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여자 긴 담화문 발표 어떤 일 일어날지 누구도 몰라여지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10미국의 결정적인 입장 변화가 없는 한 올해 중 그리고 앞으로도 조미수뇌(-미 정상) 회담이 불필요하며 우리에게는 무익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이날 이른 아침 <조선중앙통신>으로 공개한 담화에서 미국과는 당장 마주앉을 필요가 없으며 미국의 중대한 태도 변화를 먼저 보고 결심해도 될 문제라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북-미 정상회담 관련 언급에 대한 답변의 성격을 지닌 담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방영될 <그레이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11) 대선 전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해 만약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고, 폼페이오 장관은 9(현지시각) 외신기자 전화간담회에서 우리는 고위 지도자들이 다시 모이도록 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를 계속할 수 있기를 매우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제1부부장은 지금 수뇌회담을 한다면 누구의 지루한 자랑거리로만 이용될 게 뻔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흥행용으로 악용될 회담엔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정상회담의 문을 완전히 닫지도 않았다. 김 제1부부장은 조미수뇌회담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어디까지나 내 개인 생각이라며, “또 모를 일이기도 하다. 두 수뇌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여지를 뒀다. 그러고는 3500여자에 이르는 장문의 담화를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인사를 전하라고 하시었다는 문장으로 마무리했다.

김 제1부부장은 미국 대선 이후까지 내다보며, 이른바 적대시 정책철회 요구에 대미 대응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제재 해제 문제를 미국과의 협상 의제에서 완전 줴던져버렸다(‘내던지고 돌아보지 않다’)”“‘비핵화조치 대 제재 해제라는 지난 기간 조미협상의 기본주제가 이제는 적대시 철회 대 조미협상 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도 상대해야 하며 그 이후 미국 정권, 나아가 미국 전체를 대상(상대)해야 한다우리는 끊임없이 계속 이어질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에 대처할 수 있는 우리의 대응 능력 제고에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 제1부부장이 적대시 철회 대 조미협상 재개를 강조한 만큼,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연습 강행 또는 연기 여부가 하반기 한반도 정세의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 제1부부장은 연내 북-미 정상회담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와 같은 대미 압박 차원의 전략적 군사행동을 위협하지는 않았다. 그는 우리는 미국에 위협을 가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이에 대해서는 (김정은) 위원장 동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히신 적이 있다그저 우리를 다치지만 말고 건드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편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비핵화 의지적대시 철회에 걸어 재확인했다. 1부부장은 우리는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하여 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곤 북-접촉의 실마리를 흘렸다. 그는 담화의 끝부분에서 며칠 전 티브이(TV) 보도를 통해 본 미국 독립절 기념행사에 대한 소감을 전하려 한다가능하다면 앞으로 독립절 기념행사를 수록한 디브이디(DVD)를 개인적으로 꼭 얻으려 한다는 데 대하여 위원장 동지로부터 허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독립기념절 행사 디브이디를 매개로 한 접촉의 길을 열어둔 셈이다. < 이제훈 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