉴스데스크 스튜디오 출연 기자 대담에서 새정부가 검찰개혁을 추진하면서 검찰특활비가 부활된 건 의외긴 의외다라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이재명 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안에 자신들이 야당 때 전액 삭감했던 대통령실과 검찰의 특수활동비를 부활한 것을 두고 MBC 앵커가 검찰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새 정부에서 검찰 특활비가 복원된 건 의아하다고 쓴소리했다. 채널A는 대통령 특수활동비 부활을 위한 명분 쌓기용이 아니냐는 야당의 비판을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국무회의를 열어 “오늘 국무회의에서 31.8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라며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은 경제위기 가뭄 해소를 위한 마중물”이라고 밝혔다. 국회는 전날 밤 11시에 여당 단독으로 추경안을 처리했다. 그 이유는 105억 원 규모의 대통령실, 감사원, 검찰 등의 특활비 예산의 부활 탓이다. 야당은 7~8개월 전 쌈짓돈이라 비판하며 전액 삭감했던 여당이 이번에 부활시킨 것은 내로남불이자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검찰 특활비 부활에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결국 추경안 수정안에 “법무부는 검찰청의 특수활동비를 검찰 개혁 입법 완료 후 집행한다”라는 부대의견을 달아 통과시켰다.

 

김경호 MBC 주말앵커는 5일 ‘뉴스데스크’ 스튜디오에 출연한 정상빈 기자와 대담에서 “새 정부가 검찰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 않느냐”라며 “이런 상황에서 검찰 특활비가 복원된 게 의아하긴 하네요”라고 반문했다. 정상빈 기자는 “상당수 민주당 의원이 ‘검찰 특활비 복원엔 명분이 없다’라고 하면서, 의원총회가 길어졌고, 본회의도 늦어졌다”라며 “표결 결과 재석의원 182명 중 기권 11명, 반대 3명이었는데, 기권 11명 중 6명이 민주당 소속, 대부분 검찰 개혁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이었다”라고 답했다.

 

김윤수 채널A 앵커는 ‘뉴스A’ <“검찰 특활비, 대통령실 특활비 부활용”> 앵커멘트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대통령실 특활비를 복원하기 위해서 검찰 특활비를 끌어들였다고 지적했다”라고 소개했다. 채널A는 리포트에서 ‘대통령실 특활비를 위한 명분 쌓기용으로 검찰 특활비까지 끌어들였다’라는 분석을 두고 “특히 야권 일각에선 검찰 특활비의 경우 ‘검찰 개혁 입법 완료 이후 집행한다’라는 단서가 달린 만큼 사실상 대통령실 특활비만 복원시킨 것과 다름없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윤수 채널A 주말앵커가 5일 뉴스A 앵커멘트에서 국민의힘이 검찰특활비를 대통령실 특활비 부활용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하고 있다. 사진=채널A 뉴스A 영상 갈무리

 

홍지은 채널A 기자도 스튜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추석 전 검찰 개혁 얼개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법안 통과를 고려하면, 현장에서 (검찰 특활비를) 쓸 수 있는 시기는 석 달 뿐이란 이야기가 나온다”라며 “국민의힘은 검찰 특활비 부활은 대통령실 특활비 부활을 위한 생색내기용이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가희 MBN 기자는 이날 ‘뉴스센터’ 스튜디오에 출연해 “특활비는 기밀을 요하는 국정 활동에 쓰이는 비용이어서 꼬리표가 없는 돈인데,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때 쌈짓돈이라며 전액 삭감한 대통령실 특활비를 이번에 절반인 41억 원가량을 복원하자 국민의힘이 반발했다”라며 “검찰 특수활동비도 40억 원이 추가됐는데, 이번엔 여당인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반발했다”라고 전했다. 장 기자는 “기존 검찰청을 해체하고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추진 중인 여당이 검찰 특활비를 복구시키는 건 맞지 않는다는 논리”라고 전했다.

