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지수 최근 14% 올라 선전증시 올해 30%

일본의 대한 수출규제같은 효과? 단기 과열 경계도

 

24일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연 화웨이의 공식 대표 매장(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마스크를 쓴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중국 증시가 빠른 경기회복 기대감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대중 압박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은 되레 중화권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

12일 중국 증시 지표를 보면, 상하이종합지수는 홍콩보안법이 통과된 지난달 30일 이후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10일 하락세로 반전됐지만 이 기간 14.2% 치솟았다. 신산업 비중이 높은 선전증시의 종합지수는 올 들어 30.6% 올라 나스닥 지수 상승률(18.3%)을 크게 앞질렀다.

중국 증시에서도 주도주를 뜻하는 백마주인 소비재·기술주 등에 매수세가 몰리며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백마주의 대장격인 마오타이주 제조업체 귀주모태주의 시총은 현재 21529억 위안(370조원)으로 불어나 직전 시총 1위였던 공상은행(14074억 위안)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김선영 디비(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 무역분쟁과 코로나 책임공방으로 발생한 애국 마케팅의 효과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회계감사 규정을 따르지 않는다며 퇴출을 압박하고 있는 중국기업들의 본국 회귀 가능성도 중국 증시에 호재로 돌아오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서비스하는 시나는 나스닥 상장 철회를 앞두고 있다. 박기현 에스케이(SK)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미국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의 복귀를 수차례 요청한 바 있어 시나와 바이두 등이 나스닥 상장폐지 뒤 중국이나 홍콩 증시에 상장할 확률이 높다고 예상했다.

미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반도체주도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이은택 케이비(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중 압박은 한-일 관계로 보면 일본의 수출규제와 같은 효과를 낸다. 중국의 반도체주 랠리는 한국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효과를 연상시킨다고 짚었다.

외국인 자금은 최근 홍콩을 거쳐 중국 증시에 대거 유입되고 있다. 주가가 경기에 너무 앞서나간 미국보다는 가장 먼저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날 중국을 대안으로 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16일 발표될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은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4개월 연속 경기 확장국면을 가리키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증시의 유동성 잔치가 마무리되고 실물경제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중국은 하반기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기회복 강도를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단기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의 로빈후드처럼 중국도 부추라고 불리는 16천만명에 달하는 개미들이 시장에 대거 뛰어들었다. 윗부분을 잘라내도 다시 자라난다는 의미의 부추는 2030세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에 증시 거래대금과 신용융자 잔고가 각각 4~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감독당국은 불법 대출업체 명단을 공개하고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관영언론들이 중국증시 강세를 가치투자의 승리라고 추켜세운 것도 논란이 됐다. 중국 증권보는 6일치 1면 사설에서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를 알리는 황소의 발굽 소리가 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언론이 치어리더로 변신하면 증시에 비이성적 과열이 일어난다. 건강한 황소는 풀만 뜯게 해야지, 스테로이드를 주입하면 문제가 생긴다고 꼬집었다. < 한광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