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430여명·부상 1천3백여명 터키 지진
기적의 생환 잇달아
사망자가 최대 수천명에 이를 수도 있는 처참한 재난 가운데서도 기적은 꽃피고 있었다. 생후 2주밖에 안 된 갓난아이가 지진 발생 47시간 만에 생존한 채로 구출되는 등 터키 지진현장에서 기적의 생환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AP 통신은 25일 터키 동부 에르지쉬에서 생후 2주의 여자아이 아즈라 카라두만이 구출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방송은 발가벗은 카라두만이 무너진 아파트 잔해 속에서 구조돼 담요에 싸인 채 의료진에게 옮겨지는 모습을 계속해서 방영하고 있다. 아이는 큰 부상이 없지만 물과 음식이 부족해 탈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대는 몇시간 뒤 아이의 엄마인 세미하 카라두만과 할머니 또한 구조에 성공했다. 아버지는 아직 잔해 속에 묻혀 있지만 생존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터키 국민은 기적적인 생존에 크게 기뻐하고 있다. 엄마와 할머니를 태운 구급차는 구조대의 환호성 속에 급히 아이가 있는 병원으로 달려갔다.
에르지쉬에 살던 귈 카라초반(25)은 18시간 만에 약혼자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됐다. 건물 잔해에 깔려 움직일 수 없었던 그를 구출한 것은 100㎞ 정도 떨어진 반의 공군부대에서 근무하다 달려온 약혼자였다. 지진이 발생하자 바로 달려온 약혼자는 지진 당시에 음식점에서 식사중이었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 식당 근처로 달려가 목이 터져라 이름을 부른 끝에 카라초반을 구해냈다. 무너진 인터넷카페 건물 잔해 속에서 세살배기 남아가 발견되는가 하면 토사 더미에서 16살 소녀가 환하게 웃으며 구출되기도 하는 등 ‘기적’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보통 지진 뒤 생존 한계시간으로 일컬어지는 72시간이 다가오면서 인력이 모자란 구조대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터키 재난방재청은 동부를 강타한 규모 7.2의 이번 강진으로 건물 2262개가 파괴됐다고 밝혔는데, 구조작업을 벌이는 적십자·적신월사는 사망자가 최대 수천명에 이를 수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25일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432명, 부상자는 135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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