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살해 대가 탈레반에 포상금, 보고 받고 아무 조처 안해”
NYT 보도에 ‘보고 없어’ 부인 후 ‘보고 무시’ 보도 이어져 파문 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에 ‘제2의 러시아게이트’가 열릴 조짐이 보인다.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에서 현상금을 걸고 탈레반에 미군 살해를 사주했다는 정보보고를 트럼프 대통령이 무시했다는 최근 <뉴욕 타임스> 보도가 일파만파 확산되는 모양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그 정보에 대해 (이제)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전날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성명을 내고 “최근 언론보도에 나온 주장이 정보당국에 의해 입증되지 않아서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그 정보의 진실성에 대해서는 정보당국 내에서 여전히 유보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7일 보도된 <뉴욕 타임스> 기사를 보면,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GRU) 산하 ‘29155’라는 조직이 지난해 미군 및 연합군을 살해하는 대가로 탈레반과 연관된 아프간 반군 세력에 비밀리에 포상금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정보는 트럼프에게 보고됐으며 지난 3월 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도 관계 부서들과 이를 논의했다고 한 당국자는 밝혔다. 미 당국은 러시아에 대한 외교적 항의와 제재 부여 등 대응안을 마련했지만, 백악관은 어떤 조처도 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백악관 쪽은 즉각 그런 사안을 보고받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나, <에이피>(AP) 통신 등 다른 언론들도 행정부 내 소식통들을 인용해 <뉴욕 타임스> 보도를 확인했다. 30일에도 <시엔엔>(CNN)이 “지난봄 해당 정보가 트럼프의 일일 브리핑에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트럼프가 평소 정보당국의 일일 정보보고 등 주요 정보보고를 읽지 않아서, 구두로 설명받곤 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쪽은 논란이 커지자 의원들을 초청해 이 사안에 대해 설명했으나, 민주당 쪽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백악관 설명회에 참석한 민주당의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트럼프가 이 문제를 바닥까지 파헤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항의하지 않은 것은 설명될 수 없다”며, “트럼프의 대응도 러시아를 옹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1일 상·하원의 여야 지도자들을 백악관 상황실에 초청하는 고위급 설명회를 연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상·하원 공화·민주 원내대표, 상·하원 정보위원장 등 이른바 ‘주요 8인’이 초청된다. 그만큼 사안의 파급력이 크다는 의미다.
공화당에서도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벤 새스 상원 정보위 의원은 “의회는 누가 무엇을 알았고, 언제 알았는지를 찾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최고사령관이 알았는지, 만약 아니라면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는지”를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정의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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