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8개월 합격점만장일치로 집권 사민당 대표에

세계 최연소121년 당 역사에서 두 번 째 여성 대표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23일 탐페레에서 열린 사회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탐페레/AP 연합뉴스

 

핀란드의 서른다섯살 총리 산나 마린이 집권 여당인 사회민주당 대표로 선출됐다.

핀란드 사회민주당이 23(현지시각) 남서부 탐페레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만장일치로 마린을 당대표로 선출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121년 사민당 역사상 두번째 여성 대표다. 그는 지난해 12월 총리로 선출됐으며, 현역 세계 최연소 정상이었다. 다만 몇주 뒤 오스트리아 제바스티안 쿠르츠(34) 총리가 재집권하면서 현역 최연소 정상 자리는 내줬다. 마린이 총리로 선출된 뒤에도 사회민주당 대표는 안티 린네 전 총리가 맡고 있었으나, 마린 총리가 집권 8개월 만에 집권당 대표 자리도 거머쥐었다.

핀란드 역사상 최연소 그리고 세번째 여성 총리인 마린의 집권 8개월 평가는 긍정적이다. 집권 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를 맞았으나 유럽 다른 나라에 비해 대처를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럽연합(EU) 통계를 보면, 지난 2주간 핀란드의 인구 10만명당 신규 확진자 수는 5.5명으로 프랑스(59.8), 독일(19.6), 스웨덴(36.6) 등 다른 주요 유럽 국가들보다 적다. <에이피> 통신은 사회민주당 득표율이 지난해 총선 때 17.7%였으나 최근 지지율은 20% 이상이라고 전했다.

마린 총리는 여성 동성 커플 가정에서 자랐으며, 가족 중 대학을 졸업한 유일한 인물이다. 유복한 가정은 아니었고, 고교 졸업 뒤 잠시 판매원으로 일한 적도 있다고 블로그에서 밝히기도 했다. 이웃 나라 에스토니아의 극우 정당인 국민보수당(EKRE) 출신 내무부 장관 마르트 헬메가 지난해 판매원이 총리가 됐다며 조롱하자, 그는 트위터에 가난한 가정 아이가 교육을 받고 인생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핀란드가 매우 자랑스럽다고 적기도 했다.

마린은 5개 정당 연립 정부를 이끌고 있으며, 출범 당시 이 5개 정당 대표가 모두 여성이었다. 1906년 유럽에서 처음으로 여성 투표권을 인정할 만큼 여성의 정치 참여가 활발한 핀란드의 사회적 분위기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중도좌파 성향 사민당은 핀란드 복지국가 모델을 이끌어온 전통적 주요 정당이지만 최근 극우 성향 핀란드인당의 약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핀란드인당 지지율은 지난해 한때 20%를 넘어 사민당을 앞지르기도 했다. 사민당이 지지율 1위 정당 지위를 되찾았지만 극우 성향 포퓰리스트 정당의 도전을 어떻게 극복해내느냐는 여전히 과제다. < 조기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