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는 손수 만든 수제 천마스크, 아래는 시중에서 파는 원뿔형 마스크를 썼을 때의 실험이다. 수제 천마스크는 왼쪽부터 기침 후 0.2초, 0.47초, 1.68초 후의 모습이다. 아래 기성품 마스크는 기침 후 0.2초, 0.97초, 3.7초 후의 모습이다. 마스크 위쪽과 코 사이의 틈으로 비말이 새나가는 걸 볼 수 있다. 유체물리학 제공
미 연구진, 실험 결과 두건은 물론 원뿔형 기성제품보다 앞서
마스크 소재 밀도보다 안면과 틈새 없게 막는 게 훨씬 중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 쓰기는 감염병 확산 억제를 위한 생활 수칙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과학자들도 마스크 착용이 감염 확률을 낮춰주는 연구물들로 이를 뒷받침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마스크는 나를 보호하는 도구를 넘어, 타인을 보호하는 이타적 생활백신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마스크를 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알려주는 종합적인 가이드라인은 없었다. 분석 결과들도 주로 병원에서 주로 쓰는 의료용 마스크를 대상으로 한 것들이 많았고, 실제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마스크의 효과에 관한 것은 자료가 부족했다.
미국 플로리다애틀랜틱대 연구진이 이런 갈증을 해소해줄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면(1인치당 70수)으로 만든 2겹 수제 마스크, 스카프 대용의 홑겹 반다나 두건(신축성 있는 티셔츠 직물 소재), 접은 손수건, 그리고 약국 등 시중에서 파는 원뿔형 마스크 제품을 대상으로 마스크의 비말(침방울) 확산 억제 효과를 비교 분석한 것.
마스크를 쓰지 않았을 때의 비말 이동 거리. 맨 위는 기침 후 2.3초(90cm), 가운데는 11초(1.8m), 맨아래는 53초(3.7m) 지났을 때 찍은 사진이다.
실험 결과는 다소 의외였다. 수제 천마스크가 가장 좋은 효과를 나타냈다. 수제 마스크를 쓸 경우 기침을 해도 비말은 10센티미터 이상을 가지 못했다.
연구진은 마네킨 입 안에 분무장치를 넣고, 증류수와 글리세린을 4대1로 섞은 모의 비말을 입 밖으로 분사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여러 유형의 마스크를 씌워가면서 마네킹 입 밖으로 나온 비말이 퍼져나가는 속도와 양, 거리를 녹색 레이저 빛으로 촬영했다. 마네킨의 키는 성인 남성의 평균 수준인 173센티미터로 했다.
실험 결과 마스크를 쓰지 않았을 땐 기침이 50초 안에 3.7미터까지 날아갔다. 이는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인 2미터의 거의 두배에 이르는 거리다. 또 비말은 바람이 불지 않는 환경에서 3분 동안 공중에 떠 있었다. 연구진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지침을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손수건을 접어서 만든 마스크의 효과.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각각 기침 후 0.5초, 2.27초, 5.55초 후에 촬영한 모습이다. 마스크를 뚫고 많은 비말이 퍼져나갔다.
마스크 소재 밀도보다 안면과 틈새 막는 게 더 중요
수제 천마스크를 썼을 경우엔 코와 천 사이의 틈을 통해 비말이 일부 새어나가기는 했지만, 비말이 가장 덜 퍼져나갔다. 비말이 날아간 거리는 6.3센티미터에 불과했다. 원뿔형 마스크도 비말 억제 효과가 컸다. 비거리가 20센티미터 정도였다. 연구진은 두 마스크 모두 비말의 속도와 거리를 크게 줄였다고 평가했다. 마스크의 미세 구멍 사이를 뚫거나 안면과의 틈 사이로 새 나가는 비말의 양도 적었다.
반면 홑겹 두건과 접은 손수건은 효과가 크지 않았다. 두건 마스크에선 110센티미터, 손수건 마스크에선 0.3미터 이상 비말이 날아갔다. 특히 두건(85수)은 수제 마스크보다 촘촘한 천임에도 억제 효과가 가장 낮았다.
연구진은 마스크를 선택할 때 마스크의 재료가 되는 천이 얼마나 촘촘한지보다는 마스크 착용시 입과 코 사이의 틈을 막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물리학협회(AIP)가 발행하는 학술지 '유체물리학(physics of Fluids)' 6월30일치 온라인판에 실렸다. < 곽노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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