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개발 공장 찾아 긍정적 얘기 들었다

뒤지는 여론 반전 노리지만가능성 높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노스캐롤라이나 모리스빌에 있는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스 공장을 방문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28일 기준으로 15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백악관의 최고 요직인 국가안보보좌관마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코로나 대응 실패로 11월 대선에서 갈수록 불리한 처지로 내몰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신 개발을 반전의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다.

백악관은 27일 로버트 오브라이언(54) 국가안보보좌관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오브라이언은 경미한 증세를 보이고, 자가격리를 하며 안전한 곳에서 근무중이라며 대통령이나 부통령에 노출될 위험은 없고, 국가안보위원회의 일은 중단없이 계속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최근 유럽 출장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그와 접촉한 영국과 프랑스의 요인들까지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후 노스캐롤라이나로 향하는 길에 기자들이 오브라이언을 최근에 봤느냐고 묻자 아니다. 최근에 그를 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 직후 공개 석상에 두 번째로 마스크를 쓴 채 노스캐롤라이나 모리스빌에 있는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스 공장을 찾아 백신 띄우기에 나섰다. 제약회사 노바백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1차 생산에 들어간 곳으로, 올 가을 3만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이뤄질 예정이다.

트럼프는 백신 개발과 관련해 매우 긍정적인 얘기를 들었다. 연말까지 매우 좋은 상태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초고속 작전팀을 가동해 내년 1월까지 3억명분 투여를 목표로 복수의 백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노바백스에는 16억달러가 지원됐다.

트럼프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뒤지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 대응 실패 때문이다. 이날 정치매체 <더 힐>이 보도한 하버드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 국민 54%가 코로나19를 주요 문제 3가지 중 하나로 꼽았고, 61%는 트럼프가 코로나19에 잘 대응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지지도는 조 바이든(55%)보다 10%포인트 낮은 45%로 나타났다.

백악관 관리들은 백신 개발이 이런 흐름을 뒤바꿀 수 있는 대형 이벤트라고 보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백신 개발을 이른바 ‘10월의 서프라이즈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백신 개발과 배포의 동시 추진이 정치적 홈런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해 의료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올해 안에 백신을 개발하고 배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여러 제약사들과 대학 연구소들이 임상 시험에 돌입했고, 이날도 미 제약사 모더나가 3만명 규모의 세계 최대 임상 시험에 나섰으나 효과적이면서 안전한 백신에 이르는 길이 아직 많이 남았다는 것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화상 기자회견에서 올해 안 백신 개발을 조심스럽게 긍정한다고 했지만 사흘 전인 24일에는 올해 안 백신 개발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5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를 보면, 28일 오후 330분 현재 사망자가 15444명이다. 존스홉킨스 대학 통계로는 사망자가 아직 148000명이지만, 확진자는 430만명 수준이었다. < 최현준 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