 

JTBC도 이날 ‘뉴스룸’ <검찰 특활비 복원에 여당도 ‘이견’>에서 “복원된 특활비 중 검찰 몫을 두고선 민주당 안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라며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의원총회에서 검찰 개혁을 주도해 온 의원들이 ‘검찰 특활비를 이번 추경에 편성하는 게 온당하지 않다’라며 반발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밖에도 김명우 TV조선 주말앵커는 ‘뉴스7’ <특활비 넣고 기초연금 깎고…야 반발> 앵커멘트에서 “이번 추경에는 소비 쿠폰 외에도 지난 정부 때 전액 삭감됐던 대통령실과 검찰의 특수활동비 일부도 포함됐다”라며 “국민의힘은 '내로남불 예산 폭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라고 전했다. 이현영 SBS 주말앵커도 ‘8뉴스’ <”위선 극치”…”책임 있게 쓰고 소명”>에서 특활비 부활을 두고 ‘위선의 극치’라고 강하게 비판한 국민의힘과 ‘책임 있게 쓰고 제대로 소명하겠다’라는 대통령실 입장을 소개했다.  < 조현호 기자 >

 

검찰 개혁 한다면서 ‘특활비’ 되살린 민주…“정면 역행” 당 안팎 논란

 

 
 
지난 4일 밤 국회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통과시킨 추가경정예산안에 민주당이 지난해 말 전액 삭감했던 대통령비서실과 검찰의 특수활동비가 포함되면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특활비 사용처를 투명하게 증빙하도록 했고, 사용 시점도 ‘검찰개혁 입법 이후’로 못박아 문제없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서도 ‘명분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추경안을 살펴보면, 대통령실 41억2500만원, 법무부 40억400만원, 감사원 7억5900만원, 경찰청 15억8400만원 등 4개 기관 특활비 약 105억원이 포함돼 있다. 윤석열 정부 때인 지난해 11월 민주당은 2025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 특활비 82억5100만원, 검찰 특활비 80억900만원 등을 전액 삭감한 바 있는데, 이번에 통과시킨 추경안에 삭감 예산의 6개월분을 되살린 것이다. 특활비는 정부·공공기관에서 정보 수집, 사건 수사 등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업무에 쓰이는 경비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특활비 증액은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에 첫번째 장애물이 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자그마한 돌부리라도 걸리면 넘어지게 된다”고 했다.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명지대 객원교수)은 “고강도 개혁을 할 것처럼 집권했는데 (친윤 논란이 있는)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특활비 부활까지 더해졌다. 제도를 바꾸겠다면서도 행정은 그대로 유지하면 개혁 대상인 검찰도, 받아들이는 국민도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추경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기 전인 4일 저녁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법제사법위원회 의견을 청취하지 않은데다 전액 복원은 문제”라는 등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민주당은 ‘특활비 편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정부에서 특활비를 불투명하게 꼼수로 집행한 게 문제였지, 특활비 자체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날 “지난해 특활비를 전액 삭감할 당시의 취지는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존중해 사용처를 제대로 증빙하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문제는 애초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에는 특활비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활비는 지난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적극적으로 (사용처를) 소명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치면서 전향적으로 검토를 다시 해야 된다”는 민주당 쪽 의견이 나오면서 급물살을 탔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부가 알아서 특활비를 추경안에 편성하기 힘들고 국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대통령실만 복구하면 비판이 거셀 것이기 때문에 (검찰까지) 함께 복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민주당이 지난 4일 본회의를 통과한 추경안에 ‘법무부는 검찰 특활비를 검찰 개혁입법 완료 뒤 집행한다’는 부대의견을 달면서 논란은 표면적으로 가라앉는 분위기지만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과제인 검찰개혁의 기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주의를 물어뜯은 검찰에 힘이 되는 예산을 주는 건 다시 먹이를 주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은 “불투명한 사용 문제로 전액 삭감했던 예산을 아무런 제도 개선이나 지출 근거 제출 없이 다시 편성했다”며 “야 4당이 함께 추진한 검찰개혁의 방향에 정면으로 역행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고한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