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 등 식용 작물 키울 계획, 대학 교수가 정보공개 청구 통해 발견

 

2018년 일본 후쿠시마현 후타바군 도미오카 도로 주변에서 촬영된 방사능 제염 폐기물 적치장.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현에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토지에 식용 작물을 시험 재배할 계획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

<교도통신>은 일본 환경성이 후쿠시마현 이타테 마을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발생한 방사성 물질 오염 제거 작업을 하면서 수거한 오염된 토양(제염토)에 양배추 같은 채소를 재배하는 실증시험 계획을 세웠다고 8일 보도했다. 이전까지 제염토 위에 오염되지 않은 흙을 덮어서 식물을 재배하는 실험을 했는데, 이번에는 오염되지 않은 흙을 덮는 작업도 생략할 예정이다. 이런 사실은 오시마 겐이치 일본 류코쿠대 교수가 정보공개 청구로 입수한 환경성 문서에서 확인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2018년부터 후쿠시마현에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토지를 농지로 재활용하기 위한 실증시험을 해왔다. 1당 방사성 물질이 5000베크렐 이하인 흙으로 성토를 만들고, 그 위에 오염되지 않은 흙을 50두께로 덮었다. 이렇게 만든 실험 장소에서 지난해까지는 꽃 등 식용하지 않는 작물을 재배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봄 충분히 안전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야채 같은 식용 작물 재배 실험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염되지 않은 흙을 덮는 작업도 없이 식용 작물을 재배하는 계획까지 추진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오염토를 이용해 채소를 재배하려는 계획까지 세운 배경에는 후쿠시마원전 사고로 발생한 막대한 양의 오염토를 처리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제염(방사성 오염 물질 제거) 때 나온 흙을 후쿠시마현 곳곳에 임시로 적치해뒀다. 최근에는 현내로 조성된 중간저장시설로 옮기고 있다. 다만, 중간저장시설 이송도 임시 조처일 뿐이다. 일본 정부는 2015년 이후 30년 안에 오염물질을 후쿠시마현 밖으로 옮겨서 최종처분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간저장시설에 보관될 오염물질 양은 도쿄돔 11개와 맞먹는 140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처분을 할 장소와 방법도 마땅하지 않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최대한 오염물질 양을 줄이기 위해서 오염된 흙도 재활용하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미 오염된 흙을 제방 축조 같은 공공사업 공사에 활용할 계획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오염된 흙을 농지를 포함해서 광범위하게 재활용하는 계획에 대해서 일본 내에서도 오염 확산을 부를 수 있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 조기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