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2022년 당시 “일부 빌렸다”
김건희 쪽, 검찰에 “모두 모조품” 주장

 

김건희 여사가 2022년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지난 25일 압수수색을 통해 김 여사가 외국 순방 일정에서 착용한 목걸이를 확보했다.

 

김 여사는 2022년 6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취임 뒤 첫 외국 순방 일정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동행하면서 6천만원대 명품 브랜드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 제품을 착용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의 재산 신고 내역에 이 목걸이가 포함돼있지 않아 ‘재산신고 누락’ 논란이 일었다.

 

그해 5월9일 취임식과 만찬 행사, 5월27일 지방선거 사전투표 등 다른 공개 일정에서 김 여사가 착용한 반클리프앤아펠 팔찌(200만원대)와 카르티에 팔찌(1500만원대)를 두고도 비슷한 의혹이 불거졌다. 공직자윤리법에선 품목당 500만원이 넘는 보석류는 재산 신고 대상이다.

 

당시 대통령실은 논란이 일자 2022년 8월 “장신구 3점 중 2점은 지인에게 빌렸다”며 “1점은 소상공인에게 구입한 것으로 금액이 신고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국회에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여사 쪽은 문제가 된 목걸이를 포함해 고가의 장신구 등이 ‘모두 모조품’이라는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특검은 이를 확인해 목걸이를 확보하고 수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특검팀은 25일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저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특검팀은 김 여사가 보관하던 신발 사진도 찍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 전 행정관이 교환한 신발 사이즈는 250㎜이지만, 김 여사의 신발 사이즈는 260㎜인 것으로 전해졌다.                                         < 김지은 기자 >

 

특검, 김건희 엄마·오빠 집 압수수색…‘공흥지구 특혜’ 강제수사 착수

3특검 압수물 중복시 서로 ‘임의제출’

 

 
 
김건희 여사의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5일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 자택을 비롯해 '양평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 일가 및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자택이 있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모습. 연합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5일 김 여사 일가가 연루된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이날 특검팀은 김 여사 모친인 최은순씨와 오빠 김진우씨의 집,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 등 모두 8곳을 압수수색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25일 브리핑에서 “양평 공흥지구 사건 관련 김선교 의원과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오빠 김진우의 각 주거지 및 사무실과 위 개발사업 시행 회사인 이에스아이앤디(ESI&D) 사무실·온요양원 등 8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은 최씨가 설립에 참여하고 김 여사 오빠 김씨가 대표로 있는 가족기업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공흥지구(2만2411㎡·350가구) 개발 사업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 의혹의 주요 뼈대다. 당시 양평군수였던 김 의원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며 김 여사 일가 회사에 개발 사업의 인허가 특혜를 줬다는 의혹으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뇌물공여 혐의로 경찰에 재고발됐다.

 

앞서 특검팀은 이 사건을 경찰로부터 이첩받았다. 특검팀은 이날 압수수색 영장에서 김 의원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국고손실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한 이에스아이엔디에 공흥지구 개발 사업 특혜를 줘 양평군에 손실을 입혔다”는 내용의 범죄사실을 압수수색 영장에서 적시했다.

 

특검팀은 김 의원뿐 아니라 김 여사와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 김 여사 오빠 김진우씨의 주거지 및 사무실 등도 압수수색했다. 최씨와 김 여사 오빠 김진우씨가 운영에 관여한 ㅇ요양원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ㅇ요양원은 최근 노인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돼 보건 당국과 수사기관이 조사에 들어갔던 곳이다.

 

또 특검팀은 통일교의 건진법사를 통한 청탁 의혹 및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이날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 있는 김 여사 집과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앞서 지난 4월 서울남부지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연루된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수사 과정에서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했다.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특검팀이 3개월여 만에 다시 같은 장소를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해 문 특검보는 “천려일실(천 가지 생각 가운데 한 가지 실수), 혹시 하나라도 (수사의 단서가) 빠져나갈까 봐 항상 하는 것 같다”라며 “경험상 그런 데서 의외로 많은 자료가 나온다. 자료가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3대 특검팀’(내란·김건희·채 상병 특검)이 동시에 가동되면서 각 특검팀이 피의자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시 압수물이 중복되는 문제가 발생하자 서로 임의 제출하는 방식으로 중복 수사 우려를 해소하고 있다. 실제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최근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압수물을 각각 내란 특검팀과 김건희 특검팀에 임의 제출하기도 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와 관련해 “내란 특검은 조 전 실장, 김건희 특검은 이 전 대표 휴대전화와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압수수색 영장 집행 방식으로 각각 가져갔다”고 말했다.

 

이날 김건희 특검팀은 ‘코바나컨텐츠 대가성 협찬 의혹’과 관련해 컴투스홀딩스 사무실 등도 압수수색했다. 컴투스는 2015년 6월부터 2019년 4월까지 김 여사의 코바나컨텐츠가 기획한 ‘마크 로스코전’ ‘르 코르뷔지에전’ ‘알베르토 자코메티전’ 등에 2억1950만원을 협찬했다. 컴투스가 코바나컨텐츠에 후원한 시기는 윤 전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기간(2017년 12월∼2018년 4월 자코메티전)과 겹친다. 이 기간 컴투스는 회사 주식을 미신고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서울중앙지검 수사를 받았으나 나중에 무혐의 처분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최측근 수행비서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이날 불러 조사하고 있다. 유 전 행정관은 김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에서 일하던 직원으로, 통일교 쪽이 김 여사 선물 명목으로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건넨 샤넬 가방 2개를 받아 같은 브랜드의 다른 가방 3개와 구두 1개로 교환한 인물이다.

 

또 정아무개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특검에 출석해 조사받고 있다. 정 전 행정관은 전 씨의 휴대전화에 ‘건희2’로 저장된 연락처의 실제 사용자로 알려진 인물로, 샤넬 가방을 전달하는 시점에 전씨 일가와 연락을 주고받았다. 특검팀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가 김 여사임을 가리키는 정황 증거를 검찰로부터 다수 확보하고, 이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 박지영   배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