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NYT 인터뷰…"효과적이지 않은 제재와 핵개발 중단 교환할 수도"

파병 문제엔 "제3국 전쟁에 대한 파병은 헌법에 의해 금지"

"북 김주애 위상 상승에 주목…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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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뉴욕 도착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6.9.22 xyz@yna.co.kr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 모두 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과정에서 대북제재 문제와 북한의 핵 개발 중단을 교환하는 방식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을 계기로 미국 뉴욕을 찾은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AP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정상 차원의 정치적 결단"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두 정상(북미)이 신뢰를 구축하고 직접 만나 공통 분모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축소 조치 등을 통해 북미 대화 재개 의향을 표명하고 있는 데 대해선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의도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결정과 한국이 이란 호르무즈 관련 지원 요청을 거부했다는 사실을 소셜 미디어에 공개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어느 정도 뜻밖에 이뤄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미 간)대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거론하며, 한반도 대치 완화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북핵 해법에 대해선 "달리는 차의 방향을 바꾸려면 먼저 차를 세워야 한다"며 "'중단·감축·폐기'로 이어지는 단계적 접근법은 북핵 문제를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완벽한 비핵화가 한 번에 달성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현실적인 해법이 아니다"라며 "그 사이 북한의 핵 능력이 계속 고도화돼 위협이 증대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엔총회 기간 북핵 문제에 대한 단계적이고 실용적인 해법을 추진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구상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공개된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서면 인터뷰에서도 "북핵에 대해 '폐기'가 아닌 '동결'을 요구해야 한다"는 기존의 단계적 접근 입장을 재차 밝히면서, 미국 역시 이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현재 상황에서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것은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속해 핵무기를 늘려가는 현재 국면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추정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매년 10개에서 20개의 추가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거나 이미 생산 중일 수 있다"며 이런 움직임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특히 "어차피 그다지 효과적이지도 않은 제재와, 추가적인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의 중단을 교환하는 거래는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며 제재 완화를 카드로 쓸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파병 압박이나 대미투자 압박 등에 대해서는 "미국 대통령의 입장에서 다양한 발언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제3국 간에 이미 진행 중인 전쟁에 군대를 파병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에 의해 금지돼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와 관련한 질문에 "한국 정부가 '그녀의 위상 상승'에 주목하고 있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다만 현 단계에서 단정적인 견해를 밝히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  임형섭 설승은 기자 >

 

이 대통령, '북핵중단-제재완화' 제안…북미대화 여건 조성 의도?

북핵 해결 위한 국제사회 공론화 시도…미측과 사전 조율 여부 주목

한미일 외교장관 "비핵화"와 온도차…"북 전략적 공간 넓혀줄 여지" 지적도

 
 

뉴욕 코리아타운 찾은 이재명 대통령 부부  =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21일(현지시간) 코리아타운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6.9.22 [공동취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xyz@yna.co.kr

 

이재명 대통령이 '북핵 중단과 제재 완화의 교환'을 제안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북미대화가 성사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중단(동결)-감축-폐기'라는 단계적 북한 비핵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해왔는데, 북핵 중단과 제재 완화의 교환이라는 대북 협상의 입구를 제시한 셈이다.

유엔총회 고위급회기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에서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것은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그다지 효과적이지도 않은 (대북) 제재와, 추가적인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의 중단을 교환하는 거래는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와 북한의 핵·ICBM 중단을 맞교환하는 거래가 "상당한 가치"라면서 비교적 구체적인 대북 제안을 내놓은 셈이다.

이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연내 북미대화 가능성' 등을 내비친 뒤로 진척이 없는 북미 접촉을 추동하기 위해 대화 여건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의 기조연설을 앞둔 만큼 북한 핵 문제 해결이 당면 과제이고 이를 내버려 둘 수는 없다는 의지를 내비쳐 국제사회에서 공론화하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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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 개최 =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이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11일 보도했다. 사진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 [조선중앙TV 화면] 2025.10.1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이 대통령은 같은 날 공개된 AP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선 북핵 해법에 대해 "달리는 차의 방향을 바꾸려면 먼저 차를 세워야 한다"며 "'중단·감축·폐기'로 이어지는 단계적 접근법은 북핵 문제를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완벽한 비핵화가 한 번에 달성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현실적인 해법이 아니다"라며 "그 사이 북한의 핵 능력이 계속 고도화돼 위협이 증대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핵능력이 날로 고도화하는 상황에서 당장 현실화하기 어려운 비핵화 목표를 강조하는 것보다는 북핵 능력 고도화를 중단시키는 것이 우선이고, 이를 위해 대북 제재의 일부 완화를 대가로 제시하자는 게 이 대통령의 제안인 셈이다.

 

이런 협상이 결실을 보면서 상호 신뢰가 쌓이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함께 핵 감축 및 폐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미국 본토를 겨냥하는 북한 ICBM 개발 중단을 거론한 것은 미측을 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런 측면에서 미측과 사전 조율이 있었는지도 주목된다.

 

다만, 국내 일각에선 미국이 대북 협상에 나서더라도 ICBM 발사 중단, 즉 미국 이익에만 부합하는 요구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오히려 한국 대통령이 이 이야기를 꺼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다양한 전술핵을 개발하고 여러 형태의 '섞어쏘기' 훈련에 박차를 가하며 비무장지대(DMZ) 침범 등을 일삼으며 대남 위협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전경주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의 공세적 행동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 한국은 계속 뒤로 물러서는 양상"이라며 "북한이 더 공세적으로 나올 수 있는 전략적 공간을 넓혀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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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딸 주애와 고체연료 ICBM 발사대 생산 공장 시찰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요군용대차생산공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5일 보도했다. 공장 방문에는 김 위원장 딸 주애와 조춘룡 군수공업부장 등 간부들이 함께 동행했다. 공개된 사진에 신형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 이동식 발사대가 보인다. [조선중앙TV 화면] 2024.1.5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이 대통령 발언은 인터뷰가 공개되기 직전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비핵화를 다룬 태도와 온도 차를 보인 점도 눈길을 끌었다.

 

한미일 장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언급을 회피함에 따라 비핵화 목표가 흐릿해지는 것 아니냐며 제기되던 우려를 각국 행정부 차원에서 해소한 성명으로 평가됐는데, 이 대통령이 다소 결이 다른 발언을 내놓은 셈이다.

 

한편, 제재 완화가 2026년의 북한에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카드라는 평가 또한 있다.

러시아·중국과의 결탁으로 일정 수준의 경제적 지원을 챙긴 북한은 2018∼2019년의 트럼프 행정부 1기 북미 협상 때에 비해 제재 완화를 얻기 위해 한국·미국이 원하는 조처를 할 만한 유인이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헌법에 '핵보유국' 글자를 집어넣고 경제적 뒷배까지 확보한 상태인 북한이 현 상황에서 제재 완화와 핵·ICBM 중단이 등가성 있는 교환 조치라고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 김지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