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 웡·네이선 로 민주묘지 헌화 언젠가 직접 참배

조슈아 웡과 네이선 로가 보낸 근조 꽃바구니가 14일 국립5·18민주묘지 분향대에 나란히 놓여 있다.

홍콩 민주화운동 주역인 조슈아 웡과 네이선 로가 5·18광주민중항쟁 40돌을 맞아 국립5·18민주묘지에 근조화환을 보냈다.

중화권 민주화 운동가들로 구성된 다이얼로그차이나한국대표부는 14두 사람의 부탁을 받은 한국인 친구 이대선 다이얼로그차이나 대표가 두 사람을 대신해 5·18민주묘지에 헌화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광주 5·18단체와 연대해 온 조슈아 웡과 네이선 로는 올해 5·18 40돌을 맞아 광주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홍콩보안법, 코로나19 때문에 한국에 오지 못해 아쉬워했다. 조슈아 웡은 언제 잡혀갈지 모르는 상황이고 네이선 로는 영국 망명중이어서 나중에 이런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해 대신 헌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네이선 로(왼쪽)와 조슈아 웡(오른쪽).

조슈아 웡과 네이선 로의 조화에는 각각 중국어로 광주민주화운동을 잊지 않겠습니다”(毋忘光州民主化運動), “어제의 광주가 오늘의 홍콩이 적힌 리본이 달렸다. 평소 5·18에 관심을 보여온 조슈아 웡은 학생시민군 문재학 열사의 묘에, 네이선 로는 무명열사의 묘에 헌화했다. 이들은 이 대표를 통해 언젠가 5·18민주묘지에 와서 직접 민주열사들에게 참배하는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고 전달했다.

앞서 5·18기념재단과 광주인권상 수상자들은 지난해 8월 홍콩과 중국 정부를 상대로 홍콩인들의 자유를 존중하고 비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라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홍콩 민주화운동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홍콩시민들도 5·18 40돌을 맞아 지난 5월 온라인으로 기념편지를 전달하는 등 연대를 맺고 있다.

조슈아 웡과 네이선 로는 2014년 홍콩 우산혁명을 함께 주도한 뒤 데모시스토당을 창당해 각각 주석과 비서장으로 지난달 30일까지 함께 활동하며 홍콩민주화운동을 주도해왔다. < 김용희 기자 >

홍콩 예비선거 반중 인사약진보안법 위반

지난 11~12일 치러진 홍콩 범민주 진영의 예비선거에 출마한 후보와 지지자들이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오는 9월 홍콩 입법회(국회) 의원 선거에 출마할 범민주 진영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에서 조슈아 웡 등 반중국성향의 젊은 인사들이 다수 당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이번 예비선거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을 위반했을 수 있다심각한 도발로 규정하고 있어, 이들의 본선거 출마 등을 놓고 갈등이 예상된다.

지난 11~12일 홍콩시민 613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치러진 예비선거에서 반중 성향의 이른바 본토파후보들이 약진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

2014우산혁명주역인 조슈아 웡이 카오룽이스트 지역에서 1위를 했고, 지난해 범죄인 인도조례’(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한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 대표도 카오룽웨스트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우산혁명의 또 다른 주역인 민주화 인사 네이선 로의 지지를 받는 티파니 유엔은 홍콩섬 지역에서 2위에 올랐다. 반면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의 현역 의원 헬레나 웡은 카오룽웨스트 지역에서 7위에 그치는 등 전통 야당 출신 후보들은 열세를 보였다.

주최 쪽 예상을 3배 이상 뛰어넘은 61만여명의 유권자가 참여한 가운데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반중 성향의 젊은 후보들이 대거 승리하면서, 9월 본선거에서 전체 의석(70) 가운데 과반을 차지하겠다는 범민주 진영의 ‘35+(플러스)’ 운동도 탄력을 받게 됐다.

중국 정부와 친중파 진영은 이런 분위기에 제동을 걸기라도 하듯, 예비선거가 홍콩 보안법 위반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홍콩 주재 중국 중앙정부 연락판공실(중련판)은 전날 밤 성명을 내어 이번 예비선거는 현재의 선거 체제에 대한 심각한 도발 행위라며 중앙정부나 홍콩 정부의 업무나 기능을 심각하게 방해하거나 지장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보안법 22조에 대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예비선거를 주도한) 베니 타이(홍콩대 교수)와 야권의 목표는 홍콩의 지배 권력을 장악하고 홍콩판 색깔혁명’(옛소련 등의 정권교체 혁명)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도 홍콩 정부의 모든 정책을 거부하자는 목적을 지닌 35+ 운동은 홍콩 보안법이 범죄 행위로 규정한 네가지 중 하나인 체제 전복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홍콩 보안법 시행을 피해 외국으로 나간 홍콩 민주화 인사 네이선 로는 13일 영국 망명 사실을 알렸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백팩과 작은 짐을 들고 밤 비행기에 탔다. 어떤 미래가 있을지 모른다. 확실한 것은, 내 목적지는 런던이다라고 적었다. < 최현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