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 단독처리 부담되지만, 처장 추천위원추천 거부땐

이달안 법 개정논의 시작 방침공정3법 등 처리에도 강경 기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 뒤 더불어민주당의 첫 메시지는 개혁이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 등 급한 민생 현안들은 일단 마무리했으니 국정감사 이후부턴 공정경제 3등 개혁과제를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취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연내 출범을 위한 법 개정 논의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수처 설치, 공정경제 3, 이해충돌방지법의 처리를 늦출 수 없는 시기가 다가온다여야가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길이다. 우리가 지혜와 용기를 내야겠다고 말했다.

여권은 공수처 출범을 최우선 개혁 과제로 삼고 있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는 공수처 출범은 검찰 개혁에 관한 가장 중요한 공약이다.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공수처를 꾸리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달 말께로 예상되는 문재인 대통령의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전에 공수처가 출범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그림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청와대에서는 여당 단독으로 공수처를 꾸리는 모양새는 부담으로 여기는 기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빨리 정리가 되길 바라지만, 여야 합의 과정을 거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수처 올해 안 출범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공수처장후보자 추천위원회 가동이 급선무인데, 국민의힘이 위원 추천을 계속 거부할 때에 대비해 공수처법 개정 논의도 이달 내에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인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야당이 헌법재판소 결정이 필요하다는 핑계로 계속 지연하는데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만약 계속 시간 끌기로 일관하면 법사위 법 개정 작업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단독 처리보다는 합의 출범에 아직 방점을 찍고 있다. 민주당 법사위 관계자는 국정감사 기간에도 국감이 없는 날 소위원회를 개최할 수 있다. 여러 개정안을 병합심사 뒤 위원회 대안으로 정리해서 의결하면 법사위 전체회의 및 본회의 의결만 남게 된다“10월 내에 그 정도까지 속도를 낼 수 있고, 반대로 국민의힘 추이를 지켜보며 기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혼자 공수처법을 개정하는 건 분명 부담이 된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끝내 위원을 추천하지 않으면 우리는 강행할 생각이 있다. 다만 기한은 올해 말이다. 아직 협상할 시간은 있다고 말했다.

야당과의 협상에 방점이 찍혀 있는 공수처와 달리 공정경제 3, 이해충돌방지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에 대해선 기류가 강경하다. 당 관계자는 김종인 위원장이 아무리 처리하고 싶다 해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결국 공정경제 3법 등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그럴 경우에도 11월 안에는 무조건 통과시켜야 한다. 176석의 힘을 이럴 때 쓰지 않으면 크게 심판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원철 성연철 기자